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장로교(PCA)가 논란에 휩싸인 ‘불법 이민자들을 위한 미국 이민 및 세관 집행국의 구금을 피하는 방법’을 삭제하고 회개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최근 PCA 산하 단체인 북미선교회(Mission to North America, MNA)는 1월에 발행한 ‘교회를 위한 난민 및 이민자 사역: 2025년 정책 변화에 직면한 이민자 돕기’라는 제목의 리소스 페이지를 삭제했다.
해당 페이지는 “합법적 신분이 아닌 경우, 출신 국가가 적힌 서류를 휴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위조 이민 서류를 휴대하지 말라”, “이민세관집행국에서 연락을 받으면 출신 국가를 알리지 말라” 등의 지침이 담겼다.
또한 불법 이민자에게 당국에 범죄 기록을 말하지 말 것을 권고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출생 시민권을 종료할 권한이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게시물에 대한 논란이 일자 MNA는 지침을 삭제한 후 회개 성명을 발표했다.
어윈 인스는 MNA 이사는 “MNA의 지도부가 불법체류자들에게 당국에 구금되는 것을 피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이 담긴 콘텐츠 게시를 허용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성경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인용하며 “우리는 민사 재판관의 합법적인 명령을 따르고 그들의 권위에 복종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의무임을 확언한다. (WCF 23장 4절; 롬 13:14절; 베드로 2장 13절 1~4). 그렇지 않은 조언을 하는 것은 죄다. 우리가 우리의 성경·고백적 기준에 미치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우리 교회에 혼란과 문제를 초래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회개하고 사과드린다. 이전에 게시된 모든 정보를 웹사이트에서 삭제했다”고 말했다.
이어 “MNA의 난민 및 이민자 사역은 MNA의 다른 사역과 더불어 ‘교회가 이방인을 사랑하라는 주님의 부르심에 충실히 따를 수 있도록’ 하는 자원을 제공하고자 한다. 그러나 MNA는 법률 자문, 정치 캠페인, 또는 정치적 입장 제공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앞으로 게시될 정보는 이 문제에 대한 지침을 위한 우리의 신앙고백에 따른 교회 자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 그리어(Greer)에 있는 안디옥장로교회(Antioch Presbyterian Church)의 수석 목사이자 MNA상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재커리 그로프(Zachary Groff)는 CP와의 인터뷰에서 “교단 내 많은 사람들이 이 지침를 보고 매우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PCA의 일반 교인들은 이 내용에 전혀 기뻐하거나 지지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매우 불안함을 느꼈고 화가 났다”며 “이번 일은 PCA의 진보적 정신을 나타내는 것이라기보다는 이웃을 사랑하려는 선의의 열망이 지나쳤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PCA는 교회이자 다양한 사역 기관으로서, 회원들에게 국가 법률을 따르고 준수하도록 격려하는 것 외에는 어떠한 공식적인 자격으로든 법적 조언을 제공할 수도 없고 제공해서도 안 된다. 6월에 있을 교단 총회에서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