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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11월 21, 2024

[이상철 목사] 오사카 성과 예루살렘 성이 주는 교훈

두려움이 올 때 바른 분별력을 가지라

이상철 목사 세상의빛교회 담임

일본 오사카에서 선교사로 사역했을 때, 종종 오사카성 공원을 거닐며 기도하고, 그곳에서 교회 야외 예배를 드리기도 했었다. 현재의 오사카 성은 외성이 사라지고, 내성만 남아 있는데, 내성만 봐도 이 성이 난공불락이라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크고 견고하다.
1614년 겨울 토쿠카와 이에야스의 20만의 대군이 히데요리(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아들)의 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이 성을 여러 차례 공격을 해 보았지만, 수많은 사상자만 내고 도저히 성을 함락시키지 못했다.
힘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이에야스는 심리전을 펼치기 시작한다. 땅굴 파는 모습을 일부러 보여 주고, 별로 파괴력이 없는 대포를 펑펑 쏘아댄다.
이것을 지켜보던 오사카성 사람들은 점점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그 두려움이 내부의 분열을 초래하여, 화친하자는 파와 싸우자는 파로 갈리게 된다. 결국 화친을 맺으면 살려준다는 이에야스의 말에 속아서, 그들을 지켜 주었던 해자(성벽을 두르는 강)를 적들이 매워버리도록 내버려둔다. 두려움 때문에 바른 판단력이 흐려져 버린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거의 절반이나 되는 약 5만의 군대가 분열과 두려움으로 이탈해 버리게 되는데, 이에야스가 심어놓은 두려움 때문에 이들 스스로가 무장해제를 해 버린 것이다. 최고의 기회를 맞이한 이에야스는 약속을 어기고, 트집을 잡아 오사카성을 함락시켜 버리고, 히데요리와 그를 따랐던 자들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적 이에야스와 화친하면 사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망하는 것이었다.
이 이야기는 사탄이 우리 성도들을 무너뜨리려고 공격하는 패턴과 아주 비슷하다. 사탄은 “거짓의 아비”(요 8:44)이기에 성도들을 거짓으로 위협하고, 비난하고,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만드는 명수이다.
눈에 보이는 것과 귀에 들리는 소리로 우리를 두렵게 만들어 공동체를 분열시키려 한다. 세상에 굴복하고, 타협하지 않으면 죽는다고 협박한다. 이때 우리가 믿음의 눈을 뜨고 바른 분별력을 가질 때, 사탄의 궤계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 세상과의 타협은 사는 것이 아니라 망하는 길이다.
똑같은 성 이야기이지만, 느헤미야가 재건한 예루살렘 성은 오사카 성의 운명과 정 반대의 길을 가게 된다.
느헤미야 6장에서 예루살렘 성벽이 거의 완성되어 갈 때, 주위의 대적들이 느헤미야에게 만나기를 요청한다. 아마도 화친을 제안하고자 했을 것이다. 이들은 느헤미야가 거절해도 포기하지 않는다. 집요하게 네 번이나 만나자고 회유했는데, 느헤미야를 현혹하기 위해 얼마나 달콤한 제안을 많이 했겠는가?
아무리 해도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자, 다섯 번째는 느헤미야를 비방하고, 협박한다. “네가 페르시아 왕에게 반역을 일으키고, 유다의 왕이 되려고 하는구나”(느 6:6).
느헤미야를 비방하여 낙심케 하고, 협박하여 두렵게 만든다. 페르시아 왕이 이 거짓 소문을 사실로 믿게 되면 느헤미야는 죽임 당함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헤미야는 두려워하지 않고, 절대로 적들과 타협하지 않는다. 바른 분별력으로 적의 의도를 꿰뚫어 보며 이렇게 고백한다. “…실상은 나를 해하고자 함이었더라”(느 6:2).
이들의 비방에 대해서도 자신의 명예 회복을 위한 변명을 하지 않고, 이들의 협박이 거짓말이라고 일축해 버린다(느 6:6).
그 결과 성벽 공사는 중단되지 않고 지속되어, 140년 동안 무너져 있던 예루살렘 성이 단 52일 만에 재건되게 된다. 그리고, 그때부터 유다를 위협했던 대적들이 오히려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된다.
“우리의 모든 대적과 주위에 있는 이방족속들이 이를 듣고 다 두려워하여 크게 낙담하였으니 그들이 우리 하나님께서 이 역사를 이루신 것을 앎이라”(느 6:16)
느헤미야는 적들이 비방하고, 위협하여 두렵게 만들 때, 영적으로 깨어 바른 분별력을 가졌다. 절대로 적과 타협하지 않았다.
어떻게 이런 바른 분별력을 가질 수 있었을까?
우리를 두렵게 하는 어떤 것보다 우리의 하나님이 크고 위대하시며,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통치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믿는 믿음을 붙들었기 때문이다.
사탄은 끊임없이 우리 성도들을 낙심케 하고, 비방하고, 위협하고, 두렵게 한다. 거짓말로 세상과 타협해라. 타협해야 산다고 거짓말한다.
두려움이 우리를 사로잡으려 할 때, 우리는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통치하고 모든 것이 하나님의 통제 아래에 있다는 사실을 붙잡아야 한다. 그때 바른 분별력을 가지고 넉넉히 세상이 주는 두려움을 이기는 성도의 삶을 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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