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와 상담하면, 자녀가 책 읽기를 안 좋아하거나, 초등학교 때 보던 만화책들을 여전히 좋아하거나, 일정 장르의 책만 읽는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규칙적으로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 가는 학부모의 경우에도 아이에게 만화책 말고 다른 책을 골라 보라고 권해보지만, 어떻게 하나 빌려 와서도 읽어 보지도 않고 반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한국 부모들의 경우, 중학생인 자녀에게 어떤 책을 읽혀야 할지, 좋은 책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 쉽지 않지요. 또 책을 읽으라고 던져만 주어서는 아이가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 이해는 했는지, 뭐를 배웠는지 알 수 없으니, 이마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요즘 아이들은 좋은 책을 접할 기회가 극히 드뭅니다. 좋은 책을 읽어야 한다고 할 때, 두꺼운 책이나 어려운 단어가 많은 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5학년인 자기 애가 두꺼운 해리포터 책을 다 읽었다고 자랑하는 학부모를 본 적이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두꺼운 책을 읽었다는 것은 정말 칭찬해 줄 만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 책 읽기를 통해 아이가 무엇을 생각하게 되고 무엇을 배웠는지, 그리고 그 이후에는 어떠한 책읽기를 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좋은 책이란 아이의 사고의 폭을 넓혀 줄 수 있는 책입니다. 책을 통해 새로운 인물, 새로운 언어, 새로운 환경, 새로운 경험을 만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세계와 사고가 확장되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책을 읽고, 그 내용에 대해 같이 이야기 나누고, 또 책에서 접한 것에 대해 글을 써보는 일련의 과정이 같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 모두가 함께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바로 북클럽입니다.
여름방학 동안 엘리트 학원에서는 Young Scholars Book Club을 운영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좋은 책으로 선정된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읽고, 엘리트에서 개발한 교재를 통해 Vocabulary, Reading, Writing에 대해 수업을 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중학생의 시기에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더욱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북클럽에 오는 학생들 중에 본인이 오고 싶다고 해서 오는 학생은 거의 없습니다. 보통은 어머님들이 아이들을 구슬리고 얼러서 데려오는 경우입니다. 또 북클럽에서 읽는 책을 그냥 읽으라고 줘보면 분명히 그 연령대의 아이들을 위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굉장히 어려운 단어가 있거나 책이 두꺼워서가 아니라 너무나 낯선 인물, 낯선 상황에 대한 이야기라 이해가 가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중세시대 억울한 누명으로 도망 다녀야 한 소년의 이야기, 다른 농장 집으로 이사를 해야하는 아픈 아기쥐가 있는 엄마쥐 이야기, 20세기 미국의 유명한 감옥 알카트라즈에서 일하는 아빠를 따라 감옥에서 생활하게 된 아이들의 이야기 등은 마법과 초능력 이야기만이 난무하는 요즘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이야기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책에 대한 소개와 역사적 배경에 대해 듣고, 책에 나오는 단어의 맥락적인 뜻을 배우고 나면, 그제야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 시작하고 끝까지 읽어내곤 합니다. 그리고 너무나 낯설었던 인물이 너무나 낯설었던 상황에서 겪는 이야기들을 보며 사고와 공감의 폭이 넓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읽는 책 한 권의 힘은 상당히 큽니다. 단 한 권의 책을 통해서도 아이들의 생각과 언어가 바뀔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이러한 경험을 해나간다면 책을 선택하고 읽고 이해하는 폭도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그냥 우리 애는 책 읽기를 안좋아 한다고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요즘 미디어는 더욱 짧고 강렬한 콘텐츠들을 쏟아 놓고 있어서, 어린 학생들이 깊이 사고하고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더군다나 아이들이 어휘와 사고, 글쓰기가 발달하는 시기는 10세에서 13세로, 13~14세가 되면 언어기능에 관여하는 뇌의 발달이 거의 다 이루어집니다. 그러므로 중학생 시기에는 반드시 좋은 책 읽기를 꾸준히 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고등학생이 되어서 다양한 과목을 공부하고, 토론하고, 글을 쓰고, 이후 대학 지원 시 에세이 쓰는 것까지의 좋은 토대를 마련하게 되는 것입니다.
엘리트 학원에서는 여름방학뿐 아니라 학기 중에도 북클럽을 지속하여 운영할 예정입니다. 부모가 학생과 같이 책을 읽고 토론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만약 북클럽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기 원하시거나 북클럽에 대해 문의하길 원하시면 엘리트 학원으로 연락해 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