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에 애니메이션 영화를 관람했다. 요즘 미국과 한국에 큰 반향을 일으키는 영화《킹 오브 킹스(The King of Kings)》다. 장성호 감독이 시나리오와 제작을 맡았다. 그가 어느 매체에서 신앙 간증하는 것을 청취했다. 애니메이션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장 감독은 “미국 관객들 반응이 좋은 게 무엇보다 고무적이다. 미국인들 중 비신앙인들이 재미있게 보고 반응이 좋았다”고 했다. 이 영화는 기독교 콘텐츠로 할리우드에 진입한 영화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 영화의 시네마 스코어 평가는 에이 플러스(A+)라고 한다. 1979년부터 관객과 평론가를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에이 플러스(A+) 평가를 받은 작품은 128편에 불과하단다. 그중 한 편이《킹 오브 킹스》라는 게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이 영화의 캐스팅 디렉터인 제이미 토마슨은 디즈니에서 16년 동안 경력이 있는 감독이다. 그는 “인생에 한 번 쓸 카드를 이 영화에 쓰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장 감독은 “찰스 디킨스는 왜 예수님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거기에서 모티프를 얻어 시나리오와 연출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저작권 시효가 끝난 작품을 찾다 찰스 디킨스의 작품을 발견하고 영화 제작을 결정하게 되었단다. 일부에서는 신학적인 다른 관점과 이견이 있지만, 다른 이유를 떠나서 복음 메시지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주목한다. 본질과 비본질의 문제에서 다소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다만, 복음을 어떤 콘텐츠로 어떤 플렛폼에 제작할 것인가의 문제는 감독과 제작진의 몫이지만 이 모든 일의 주권은 하나님께 있음을 믿는다.
영화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플롯으로 2,000년 전으로 타임슬립(Time Slip)하는 구조다. 영화의 분량은 95분인데 그 분량에 예수님의 생애 중 무엇을 넣고 무엇을 뺄 것인지 고민하다 탄생부터 부활까지만 하기로 했단다. 감독은 영화의 모든 과정에서 하나의 통일된 내용이 사랑이라고 했다. 그는 영화를 통해 복음 전파와 전도가 목적이라고 말한다. 비기독교인 제작진들도 이 영화를 통해 많은 변화와 반응이 있었단다. 제작진 일부는 영화를 통해 복음을 받아들인 사람도 있었다고 하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이 영화가 완성되기까지 감독에게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있었다는 말이 마음에 잔잔한 울림으로 남았다. 회사가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해체될 위기에 있었다. 장 감독은 회사의 대주주로서 모든 권한을 내려놓고 작품을 완성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했다고 한다. 자기가 그 작품을 포기하면 세상에 나오지 못할 위기에 있는데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게 없었단다. 장 감독은 현실적인 이익을 포기하는 대신에 작품 저작권 권리만 선택했다. 이 영화가 탄생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간과할 수 없는 이유다. 이 작품을 향한 감독의 애정이 남다름을 알 수 있었다.
이 영화가 비기독교인들에게도 인기가 많다는 게 흥미롭다는 반응이었다. 북미 시장을 목표로 했는데 시기적으로 잘 맞았다는 것이다. 영화를 제작하고 준비한 기간이 무려 10년이었다. 팬데믹 때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 기간에 오히려 더 좋은 상황으로 인도하셨다. 북미 시장 흥행 전에 한국판 상영을 위해 캐스팅된 배우 중에 대부분 크리스천 배우들이 나레이션과 더빙을 맡았다.
감독의 신앙과 가치관을 보며 하나님께서 이 영화를 통해 일하실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 감독은 자신의 신앙적 가치와 신념으로 작품을 사랑하고 포기하지 않았다. 그 결과, 장 감독의 인내와 열정은 그를 배반하지 않았다. 감독이 그 선택의 순간에 들었던 생각이 있었단다. 하나님께서 나중에 “너 뭐하다 왔니?” 물으시면 최소한 “이 작품을 만들고 왔는데요.”라는 말을 할 것 같다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상업적인 성공보다 이 영화가 하나님 나라를 위해 유용하게 사용되길 바란다고 했다.
장 감독은 하나님께 기도할 때마다 그 순간에, 그 기간에 응답하지 않으시고 시간이 지난 후에 더 놀라운 상황으로 응답하시고 역사하셨다고 고백했다. 세상의 때를 다 벗겨내시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하신다고 했다. 자기는 금이 가고 깨어져 있어도 하나님께서 일하신다는 거였다. 모든 것의 주권이 하나님께 있다고 고백한 감독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감독은 영화 수익의 십일조를 출석하는 교회에 드린다고 했다. 자기 힘으로 된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전적으로 하셨기에 하나님의 것이라고 했다.
하나님께서 기독교 문화 콘텐츠가 열악한 이 시대에 왜 이 애니메이션 영화를 통해 일하실까. 하나님의 마음은 잃어버린 영혼들이 아버지 품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하나님의 관점으로 본다면 영혼들을 향하신 아버지의 눈물과 마음을 깨닫게 되지 않을까. 하나님께서는 다양한 영역에서 사역하는 사람들을 택하셔서 이 시대에 사명을 부여하시고 사용하신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사와 달란트에 기름 부으시고 순종하기를 원하신다. 하나님의 소명 앞에 순종하는 자들을 통해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리라 믿는다. 하나님의 마음과 꿈은 잃어버린 영혼들에 있다.
‘킹 오브 킹스’, 이 고백이 우리 모두의 고백이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