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감리교회 한인교회총회, 2022 연차총회 개최
UMC 진보주의자들, 동성결혼 및 LGBT 안수불허 전통주의 플랜에 불순종
글로벌감리교회 5월 1일 출범, 한인교회의 향방은?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내가 친히 가리라 내가 너를 쉬게 하리라”(출 33:14)
“하나님께서 친히 우리와 함께 하시면 두려움 없이 말씀을 따라 교회와 성도를 보호하는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한교총 이철구 회장은 연차총회 개회예배에서 하나님의 동행과 두려움 없는 믿음을 강조했다.
연합감리교회 한인교회총회(한교총, 회장 이철구 목사)가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3박 4일의 일정으로 ‘2022 연차총회’를 달라스 중앙연합감리교회(담임목사 이성철)에서 개최했다.
‘내가 친히 가리라’를 주제로 한 이번 총회는 현 미연합감리교회(United Methidist Church, UMC)의 상황을 점검하고 한인교회들이 연합 공동체로서 나아가야 할 길을 함께 모색하며 기도로 준비하기 위해 집회와 발제 및 패널 토론 등이 진행됐다.
60개의 한인연합감리교회가 참여한 가운데 열린 연차총회는 각 교회 담임목사와 평신도 대표가 참석했다.
버지니아연회 은퇴 감독인 조영진 목사(아틀란타한인교회 임시 담임목사)는 26일 ‘연합감리교회 교단현황과 한인교회의 진로’에 대한 발제에서 감독회 중심에서 본 교단의 현실을 나눴다.
또한 27일 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 선교총무인 류계환 목사는 미연합감리교회통계를 바탕으로 교단 전망 분석과 동시에 2024년 총회를 예측 등의 주제로 발제했다.
한교총은 현재 UMC의 본질적 문제점으로 2019년 교단특별총회에서 결정된 동성결혼 및 LGBT 안수를 불허하기로 한 ‘전통주의 플랜(The Traditional Plan)’에 대한 불순종을 꼽았다.
또한 연합감리교회를 연결해왔던 ‘거룩한 대화(Holy Conferencing)’의 상실의 문제를 거론했다.
2019년 총회에서 하나의 교회플랜(The One Church Plan)의 통과를 예상했지만 438(53.28%) 대 384(46.72%)로 전통주의플랜이 채택됐다.
당시 한인교회는 40일 기도 캠페인과 더불어 특별총회 기간동안 릴레이기도와 금식기도 및 새벽기도 등으로 교단의 성경적 가치 기준을 고수하기 위해 헌신했다.
한교총에 따르면 2019년 교단특별총회가 재확인한 전통주의 장정 내의 결혼에 대한 정의와 동성애자 목사 안수불허 규정에 불복종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결정은 정의구현이란 이유로 정당화시키고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에게 공격과 차별을 가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5월 동성애자 목사 안수 및 동성 결혼을 지지하는 감독의 입장과 다르다는 이유로 성 정체성 이슈에 대한 성경적 원칙을 지키는 한인교회 목회자들에게 재파송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
◈ UMC, 총회 3차례 연기 … 글로벌감리교회 다음달 출범
UMC는 지난 3월 총회를 다시 한번 연기했다.
이번 연기 결정을 포함, UMC는 총 3번 총회 일정을 변경했다.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UMC는 코로나 19로 인해 2020년 5월 예정됐던 총회를 2021년 8월로 바꿨고 다시 2022년으로 조정했다가 또다시 2024년으로 연기했다.
UMC는 결혼에 대한 전통적인 정의를 확인하고 동성애를 죄로 규정하는 입장 변경 여부를 두고 논쟁을 계속해 왔다.
UMC 장정은 동성애는 기독교 가르침과 양립할 수 없음을 명시하고 목회자가 동성결합을 축복하는 것과 동성애자를 안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UMC의 진보주의자들은 교단의 공식 입장을 반대하고 시행을 거부하고 있다.
이에 웨슬리안 언약 협회(Wesleyan Covenant Association)와 과도기적 리더십 위원회(Transitional Leadership Council)는 다음달 1일 글로벌감리교회(Global Methodist Church, 이하 GMC) 교단을 출범하기로 했다.
다만 새로운 교단의 공식 출범을 위해서는 연합감리회 총회의 ‘분리를 통한 화해와 은혜 프로토콜’로 알려진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동유럽 연합감리교회의 한 지방연회는 이미 GMC 합류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CP는 불가리아-루마니아 임시연회가 이달 초 만장일치로 UMC를 떠나 5월 공식 출범하는 GMC에 합류를 결정했다고 지난 12일 보도했다.
