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데연, ‘한국교회의 가족 종교화’ 보고서 발표

한국교회 안에서 신앙이 가족을 중심으로 전수되는 ‘가족 종교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부모의 신앙 수준이 자녀의 예배 출석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 자녀들도 부모와 함께한 신앙 경험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목데연·대표 지용근)는 13일 ‘한국교회의 가족 종교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만 19세 이상 기독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조사에 따르면, 부모의 신앙 수준이 높을수록 자녀의 주일예배 출석률이 높았다. 신앙 수준이 가장 낮은 부모(1단계)를 둔 자녀의 정기 출석률은 31%에 그친 반면, 신앙이 성숙한 부모(4단계)를 둔 경우엔 82%에 달했다.
자녀의 신앙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로는 ‘어머니’가 꼽혔다. 부모의 종교를 물었더니 어머니가 기독교인이라는 응답은 68%로, 아버지(53%)보다 높았다.
부모와 함께한 신앙 경험에 대해서는 응답자 80%가 ‘신앙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 중 70%는 ‘자연스럽게 신앙을 갖게 됐다’, 36%는 ‘신앙이 흔들릴 때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다만 가족 중심의 교회 문화가 일부 교인에게는 소외감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없이 혼자 신앙생활을 하는 교인 4명 중 1명(26%)이 ‘교회 내에서 소외감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소외를 느끼는 상황으로는 ‘가족 중심의 설교·행사'(33%), ‘가족 단위 참석자들을 볼 때'(40%)가 꼽혔다.
목데연 측은 “가족 종교화 현상을 신앙 전수의 기회로 삼되, 배제 없는 공동체가 되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양 목데연 부대표는 “부모가 자녀의 신앙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교회는 부모가 신앙 교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에 나서야 한다”며 “자녀와 함께 하는 말씀 묵상, 일상 속 신앙 훈련 등 실천적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삶을 나누는 신앙 소그룹 모임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패밀리 크리스천이 늘어날수록 가족주의가 과도해질 수 있다”며 “혈연 중심의 문화가 계속될 경우, 일부 교인들이 소외될 수 있다. 교회는 혈연이 아닌 신앙을 중심으로 한 포용적 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