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달 전 일입니다.
이가 아파서 치과를 찾게 되었는데, 교회 교우 중 한 분이 한 치과를 소개해 주셔서 그곳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저는치아 문제로 치과에 자주 가야 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아, 이제 또 크레딧카드로 꽤 많은 돈을 결제해야겠구나.”
그렇게 마음을 다잡으며 소개받은 치과를 찾아갔습니다.
‘리000’이라는 치과였는데 처음 가보는 곳이었습니다. 한국계 치과 의사분이셨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어디가, 어떻게 아프신가요?”라고 물으시기에 아픈 곳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 진료비가 많이 나온다면 어쩌지? 목회자라고 말하고 좀 깎아 달라고 해야 하나? 아니지, 목회자 체면이 있지. 낼 건 내고, 혹시라도 조금 깎아 주신다면 감사한 일이겠지.”
잠시 후 X-ray를 찍고 진찰을 하시더니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 감염이 되어서 그런 겁니다. 약을 처방해 드릴 테니 꼭 일주일 동안 규칙적으로 다 드셔야 합니다. 중간에 괜찮아졌다고 멈추시면 안 됩니다. 많은 분들이 중간에 괜찮다고 약을 복용하는 것을 중단하시는데, 그렇게 하면 다시 아프고 결국 뽑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네, 알겠습니다” 하고는 정말 저렴한 비용, 단 $50만 내고 치과를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고마운 마음이 드는 동시에 제 안에서는 “혹시 진단을 잘못한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의 소리가 들렸습니다. 꽤 아파서 아픈 쪽으로는 음식도 씹지 못했는데, 정말 약만 먹고 나을 수 있을까? 제가 지난 시간들 가운데 이가 아파본 경험으로는 신경치료를 하거나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의사 선생님 말씀대로 약을 꼬박꼬박 먹었더니, 놀랍게도 치통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맛있게 음식을 꼭꼭 씹어 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꼭 감사 인사를 드려야겠다는 마음에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이가 아파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고통은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을 정도로 힘듭니다. 게다가 치과 보험이 없으면 쉽게 치과를 찾는 것도 부담스럽고, 아프면 먼저 “치료비를 어떻게 감당하지?”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목회자로서 저는 많은 설교 시간에 이렇게 말해왔습니다.
“성도님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근심하지 마십시오. 강하고 담대하십시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장 좋은 길을 예비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정작 저는 이 아픈 것으로 인한 걱정과 근심 속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 연약한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면서 제 치명적인 약점, 급소를 보게 되었습니다.
야고보서 3:1-2
“내 형제들아 너희는 선생된 우리가 더 큰 심판을 받을 줄 알고 선생이 많이 되지 말라.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라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능히 온 몸도 굴레 씌우리라.”
야고보서 3:10-11
“한 입에서 찬송과 저주가 나오는도다 내 형제들아 이것이 마땅하지 아니하니라. 샘이 한 구멍으로 어찌 단 물과 쓴 물을 내겠느냐.”
목회자로서 한 말을 책임져야 하는데, 솔선수범, 언행일치가 되어야 하는데 설교할 때는 “먹고, 입고, 마시는 것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면 하나님께서 다 책임져 주십니다”라고 힘주어 말해왔습니다.
한마디로, 돈 걱정하지 말고 모든 것을 공급해 주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최선을 다해 긍정적인, 담대한 신앙생활을 하자고 설교해 놓고, 정작 제 자신은 “하나님, 왜 저만 이렇게 이가 약해서 치과에 자주 가게 하십니까?” 하며 불평했던 것입니다. 참으로 부끄럽고 연약한 주의 종의 초라한 고백입니다.
이러한 제 자신의 연약함을 바라보며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나는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었다면, 하나님의 불쌍히 여기심과 긍휼이 아니었다면 과연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오늘도 예수 십자가의 보혈을 의지하여 회개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합니다. 그리고 다시 다짐합니다.
언제든 어떠한 상황에 서던지 먼저 기뻐하고, 기도하고, 감사하는 삶을 살자.
하나님 감사합니다.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이 나의 아버지이심을 잊지 않게 하소서.
지식이나 머리로 아는 믿음이 아니라, 시험지의 답안이 아니라, 내 마음과 입술과 손끝과 발끝에서 고백 되는 예수님의 향기를 나타내게 하소서.
고린도전서 15:10
“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
힘들고 어려운 이민 사회에
아직도 우리 곁에는 고마운 이웃들이 있음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달라스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고맙고 감사합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