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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4월 2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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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정치 참여 어디까지 …”올바른 방향 모색해야”

최근 일부 교회가 정치단체화 되거나 목회자가 직접 정치에 참여하면서 비판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교회가 올바른 정치 참여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랑제일교회 전광훈이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한 데 이어 일부 교계 인사들이 정치 집회를 주도하면서 교계 안팎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광훈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자유통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출마 의사를 공식화했다. 다시금 정치 행보에 나서겠단 뜻을 밝힌 것이다. 2019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피선거권이 박탈된 상태지만, 그는 다른 사건에서 무죄를 받았다며 “출마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집회에서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 나라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종교적 언어로 정치적 주장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 같이 일부 기독교인 사이에서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한 노골적 지지, 극단적 정치 구호가 잇따르면서 교회의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계 안팎에서는 “기독교인들의 그릇된 정치 참여 등이 신앙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일부 극단적인 기독교인의 편향된 이념 때문에 갈등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안타깝게도 기독교인들이 사회를 어지럽게 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성경이 강조하는 정의, 정직, 사랑보다는 특정 이념에 집착하는 오류를 범하며 교회가 세상의 소금이 아니라 세상이 소음이 돼가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형교회 목사는 “교회는 특정 정파에 휘둘려선 안 되며,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다른 신학자 역시 “교회가 정치에 참여할 수는 있지만, 교회를 정치 도구로 삼는 것은 명백히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한 정당 관계자는 “일부 인사들이 정치적으로 세력화해 기독교 전체를 대변하는 것처럼 나서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종교와 정치를 혼합하는 것은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키울 수 있다”고 했다.
교회의 정치 참여에 대한 국민 여론도 비판적이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78%가 목회자의 정치적 발언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고, 84%는 종교인의 정치 집회 참여를 반대했다. 특히 20·30대는 교회가 정치적으로 편향될 경우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봤다.
기독교인들의 인식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기독교인 80%가 ‘목회자와 교인들이 기독교를 표방하는 정당을 창당해 정치에 참여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교인들도 교회의 정치 세력화를 경계하고 있는 셈이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목회자들의 정치 참여나 정치 발언에 대해 대다수 국민들은 매우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일상생활과 사회 모든 영역에서 기독교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기독 시민의 참모습이다. 정치에 있어 교회들의 균형 있는 참여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교계에서는 교회가 더 이상 정치적으로 변질되지 말고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형성되고 있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우리 시대는 정치적 대립, 사회 갈등, 교단 간 분열까지 겹쳐 있다”며 “한국교회가 먼저 화해와 통합의 모델이 돼야 한다. 좌우로 치우치지 않고 흔들림 없는 믿음으로 나아가 교회가 사회의 분열을 치유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일 열린 부활절연합예배 직후 72개 교단장들은 특별담화문을 통해 “교회가 권력 지향 주의와 물질만능주의의 세속적 가치관을 따름으로 교회의 예언자적 사명을 소홀히 했음을 반성하며 참회한다”면서 “한국교회가 극한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고 있는 망국적 편가르기를 종식시키며, 국민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힘쓰겠다”고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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