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장애인학교·텍사스 밀알선교단 등 장애인 사역 단체
“한인사회 사각지대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 호소(呼訴)
존 파이퍼(John Piper) 목사는 그의 저서 『차별없는 복음』(두란노서원)에서 아직도 우리 안에 극심한 ‘차별’의 문제가 있으며 인종 간 차별은 복음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비단 이 말이 인종차별에만 해당되는 말은 아닐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 또한 모든 사람에게 동등하게 주어진 복음으로 해결할 수 있다.
미주 한인사회에서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일까?
달라스에는 두 개의 한인 장애인 사역 단체가 있다. 달라스 장애인학교(교장 김진호 목사)와 텍사스 밀알선교단(단장 채경수 목사)은 장애인 사역을 하는 크리스천 기관이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이들 단체의 대표와 가진 인터뷰에서 김진호 목사와 채경수 목사는 한인사회 사각지대의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김 목사는 “장애는 성별, 체격, 인상처럼 그 사람이 가진 특징이고 신체 특성의 일부다. 그래서 장애를 극복의 대상으로 생각하거나, 불쌍하게 바라보거나, 어떤 기준 점에서 멀어진 상태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환기했다.
채경수 목사는 두 가지 관점에서의 장애인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견지했다.
첫째는 장애인 스스로 자신을 생각할 때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존귀한 존재라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고 둘째는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을 대할 때 ‘다르다’란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채 목사는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우리를 당신의 형상으로 만드셨다. 그것은 장애인도 마찬가지다. 장애인은 다르다고 생각하는 인식 자체가 벌써 다른 시각을 갖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한다’는 로마서의 말씀처럼 우리는 영적 장애인이다. 달리 말하면 단지 나타난 부분이 다른 것이지 모두가 별반 다르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장애인, 비장애인 서로가 자신을 개선하면 좋겠다”는 소망을 덧붙였다.
◈ 달라스 장애인학교·텍사스 밀알선교단
발달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이 만든 ‘EIS Family A38’ 비영리단체에서 운영하는 달라스 장애인 학교는 18세 이상의 성인 발달 장애인을 위한 주중 학교와 토요학교를 진행한다.
달라스 장애인학교는 주중 학교를 통해 자립생활 기술(Independent living skill), 의사소통 기술(Communication Skill), 건강 관리(Health Care) 및 매일 다르게 제공되는 액티비티 등을 제공하며 장애인 학생들이 사회성을 기르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토요학교는 예배, 크래프트, 태권도, 아트, 필드트립 등을 진행하면서 자원봉사자들과 장애인 학생들이 유대관계를 맺고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텍사스 밀알선교단은 1979년에 한국에서 세워진 밀알선교단의 한 지단으로 장애인에게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 죄에서 우리를 건지시는 구원자, 우리 인생의 목자라는 것을 전하는 비영리 기관이다.
밀알선교단은 장애인 전도, 봉사, 계몽이라는 목적을 갖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장애인을 섬기며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존귀한 존재임을 계몽하는 사역을 진행하는 선교 단체다.
텍사스 밀알선교단은 2020년 사역을 재개해 발달장애인을 위한 사랑의교실, 신체장애인을 위한 목요 모임, 토요 청년성경공부, 화요 기도모임, 밀알오케스트라, 밀알의 밤 등의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 장애인들을 위한 선교 방향
김진호 목사는 “달라스 장애인 학교가 더 튼튼하게 자리 잡기 위해서 재정이 충당돼 장애인 관련 전문 인력과 넉넉한 공간이 확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성인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의 나이가 65세를 넘어서고 있다. 남겨질 자녀들에 대한 걱정을 지닌 이 부모들의 소원은 자녀들보다 하루 더 사는 것”이라면서 장애인들의 노후를 위한 공동생활가정, 그룹홈 등이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회 내 장애인 관련 전문 사역자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김 목사는 “교회가 전문 사역자를 두지 못한다면 장애인 단체와 연계해 교육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장애인 사역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여러 아이디어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김 목사는 장애인 주일을 교회에서 정한다면 성도들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 계몽과 교회에 소속된 여러 장애인들과 그들의 가정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고 이를 통해 장애인 가정을 하나님께로 인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지역 교회들은 여름이 되면 단기선교로 인디언 지역이나 남아메리카 등을 방문한다. 그러나 이 지역에도 선교지가 있다. 그중 하나가 장애인들과 그들의 가정”이라면서 “한 가정은 장애를 가진 부모가 아플 때 그들에게 필요한 음식과 도움을 준 교회에 출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재정의 소모가 적게 들고 상시적으로 교회의 소그룹에서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선교가 장애인 선교라는 것.
채경수 목사는 “하나님의 은혜에 의해 믿음으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 신앙생활의 첫걸음이다. 그 후엔 말씀처럼 서로 사랑하는 관계 속에서 다양하게 서로 사랑하는 방법들이 상황에 맞게 나타난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믿음의 시작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채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여러 지체가 한 몸을 이뤄 교회가 구성되는 것처럼 밀알선교단은 지역의 여러 교회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협력해 장애인들이 교회로 인도되고 교회공동체에서 그리스도인의 지체로서 살아가도록 돕는 장애인 선교를 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 장애인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매주 봉사자 모임에서 채 목사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하늘의 신령한 것들을 날마다 받아 누리며 더 뜨겁게 예수 그리스도를 찾고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 하나님 나라를 위한 부르심이 무엇인지 삶의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고 나아가 장애인에 대한 선교의 마음이 열릴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김진호 목사는 장애인 사역의 활성화를 위한 8가지 제언을 전했다.
장애인들과 그들의 가정들에 관심을 갖는 것을 첫 번째 실천으로 꼽은 김 목사는 장애인들의 친구되기, 장애인들을 만나면 사랑의 눈으로 격려하기, 장애인 가정과 대화하기, 장애인들에게 과도한 이목이 집중되지 않게 배려하기, 장애인과 그 가정이 교회 구성원으로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울 방법 고민하기, 장애인 관련 교회 행사에 참석하기, 장애인과 그 가정을 위해 기도하기 등을 제시했다
김 목사는 “해도 해도 끝나지 않는 것이 장애인 자녀를 키우는 일이다.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보고 장애인들과 그 가정들이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진영 기자 © T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