◈ 하나님의 말씀으로 다시 돌아가자
목회자들과 각 교회의 평신도 대표들 등 130여명이 모인 한교총 연차총회 개회예배에서 회중은 찬양곡 ‘은혜 아니면’을 찬양한 후 손을 들고 회개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간구했다.
한교총 연차총회를 통해 참석자들이 성령 안에서 힘을 얻고, 교회가 살아나는 역사의 경험을 위해 회중과 함께 기도한 이철구 목사(남부플로리다 한인연합감리교회)는 “한인교회가 갖고 있는 정체성과 영성이 있다”고 개회예배 설교의 말문을 열었다.
이 목사는 신명기 29장 29절을 제시하면서 “나타난 일 속에는 감추어진 하나님의 뜻이 있다. 그 일은 율법의 모든 말씀을 행하게 하려 하시는 하나님의 뜻이 담겨있다”고 피력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다시 돌아가자”고 거듭 강조하면서 “현실을 바르게 인식하고 사역에 최선을 다할 때 회복의 역사가 일어나며 이전보다 더 깊은 영성의 단계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교총이 2년 만에 현장에서 모여 서로에게 도전이 되고 하나님의 일을 집회를 통해 깨닫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는 이 목사는 한인교회들의 결정을 한쪽으로 이끌어 가려고 모인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하면서 “하나님이 이끄신 방향으로 뜻을 모으는 것”이라고 견지했다.
이 목사는 “예전에는 교단의 문제를 의식하지 않고 목회 현장에서 열심히 목회했다. 그러나 교단에서 하는 일들이 의식되기 시작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자리에 와서 여러 목회자들과 교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2019년부터 교단의 결정이 의식되기 시작했다는 이 목사는 당시 특별총회에 참석했던 경험을 나눴다.
이 목사는 “특별총회에서 전통주의플랜이 통과되자 하나의 교회플랜을 요구하는 측의 불복종과 저항을 봤다. 그중 한 명은 전통주의 플랜이 LGBT를 죽인다는 팻말을 목에 걸고 소리쳤다”고 전했다.
한교총 연차총회의 주제인 출애굽기 33장 14절 ‘내가 친히 가리라’를 주지하면서 이 목사는 “하나님께서 친히 가겠다, 내가 너를 쉬게 하겠다고 하신다. 하나님은 모세가 백성들의 죄사함을 위해 기도하고 행했던 모든 일을 기억하시는 것처럼 우리가 행하는 작은 헌신뿐만 아니라 교회를 위해 우리가 하는 모든 일들을 기억하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친히 가겠다는 말씀을 들은 모세는 광야에서 수없이 많은 일에 좌절하지 않는다. 나와 친히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백성들을 이끌어 냈다”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하나님의 ‘친히 너와 함께 한다’는 음성 들으면서 사역하는가”라고 목회자들에게 질문하면서 “내가 너와 함께 하고 내가 친히 가겠다는 말씀이 들리면 그 길로 가면 된다”고 독려했다.
이어 “사역 현장에서 성도들을 보고 기도할 때 교권주의의 압력 앞에 두려움을 인정하고 친히 나와 함께 가시는 하나님을 따라간다는 결단을 갖고 사역하면 된다. 분명한 메시지를 붙들고 가면 된다”고 권면했다.
하나님의 말씀이 들리는 은혜를 구하면서 연차총회를 준비하고 시작했다는 이 목사는 UMC 총회연기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각 한인교회들이 사정이 다르고 추진 방식 또한 다양하다”면서도 “교회와 성도들을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님 나라와 교회를 위해, 한인교회가 갖고 있는 독특한 영성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물으면서 이 목사는 목회자 및 리더들이 ‘내가 친히 가리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분명히 듣고 두려움 없이 교회와 성도들을 보호하기 위한 선택을 하기 바랐다.
이 목사는 “UMC 내 한인교회의 세력은 미비하지만 박해가 있었다. 서부, 동남부의 파송의 문제가 우리를 옥죄이고 있다”면서 “작은 무리의 연합을 통해 하나님이 위대한 일을 드러내실 것”이라고 설파했다.
한편 한기총 관계자는 이번 연차총회를 통해 결의한 한교총의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인감리교회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교단과 화해와 이해를 바탕으로 한 분리가 가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진영 기자 ⓒ T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