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예레미야 42장을 보면, 이스라엘 사람들이 예레미야에게 와서 기도 부탁을 합니다. “우리가 가야 할 길과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우리에게 알려 주시도록 해주십시오.” (렘 42:3) 그러니까 자기들이 가야 할 진로와 그것을 위해 자기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하나님께 여쭤봐 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누구이고 왜 이런 요청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BC 586년 바빌로니아가 이스라엘을 침공하여 이스라엘은 멸망하였고 바빌로니아 군대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무참히 죽였습니다. 다행히 목숨을 건진 사람들도 전쟁 포로와 노예로 바빌로니아로 끌려갔습니다. 구약 성경의 많은 부분에서 이러한 역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당시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이 죽거나 바빌로니아로 끌려갔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부는 이스라엘 땅에 남겨졌습니다. 아마 노예로서 가치조차 없다고 판단된 사람들이었을 것입니다. 지금 예레미야를 찾아와서 기도 부탁을 했던 사람들은 바로 이때 이스라엘 땅에 남겨진 사람들이었습니다.
거기다 41장을 보면, 유다 왕족이었던 이스마엘이라는 사람이 바빌로니아 왕이 임명한 이스라엘 총독을 암살하였고 바빌로니아 군인들마저 죽였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바빌로니아가 얼마나 잔인하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목격했던 사람이었는데 총독이 암살을 당했으니 바빌로니아 왕이 보복할 것이라는 사실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자기들 눈에 안전할 것 같아 보이는 이집트로 피난 가는 것이 좋을지를 하나님께 여쭤봐 달라는 요청이었던 것입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너희가 지금 두려워하고 있는 그 바빌로니아 왕을 두려워하지 말아라.” (렘 42:11)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를 보면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을 두 번이나 반복하고 계십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바빌로니아 왕을 얼마나 두려워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결코 바빌로니아 왕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사람들이 이집트로 갈 것인지, 아니면 이스라엘에 남을 것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는 이 사람들이 하나님의 심판 도구인 바빌로니아 왕을 두려워해서 하나님 말씀에 불순종할 것인지 아니면 바빌로니아 왕을 사용하시는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할 것인지에 있었던 것입니다.
“내가 너희와 함께 있으면서 너희를 구원하여 주고, 그의 손에서 너희를 건져내려고 하니, 너희는 그를 두려워하지 말아라.” (렘 42:11)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실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함께하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들은 이 하나님 말씀을 믿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믿고 순종하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믿고 순종하기만 하면 아무리 바빌로니아 세력이 강하고, 바빌로니아 왕이 대단하다고 해도 안전과 평안을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은 하나님의 이 약속을 믿으려고 하지 않고 순종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예레미야는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의 하나님 주님의 말씀을 들었는데도, 그대로 따르지 않았습니다.” (렘 42:21) 이 사람들은 두려움으로부터 자유 할 수 없었고 상황을 보고 두려움 때문에 이집트행이라는 불신앙의 길을 선택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스스로 파멸의 길을 자초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러한 선택을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었을까요? 이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자기들과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였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자기들과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고 눈에 보이는 상황만 보면서 상황에 떠밀려 결정하고 행동했다는 점입니다. 하나님은 하나님 백성들을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게 하시기도 합니다. 원수들과 대적이 득실거리는 곳을 지나가야 할 수 있도록 하시기도 합니다. 온갖 어려움과 고난과 시련이 있는 곳, 처절하게 믿음을 붙잡고 싸워야 하는 영적인 전쟁터 가운데 있도록 하시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 모든 곳에서 동일하게 요구하시는 것은 이러한 외적 환경에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면 두려워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뭘까요? 하나님께서 함께하시기 때문입니다.
지난 한 해를 돌이켜 보면 바빌로니아의 왕을 두려워하는 마음만큼이나 두려워하고 걱정하고 염려하는 삶을 살았던 것 같습니다. 주변의 어려운 환경만 바라본다면 두려움과 불안감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의 함께하심을 믿고 의지할 때 상황, 형편은 문제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두려움을 주는 바빌로니아 왕은 누구인가요? 무엇인가요? 그래도 감사한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또 다른 새해를 주셨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