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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1월 1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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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 교수] 문화전쟁에 대처하는 자세

김종환 (J. Jonathan Kim) 교수 DBU 기독교교육학 교수

지난 3월 28일 플로리다 주지사 론 디샌터스(Ron DeSantis)는 Parental Rights in Education라는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교육에 대한 부모의 권리를 법으로 제정한 겁니다. 이것은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3학년까지는 교실에서 성적 지향(sexual orientation)이나 성정체성(gender identity)에 관해 가르치지 못하도록 하는 동성애 교육 금지법입니다.

반대자들은 이 동성애 교육금지법을 경멸하는 의미에서 “Don’t Say Gay” 법이라고 부릅니다. ‘동성애자’라는 말을 못하게 만드는 법이라는 의미입니다. 월트 디즈니사는 이 법을 인권침혜로 규정하고, “그 법안은 통과되지 않았어야 했고 법으로 제정되지 않았어야 했으며, 의회에 의해 폐지되거나 법원에 의해 폐지되기”를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기사는 지금 미국이 문화전쟁 중인 것을 말해줍니다. 이민자들은 과연 이 전쟁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생각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관심해야 합니까, 다수의 움직임을 따르는 수동적인 자세를 취해야 합니까, 아니면 찬성이든 반대든 능동적인 자세를 취해야 합니까?

무관심은 이민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닙니다. 주류사회의 문제라고 여기며 신경을 끄고 살 수도 있습니다. 피부에 와닿지 않는 문제이기 때문에 강건너 불구경하듯 하는 이민자가 실제로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민자녀들이 문화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다는 걸 생각하면 방관자가 될 수 없습니다. 자녀가 부모의 도덕관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날에는 무관심을 후회해도 소용없고, 몰랐다는 핑계도 자녀를 돌이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수동적인 자세도 거부해야 합니다. 과반수가 동의한다고 해서 진리가 비진리가 되고 비진리가 진리가 되지는 않습니다. 주류사회가 수용하기 때문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앞서가는 것이고, 보편적인 일이기 때문에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 세련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입니다. 남들보다 앞서가고 세련되다고 자신하는 사람들이 자녀를 망치고 가정을 망치는 것을 볼 때 민답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능동적인 자세입니다. 문화의 변화에 찬성한다면 비록 몸으로 동참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물심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자녀들에게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반대한다면 문제점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지적하고, 경계를 확실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찬성이든 반대이든 그 이유를 묻는 사람들에게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해 두어야 합니다.

문화전쟁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첫째, 교회에 가서 설교를 듣고 성경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변화 속에 묻혀 살다보면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혼란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믿어온 것에 대해 의심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지난 4천년 동안 수억의 사람들을 선도했고 더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아온 유대-기독교(Judeo-Christian)의 가르침이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을 평가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둘째, 비슷한 연령대의 자녀를 둔 이민자들과 정기적으로 대화하는 것입니다. 소그룹 모임을 통해 서로의 경험을 나누면서 문화전쟁의 성격과 내용을 좀더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서로의 생각을 들으면서 각자의 가치관을 정리하고 자세를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자녀를 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대비를 갖출 수 있습니다.

셋째, 문화전쟁에 포함된 모든 사안에 일일이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사람들로부터 호응받지 못하는 현상이 잠시 발생했다가 곧 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든 사안에 일일이 반응을 보이다가는 과민한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저급한 일에까지 반응을 보이다가는 같은 수준으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모든 사안에 즉답을 제시하려고 하기 보다는 주어진 일상에 최선을 다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지켜볼 필요도 있습니다.

넷째, 반응을 보일 때는 사랑의 동기로 하는 것입니다. 견해가 아무리 진리에 부합하는 것이라도 사랑의 동기가 아니면 듣는 사람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사랑의 동기가 너무 강하면 진실을 말하지 못하게 됩니다. 현재 저지르고 있는 잘못 때문에 친구가 해를 당할 것이 뻔한데, 그의 마음을 상하게 할까봐서 충고를 못하는 겁니다. 그것도 문제이지만 진실을 냉정하게 말함으로써 친구를 잃게 되는 수도 허다합니다. 옳은 말일수록 사랑의 동기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남을 불쌍히 여기며 용서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것입니다.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이민자들을 속상하게 할 수도 있고 이민자녀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이민가정에 불화와 파탄을 가져다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적대시하면 영영 그들을 바르게 이끌 수 없습니다. 오류 속에 있는 그들을 불쌍히 여기며, 그들로 인해 겪은 고통을 용서하고, 친절하게 대하다 보면 언젠가는 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디즈니사가 동성애 교육금지법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자 디샌터스 주지사는 디즈니월드의 자치권 종료를 고려해줄 것을 플로리다 입법부에 요청했습니다. 디즈니월드는 올란도 지역에서 지난 55년간 특혜 부여법에 따라 자치권을 누려왔고, 그로 인해 특정한 규정과 세금을 면제받았기 때문에 매년 수천만 불 씩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4월 20일 공화당이 주도하는 상원에서 주지사의 요청을 받아들였고 하원도 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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