
사람의 됨됨이를 보려면 그 사람의 마지막을 잘 살펴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지막에 어떻게 행동하는 지를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우리는 그 사람의 진심을 알 수가 있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마지막이 되면 깨끗하게 정리하고 물러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어떤 사람은 끝까지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서 온갖 더러운 짓을 다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온 세례 요한을 보면 정확하게 알 수가 있는데요. 여러분, 세례요한이 어떤 사람인지 기억하십니까? 세례 요한은 우리가 보기에 정말 짧은 인생을 살았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오직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일생을 다 바친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잘 아는대로 세례 요한은 30대 초반에 비참하게 죽은 인물입니다. 세례요한을 세상적인 눈으로 바라봤을 때에는 그렇게 행복하지 못한 사람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장가도 못가고 짧은 인생동안 고생만 하다가 죽은 사람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례 요한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불행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세례 요한은 장가가서 자식 낳고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삶의 목표가 아니었습니다.
세례 요한은 오직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면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을 삶의 목적으로 삼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기쁨으로 생각하며 살았기에, 그의 삶은 아주 특별했던 것입니다. 세례 요한은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 하나님의 보냄을 받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을 뿐 아니라, 자기 분수를 넘는 일에는 관심조차 갖고 있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그는 자신이 살아온 일생을 단 한 문장으로 정리하는 말을 남겼는데, 요한복음 3장 30절을 보니까,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 하니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흥하여야 하겠고 우리는 쇠하여야 하리라고 하는 말씀입니다. 저는 이 말씀이 우리의 신앙생활 가운데 우리가 붙들어야 할 가장 중요한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 한마디에서 세례 요한의 간절한 소망이 무엇인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의 소망이 무엇입니까? 오직 예수님이 이 세상의 주인으로서, 영원히 경배 받으실 하나님으로서 높임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위해 자기가 작아져야 한다면 얼마든지 작아지기를 원했습니다. 자기가 희생해야 될 것이 있으면 희생하기를 원한 것입니다. 광야의 소리처럼 영원히 사라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은 것입니다.
우리를 돌아보면 만약에 우리가 예수님을 제대로 믿는 사람이라면 예수님이 흥하여야 한다고 하면 모두가 받아들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내가 쇠하여야 한다고 하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어떤 갈등이 일어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우리 마음속에는 이런 마음이 들것입니다. 아니 예수님도 흥하고 우리도 흥하면 안되나라는 마음이 들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자기를 부인하지 않으면 예수님을 따를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나를 내려놓지 않고서는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실 수가 없다고 말씀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예수님이 누구십니까? 자기를 믿는 자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구원주 하나님 아니십니까? 그러나 세례 요한은 구원자가 아니고 단지 구원받아야 할 죄인일 뿐이었습니다. 세례 요한은 자기가 누구인지를 알았고 자신의 분수를 알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높아지고, 예수님이 경배와 찬양을 받으시는 일이라면 자기는 얼마든지 작아질 수 있고 얼마든지 낮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교회 안에는 두 부류의 신앙인이 있습니다. 한 부류는 예수님의 이름을 빌려서 자기가 흥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예수 이름으로 복도 받고 소원 성취도 해서 편하게 사는 것이 신앙 생활하는 목적입니다. 또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세례요한처럼 예수님을 위하여 자기가 쇠하기를 원하는 자들입니다. 물론 다른 인생을 살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를 높이기 위해 자기는 철저하게 쇠하기를 소원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바로 우리가 붙들어야 할 자기부인의 신앙이라고 믿습니다. 내 자존심, 내 자랑, 내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 돈, 명예… 이런 모든 것들을 예수님 앞에 내려놓는 것입니다. 그리고, 철저하게 자신의 모든 것을 다해서 하나님만을 위해 살겠다고 고백하는 삶, 이것이 바로 세례요한의 신앙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심히 작아 보일수도 있지만 예수님께서는 사람이 낳은 자 중에 가장 큰 자라는 칭찬을 하실 것입니다. 2024년도를 시작하면서 우리의 마음을 돌아보며 무엇보다도 하나님앞에 칭찬받는 성도님들이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