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지난 9월 중순 콜로라도 Boulder에서 미국 장로교(PCUSA) 선교국 산하 ‘장로교 시니어 사역자 넷트웤’이 (Presbyterian Older Adult Ministry Network, 이하 POAMN) 주최한 ‘시니어 사역자 컨퍼런스’ 참가 후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 문화에서도 ‘노인’이라는 단어 대신 ‘시니어’ 혹은 ‘실버’라는 대체 단어를 쓰기를 좋아하듯이, 미국 사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시니어’라는 단어 대신 ‘고령자’로 번역할 수 있는 ‘Older Adults’라는 단어를 선호하고 있다. 그래서 POAMN이라는 단어가 ‘시니어 사역자 협회’ 정도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POAMN에서는 수 년 전부터 연례 행사로 ‘시니어 사역자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다.
시니어 사역을 섬기는 사역자들과 관련 전문가들을 강사로 청빙해 3박 4일 일정으로 워크샵과 강의를 진행하는 것이다. 비록 ‘미국장로교’(PCUSA) 교단 산하 기관에서 주최하지만, 강연자들과 참가자들은 초교파적이다. 시니어 사역에 도움이 될 강연자라면 또한 참가하길 원하는 분들이라면 주최측에서 폭넓게 초청하고 또한 접수하고 있다.
필자도 이번에 강사로 초대를 받아 ‘시니어 사역을 위한 종합 모델’ (A Comprehensive Model for Senior Ministries)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할 수 있었다.
POAMN 컨퍼런스의 장점은 시니어 사역에 필요한 주제 강의를 들을 수 있고 또한 전문가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POAMN의 이름처럼 ‘넷트웤’(Network)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3일 동안 총 14명의 강사가 분야별로 강연을 진행하였다. 대략적인 소개를 한다면 이렇다.
‘치매 환자의 영적 여정: 치매 질환의 세 가지 측면과 치매 환자를 어떻게 도울 것인가?’
‘신세대 노년층 베이비부머들 이해하기’
‘모든 세대가 함께 하는 교회 만들기’
‘시니어들의 영성을 함양시키는 영성 훈련 방법론’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영적 돌봄의 시간’
‘마지막 이사 노하우’
‘샌드위치 세대 이해하기’
‘마지막 여정 호스피스 이야기’
‘노년의 상실감 위로하기’
‘상처받은 마음 영성으로 치유하기’
‘조부모가 돌보는 손자녀들 사역’
영어로 된 강의 제목들을 번역하였기에 의미 전달에 한계가 있으리라 염려되지만, 전체적으로 정리를 해보자면 효과적인 시니어 사역을 위해 거론되어야 할 여러가지 주제들이 망라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전문 사역자들에게 필요한 사역 기술 뿐만 아니라, 시니어 당사자 그리고 시니어와 함께 사는 가족들이 알아야 할 주제들이라고 하겠다.
필자의 사역 경험을 비추어 볼 때, 이런 주제들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갖추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고 꼭 필요한 과정들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보건 교육을 통해 건강을 증진할 수 있고, 재정 교육을 통해 효과적인 재정 관리 노하우를 얻을 수 있듯이, 영육간에 강건하고 의미있는 웰에이징의 삶을 원한다면 시니어 라이프에 대한 지식을 갖추는 일이 지혜로운 선택이라고 하겠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 한인 교회들도 시니어 사역의 깊이와 넓이를 증대시킬 수 있는 연합 컨퍼런스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것은 또 하나의 연합 부흥회를 개최하자는 제의가 아니다.
신실하고 원숙하게 나이들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연약해지는 부모님의 존재를 더 깊이 이해하기를 소망하며, 또한 노년의 부모를 섬기는 자녀들의 어려움과 고충을 깊이 헤아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드리는 제안이다.
교회 성도들의 나이는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들을 이해하는 지식도 더 필요하고, 또한 젊은 세대들이 교회를 더 많이 찾도록 하기 위해선 시니어들의 새로운 각성과 배움도 필요하다. 한 마디로 모든 교회 구성원들이 나이들어감에 대한 공부 그리고 각 세대가 지닌 특성과 어려움을 서로 이해하게 될 때, 교회 전체가 새로운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번에 POAMN을 다녀오면서 더욱 그런 간절한 심정을 갖게 되었다.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들을 우리 한인들이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또한 미국 문화와 한국 문화라는 이질감을 극복해야 하는 숙제도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우리 한인들이 함께 모여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미주 한인 시니어 연합 컨퍼런스’를 준비하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다.
시니어를 섬기는 가운데 필요한 사역 지식 뿐만 아니라, 노화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의료 지식, 법률 지식, 그리고 재정 관리법, 또한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우러질 수 있고, 서로를 더 이해할 수 있는 문화 지식 등등 우리가 갖추고 경험해야 할 정보들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연합 컨퍼런스가 현실로 이루어지길 기도해주시길 요청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