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 ‘교회사역을 돕는 챗GPT 활용법’ 심포지엄
“영혼이 없는 AI와 챗GPT가 성경적 목회 영역과 영적인 사역을 근본적으로 대체할 수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챗GPT를 도구로서 지혜롭게 활용해야 합니다.”
각종 분야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용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교계에서도 챗GPT의 올바른 활용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오정호 총회장)가 6일 서울 강남구 총회회관에서 개최한 ‘2024 총회교육주제심포지엄’에서다. 세미나에서는 챗GPT의 교계 도입 현황과 활용 가능성 등을 두고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날 전문가들은 챗GPT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선용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현신 총신대 신학대학원 교수는 “챗GPT에 대한 엄청난 유행과 관심 속에서도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은 챗GPT가 가진 문제점과 한계를 냉철하게 직시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지나치게 부정적인 관점과 낙관적인 관점을 모두 경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박교수는 “챗GPT의 등장으로 목회와 설교 환경에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며 “이에 대한 교회의 대비가 요구된다. 교회와 목회자들이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본적인 개념과 정확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챗GPT를 목회에 활용할 경우 설교 준비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정보 출처와 정확도가 불확실하고 성경 내용 왜곡과 이단 노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문제는 이런 부작용에도 교회에서는 적절한 대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교단 차원의 가이드라인 마련 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박 교수는 “챗GPT로 단 30초면 설교문 한편이 써진다. 챗GPT는 유용한 도구지만 단점과 위험한 부분도 많다”며 “그럼에도 이렇다 할 윤리적 기준이 없는 상태다. 한국교회가 성경에 기초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합동총회의 경우 지난 9월 교단 정기총회에서 ‘챗GPT 사용 매뉴얼’을 연구·제시하고, 인공지능 시대 기독교 윤리와 교회교육 연구위원회를 구성키로 결정한 바 있다.
그는 “개혁주의 신학적 관점에서 챗GPT에 대한 냉철한 검토와 평가를 거친 다음 목회와 설교의 도구로서 창조적인 활용방안을 찾는 실천적 과정을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챗GPT가 아무리 유용하더라도 목회자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었다.
김수환 총신미디어연구소장은 “챗GPT로 정보나 지식은 얻을 수 있어도 진리와 지혜는 얻을 수 없다”며 “오직 교회와 목회자만이 진리의 말씀을 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상은 데이터의 댐을 만들고 있다”며 “교회는 챗GPT를 하나님 뜻에 합당하게 활용해야 한다. 사고의 주체성을 넘겨주지 않고 사람의 달란트를 개발하는 목적으로만 활용하자”고 덧붙였다.
예장 합동총회 교육부장 하재호 목사는 “오늘날 변화의 중심에는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 기술이 그 힘을 발휘하고 있다”며 “기술의 발전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과 그리스도의 복음전파를 위해 슬기롭고 아름답게 사용할 수 있도록 주님께 지혜를 구하고 기도로 함께 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