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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1월 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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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석 목사] 서로의 발을 씻어주라 (요13:14)

오정석 목사
프렌즈교회 담임

본문의 상황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히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제자들과 식사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는 최후의 만찬이라고 부르는데, 이 식사를 마치신 후에 예수님은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를 하시고 체포되어서 십자가를 지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의 마지막 식사에서 특별한 일을 하셨는데 직접 허리에 수건을 두르고 대야에 물을 떠다가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셨습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이유는 항상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섬기라는 뜻으로 친히 모범을 보이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일을 할 때 마음속에 경쟁심을 갖지 말고 자존심을 내세우지 말고 이런 것으로 인해 자신이 지배당하지 않게 하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런 위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은 늘 서로 높아지려고 애를 쓰는 것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마지막으로 십자가에 지시기를 준비하고 있으실 때 제자들이 예수님께 가서 했던 말이 무엇이었냐면, 주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때에 우리를 하나는 주의 우편에 하나는 주의 좌편에 앉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제자들은 주님이 가셔야 하는 길이 어떤 길인지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주님이 왕이 되셔서 이 땅을 다스리게 될 때에 한자리씩 차지하려는 욕망이 있었던 것입니다.
주님은 이런 제자들의 모습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셨습니다. 그래서, 제자들과의 마지막 식사에서 무엇보다도 서로를 섬기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고 싶으셨던 것입니다. 요한복음 13장 14절 말씀에 보니까,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으니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주님이 마지막 식사에서 제자들에게 강조하셨던 것이 바로 서로 발을 씻겨주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15절에 보니까,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정말 중요한 신앙의 원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크리스천의 삶은 서로 섬기는 삶이라는 것입니다. 여러분, 가정에 왜 불화가 생기는지 아십니까? 서로에게 섬기기를 강요할 때 관계가 불편해지는 것입니다. 서로가 섬기려고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일방적으로 흘러갈 때에 관계가 틀어지고 불화가 생기고 심해지면 가정이 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본능 속에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지배하고 싶어지는 것입니다. 자녀를 내 마음대로 하고 싶어하고 주변의 사람들을 지배하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화가 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원하시는 성도의 삶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발을 씻겨주셨듯이 우리도 서로 섬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에베소서 5장 21절에 보면 성령충만한 자의 모습이 기록되어 있는데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하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말씀은 우리의 본능과 굉장히 차이가 있는 말씀입니다. 누구든지 내가 한말을 들어야 기분이 좋아지고 누구든지 내 생각대로 해야 만족을 하게 되는 것인데, 서로를 섬겨야 하고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섬기는 것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는 가부장적인 문화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가정에 아버지가 가장이 되어 모든 리더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예전에 어릴 적에 생각해 보면 명절이 되어 시골에 모든 식구들이 모이면 남자들만 모여서 식사를 하고 아이들과 여자들은 따로 옆에서 식사를 할 때도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가정에서 모든 권한을 갖고 있고 아내를 비롯한 다른 자녀들은 그의 말에 무조건 순종하는 것이 뼈대가 있는 가정의 모습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에서 말하는 부부의 관계는 그런 일방적인 관계가 아닙니다. 에베소서 5장에 보면 잘 나와있는데, 바울은 부부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아내를 교회로 그리고 남편을 그리스도로 비유를 하면서 설명을 하는데, 먼저 교회된 아내가 교회의 머리가 되시고 남편이 되신 그리스도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남편들은 아내들에게 그리스도가 교회를 위해서 생명을 주셨듯이 남편들도 그렇게 아내를 사랑하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이 관계를 보면 한쪽만 희생하고 한쪽만 일방적으로 말을 들어야 하는 관계가 아닙니다. 남편은 아내를 위해서 목숨을 버릴 정도로 사랑해야 하고 아내는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님께 하듯이 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크리스천의 모습인 것입니다. 교회의 모든 직분은 높고 낮음이 없습니다. 우리가 서로 다른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이 다를 뿐입니다. 그리고 각자 있는 위치에서 서로를 섬기는 것, 이것이 바로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으신 이유이고 우리가 예수님 앞에 서기 전까지 해야 할 일인 것입니다.
오늘도 각자 있는 위치에서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셨듯이 서로 발을 씻어주며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신 그 사명을 감당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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