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근원은 태양. 태양 에너지를 총칭하는 용어인 태양복사는 감마선, 엑스레이,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마이크로파, 라디오 영역 전파와 같은 다양한 전자기파를 포함한다. 파장의 길이로 설명하자면 태양은 10-12m에서부터 103m에 이르는 광범위한 파장의 전자기파를 방출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이 모든 전자기파를 모두 빛으로 인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눈은 400에서 780 나노미터 (10-9m)에 해당하는 전자기파만을 빛으로 인식할 수 있기에 이를 가시광선이라 부른다. 우리에게 빛이라 함은 가시광선을 말한다. 태양 복사 에너지 파장 전체를 놓고 보면 지극히 좁은 영역이긴 하지만 이 범위의 파장 속에 우리가 알고 있는 일곱 색깔 무지개 빛이 숨어 있다. 이 빛들이 섞여서 함께 오게 되면 빛은 흰색을 띈다. 우리가 말하는 빛, 즉 가시 광선의 색은 흰색이다. 하지만 동이 트고 석양이 질 때 태양은 붉은 색을 띄지 않는가? 그 이유는 빛이 지평선에서 달려오는 경우 빛의 각도상 가장 긴 대기권을 통과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 상대적으로 긴 파장인 붉은 색 계열의 빛이 공기 입자와 부딪혀 산란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기권 밖에서 우주선이 바라본 태양의 빛은 어김 없이 밝은 하얀색을 띄고 있다. 이 빛을 프리즘에 통과시켜 파장별로 펼쳐 볼 수 있는데 이럴 경우 흰색의 빛은 무지개로 나타난다. 즉 가시광선을 부채처럼 펼쳐 놓으면 일곱색깔 무지개가 되고 반대로 접어 놓으면 다시 흰색이 되는 것이다. 만유인력 하면 떠오르는 고전역학의 아버지 뉴턴이 발견한 또 다른 위대한 과학적 사실이 바로 이것이다. 프리즘을 이용해 빛을 일곱가지 무지개색으로 분리도 해보고 여러 개의 빛을 합쳐서 백색광을 만드는 실험을 하여 우리가 보는 가시광선은 복광 이란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모든 물질은 빛을 흡수하거나 반사하는 성질이 있다. 사람 마다 선호하는 음식이 각자 다른 것처럼 모든 물질도 빛을 흡수할 때 선호하는 빛이 있다. 빛을 편식하는 셈이다. 중요한 것은 이때 흡수되지 않은 빛이 반사되어 우리 눈에 들어올 때 색으로 인식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자면 식물 잎에 “클로로필” 이라는 색소는 가시 광선 ‘빨주노초파남보’ 중 유독 초록색만 흡수하지 않고 반사하기 때문에 우리 눈에 녹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토마토의 “라이코펜”이란 색소는 유독 빨간 빛 만을 흡수 하지 않고 반사하기 때문에 우리 눈에 빨갛게 보인다. 그럼 연습 한 번 해보자. 오늘 당신이 입고 온 티셔츠의 색은 무엇인가? 만약 보라색을 입고 왔다면 당신의 티셔츠가 왜 보라색인지 설명할 수 있겠는가? “부채처럼 겹쳐 놓으면 흰색이요 펼쳐 놓으면 무지개인” 가시광선이 당신의 옷에 부딪힐 때 모든 색은 흡수되지만 보라색 만 유독 흡수되지 않고 반사되기 때문에 우리 눈에 보라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렇게 색을 이해 하고 나면 어떤 색도 자신의 색이라 주장 하지 못한다. 엄밀히 말해 모든 색은 빛에서 나오니 말이다. 온전했던 빛이 사물에 부딪혀 생채기가 나면 그제서야 그 빛은 색을 드러내는 것이다. 피부색이 다름에서 기인된 인종 차별은 알고 보면 빛에 대한 무지에서 나왔다. 내 피부색은 당신의 피부색과 다르다고 하지만 색의 주인은 피부가 아닌 빛이기 때문이다. 모든 색은 빛이 소유한다.
여기서 한가지 경이로운 반전은 사실 색은 빛이 결정하지 않고 우리 눈이 결정한다는 사실이다. 망막에 존재하는 원추세포(Cone cell)가 특정 파장의 빛을 이러고 저런 색으로 인식하자고 약속을 한 것이다. 가시광선 자체는 그저 특정 파장의 전자기파일 뿐인데 우리 망막에 원추세포(Cone cell)라 불리는 세포에겐 RGB, 즉 빨강, 초록, 파랑 파장에 해당되는 빛을 각각 인식하는 세포들이 있어서 빛들에게 색을 할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 원추세포들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 완전 색맹의 경우 모든 보이는 이미지는 흑백 TV 화면처럼 명암으로 만 처리된다. 또 다른 흥미로운 예로 투우 장면에서 투우사가 소를 흥분 시키기 위해서 빨간 천을 흔드는 것을 보게 되는데 알고 보면 이는 소를 흥분 시키기 위한 색이 아니라 관중을 흥분 시키기 위한 색인 것이다. 소는 적록 색맹이라 빨간색을 인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실 소는 그저 움직이는 것에 흥분할 뿐이고 흥분의 대상은 빨간색을 인지하는 관중이었던 것이다.
이것을 무엇에 비유할 수 있을까? 마치 3D 극장에서 3D 안경을 쓰고 영화를 감상하는 느낌이다. 영화 제작사에서 처음부터 3D로 상영할 목적으로 영화를 만들었고 극장에서는 시청자들이 이 3D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 3D 안경을 제작하여 나눠주는 것과 같다. 우리가 보는 빛은 정말 지극히 좁은 영역의 전자기파 이지만 이를 총 천연색으로 보고 누릴 수 있도록 망막에 빛을 감지하는 원추세포를 장착해 놓은 것이다.
하나님께서 “빛이 있으라” 말씀 하셨을 때 우리가 이 세상을 흑백의 명암으로만 보지 않도록 배려한 마음이 느껴진다면 곧 빛과 색은 하늘로부터 온 선물임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