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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10월 5, 2024

[김귀보 목사] 목숨은 걸어도 일상은 못 건다.

김귀보 목사
큰나무교회 담임
내러티브 설교 연구소 소장
말씀 목회 공동체 Staff
울산 동신 장로교회 부목사
새문안 교회 대학부 담당
저서: <너의 길을 멈추지 마라> CLC 공저: <슬로우 바이블> 두란노
현 Southwestern Seminary 목회학 박사 과정 중 장로회 신학대학교 신대원(M-div)
경상대학교 경영학(BA)

<서른, 잔치는 끝났다.> 라는 시집에 보면 저자의 고백같은 글귀가 하나 나옵니다.
“목숨을 걸 수는 있었지만, 일상을 걸 수는 없었다.” 60년대에 태어나서 한국 사회가 앓았던 아픔을 온 몸으로 겪으면서, 민주화라는 거대한 목표를 위해서 청춘을 불살랐던 한 사람의 깊이 있는 통찰입니다.
민주화라는 거창한 구호 아래서의 투쟁과 개인의 일상의 삶은 일치를 이룰 수 없었다는 말이겠지요.
사람들은 거창한 구호를 외치기를 좋아하고, 그런 구호에 가슴이 뜁니다.
세계를 품는 비전을 이야기 하고, ‘온 민족과 열방’이라는 단어를 침을 튀기면서 이야기하면 크고 비전이 있는 사람이 되고, 소소한 일상의 일을 이야기하면 비전도 없는 작고 쪼잖한(?) 사람으로 취급하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비전을 이야기하려면 크고 멋있는 단어 하나 정도는 끼워 넣어야 있어보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부정하려고 해도 사람들은 현실적인 일상의 이야기를 하는 말보다는 비 현실적인 크고 웅장한 이야기를 꺼낼 때가 가슴이 뛰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이 현실의 이야기보다 비 현실적인 이야기에 관심이 가고 가슴이 쿵쾅거리는지 속내를 드려다보면 좀 우울해집니다.
현실의 이야기는 작지만 내가 직접해야 하는 일들입니다.
일찍 얼어나야 하고, 쓰레기를 치워야 하고, 다른 사람에게 내 것을 양보해야 하고, 매일 일어나는 일상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비 현실적인 비전은 내가 지금 당장 해야하는 일이 없습니다.
그냥 말만하고 꿈만 꾸면 되는 것입니다. 늦잠을 자면서도 꿈을 꿀 수있고, 남을 미워하면서도 꿈을 꾸고, 아무것도 하는 것 없어도 구호를 외칠 수 있습니다.
어느 노래의 노랫말 처럼 “Maybe someday you will come true.” 황홀한 꿈만 꾸고 있어도 실현되는 그런 달콤한 상상을 하면서 말입니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목숨을 많이 걸었습니다.
왜냐하면 진짜 바치기 위해서 목숨을 걸었던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일상을 걸어서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마음이 없기 때문에 걸었던 목숨들입니다.
내 목숨보다 단돈 1,000달러가 더 아까운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이제는 목숨을 걸지 말고 일상을 걸고 살아가야할 때입니다. 비전을 이야기하되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목숨을 걸지 말고, 비전을 성취하기 위해서 하루 하루의 일상을 걸고 삶의 변화를 추구하면서 살아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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