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그럼 수업료가 얼마인가요?”
“무료입니다.”
“네?…”
“네.”
“무료입니다…”
이 대화는 올해 초 1월에 한 부모님과 필자와 있었던 대화 내용입니다. 1월 중순 경 한 어머님이 전화를 주셨습니다. 가족 중 한 분이 신문에서 찾으셨다며, 꼭 연락을 해보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무슨 말씀인가 하니, 이 가정에는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한 자녀가 있는데, 토요일에 자녀를 보내고 싶은 프로그램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저희 ‘달라스 장애인 토요학교’ 프로그램 광고를 신문에서 보시고 빨리 연락을 해보라고 아버님께서 하셨다는 것입니다. 저희가 오랜 기간 동안 신문에 광고를 내고 있었는데, 드디어 한 가정이 연락을 주신 것입니다. 어찌나 반가웠던 지요… 아무튼, 반가운 마음은 일단 뒤로하고, 한 시간 가량 그 보호자께 학교 프로그램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드렸습니다. 그 분이 너무 좋아하셨습니다. 그리고 대화 말미에 이렇게 질문하셨습니다. “그러면 목사님 수업료가 얼마인가요?” 아마도 수업 내용이 좋아서 비용을 내셔야 하는 것으로 알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보통 ‘달라스 장애인 토요학교’에 연락을 주시면 3번 놀랍니다. 첫째, 신문이나 달라스 여러 매체에 저희 학교 광고 내용을 본인이 빨리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고 둘째, 프로그램이 무료라는 것이고 셋째, 지역사회에서 봉사자들이 와서 자원봉사로 섬긴다는 것입니다.
필자에게는 자폐성 장애를 갖고 있는 자녀가 있습니다.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 경우에는 약간씩 다르기는 하지만, 어릴 적에 높은 곳에서 뛰어내린다 거나, 문을 여는 행동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교회, 식당, 또는 초대받은 집에 갈 때마다 냉장고 문부터 시작해서 부엌에 있는 모든 서랍과 찬장을 다 열어봐야 합니다. 한마디로 정신이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바깥을 데리고 나갈 수가 없게 되고 점점 집안에서 있어야 했습니다. 집 밖을 나가면 무조건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니 부모가 계속 좇아 다니는 것도 체력적인 한계가 있는지라, 직장이 있는 부모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힘든 시간들을 보내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발달장애자녀들이 갈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주말에 있다고 해도 정기적으로 프로그램이 참여를 하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비용이 필요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주말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주말이 없으면 학교에 가면 되니까, 부모 입장에서는 짧은 시간이나마 조금이라도 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자녀를 돌볼 수 있을 테니까요.
대부분의 ISD(학군)에는 발달 장애인들을 위한 특별 department가 있어서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각 자녀에 맞는 교육목표에 따라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교육을 받게 됩니다. 대부분의 수업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진행이 됩니다. 그러나 주말이 되면 집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다른 어떤 프로그램들을 찾아서 보내야 합니다. 그러려면 위에서 언급한 대로 여러가지 조건들과 상황들이 맞아야 합니다. 필자 같은 경우에는 토요일에도 사역과 일을 해야 했기에 자녀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서 난감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런 장애가정을 도울 수 있을까요? 여러가지 방법들이 있지만, 그런 장애자녀를 둔 가정들을 돕기 위해서 ‘EIS FAMILY’에서는 ‘달라스 장애인 토요학교’를 매 학기마다 열고 있습니다. 토요학교는 봄학기, 여름방학, 가을학기, 겨울방학 이렇게 4 텀으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수업료는 무료입니다. 이를 위해서 지역사회에 있는 유스와 청년들이 토요일마다 모여서 자원봉사자로 섬겨주고 있습니다.
토요학교 봉사자들의 이름은 “FRIENDS”입니다. 지난봄 학기 때에도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많은 봉사자들이 오셔서 토요일을 책임져 주셨습니다. 얼마나 귀한분들인지 모릅니다. 필자도 옆에서 땀을 흘리며 열심히 섬겨주시는 봉사자들을 보면서 ‘나 같으면 토요일에 집에서 쉬거나 다른 일을 할 텐데, 월급을 주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저렇게 열심히 할까?..”라는 생각이 종종 들었습니다. 그런데 한 봉사자가 저에게 해 준 말이 생각이 났습니다. 본인은 봉사를 올 때마다 장애인들이 선생님이라고 하면서 좋아해 주니 마음이 우쭐해 지셨다고 합니다. 한 번도 태어나서 그런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날 새벽예배에 기도하는데,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선생은 네가 아니라 그 장애인들이다.”, “네가 장애인들에게 배우라고 내가 널 보낸 거야…”
타인을 섬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섬김을 통해서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되고, 지식만을 가진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우리에게 성육신 하셔서 참 사랑을 몸으로 직접 보여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아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필자가 종종 장애인분들에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을 보면 제가 제일 나쁜 사람 같습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저의 죄와 여러분들의 죄를 저울에 달아 보신다고 하면 저의 죄가 더 무거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더 겸손해지라고 이 사역에 필자를 두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갑니다. 벌써 여름방학이 끝나고 이제 다음 주면 가을학기가 시작이 됩니다. 그것은 장애인 토요학교도 시작이 된다는 말이겠지요? 이번 가을학기에 함께 토요일에 모여서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들을 보낼 장애 가정들을 찾습니다. 집에 있기보다 꼭 나오셔서 자녀들이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발달을 경험하도록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자원 봉사자들이 많이 필요합니다. 한 달에 한 시간만 봉사를 할 수 있다 하더라도 괜찮습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이 귀한 사역에 동참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연락처: 972) 697-59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