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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1월 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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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목사] 믿음 안에서 웰에이징의 삶을 개척한 지미 카터 대통령

김재홍 목사
컬럼비아 신학대학원 D.Min.
웰에이징 미션 대표

지미 카터 대통령이 향년 100세를 일기로 지난 12월 29일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현직 재임 기간 중에는 이란 인질 사건과 고금리 정책 등으로 인해 국민들의 인기를 얻지 못했던 반면, 퇴임 이후에는 아프리카 분쟁 지역의 화해를 위해 헌신하며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는 등 가장 모범적이고 성공적인 퇴임 대통령으로 평가받아 왔었다. 특별히 서민들을 위한 주택 건립 봉사단체인 ‘해비타트’ (Habitat)를 섬기는 가운데 지난 2001년에는 한국 해비타트 봉사 현장에 등장해 한국 교계에 신선한 감동을 선사하였던 기억이 생생하다.
기독교적 웰에이징의 삶을 연구하는 필자로선 은퇴 후의 사역과 교회 봉사 그리고 저술 활동에 탁월한 업적을 선보인 지미 카터 대통령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은퇴를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나이가 들어갈수록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사랑을 받았던 그는 크리스천이 배우고 따라야 할 웰에이징의 모델과도 같은 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세월이 흐를수록 그의 명성과 업적들은 은퇴 생활자들의 귀감이 되었다. 또한 시편에서 약속하고 있는 웰에이징의 덕목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그는 늙어도 여전히 결실하며 진액이 풍족하고 빛이 청청하니(시92:14).
이렇듯 성공적인 후반부 인생을 살 수 있었던 카터 대통령의 비결은 어디에 있었을까? 어떤 마음과 생각을 갖고 있었기에 로널드 레이건에게 패하여 대통령 연임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존경받는 퇴임 대통령으로 일어설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한 대답은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시편 92편의 말씀을 통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여호와의 집에 심겼음이여 우리 하나님의 뜰 안에서 번성하리로다”(시 92:13). 카터 대통령의 성공적인 후반전 인생은 그가 하나님의 집에, 하나님의 뜰에 심긴 인생을 살았기에 얻은 열매라고 하겠다.
필자가 이렇게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이유는 카터 대통령의 신실한 믿음 생활을 보았기 때문이다. 거의 20년 전의 일인데 필자는 카터 대통령이 주일 학교 교사로 섬긴다는 조지아주 플레인스(Plains)에 위치한 마라나타 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아틀란타에서 차로 3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여서 주일 새벽에 차를 몰아 오전에 교회 앞에 도착하였다. 전직 대통령의 출입이 있는 예배여서 경호원들의 보안 검사가 있었다. 검사가 끝난 사람들은 교회 본당에 착석하고 예배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카터 대통령이 예배당에 입장하였다. 마치 여느 교회의 담임목사님처럼 아주 편안한 모습으로 들어와 소박한 강대상 앞에 서서 인사를 했다. 사람들은 박수로 환영하였고 카터 대통령은 특유의 환한 미소로 방문객들을 환영하였다. 그리고 성경 본문을 읽은 뒤 강연이 이어졌다. 사실 설교라고 말하는 것이 더 옳을 듯하다. 마라나타 교회가 침례교단에 속해 있는 것을 보면 카터 대통령이 이끄는 강연은 침례교단 특유의 주일 성경 공부(Sunday School) 특별히 성인을 위한 바이블 클래스 시간의 강사로 섬기는 것이었다.
우리는 그가 주일학교 교사로 섬긴다는 얘기를 들을 때 청소년 교사를 떠올렸는데 사실은 아이들이 아니라 성인들을 위한 Sunday School 인도자였던 것이다. 여하튼 1시간 정도의 강연을 듣는 내내 참석자들은 그의 신실한 메시지와 간증에 매료되었고 큰 감동을 받았다. 강연이 끝났을 때 참석자 모두는 하나님에 대한 카터 대통령의 사랑과 소망에 기립 박수를 보냈다. 미국 대통령으로 은퇴한 분이 우리들과 다를 바 없이, 자기 삶 가운데 역사하신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을 간증하는 말씀을 들으며 정말 큰 은혜를 받을 수 있었다.
카터 대통령이 성공적인 믿음의 웰에이징을 살아낼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에 대한 그의 신실한 믿음 때문이었다고 하겠다. “이는 여호와의 집에 심겼음이여 우리 하나님의 뜰 안에서 번성하리로다” (시92:13). 하나님의 집에 뿌리를 내리고 그의 뜰 안에서 번성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에 웰에이징의 삶을 살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놀라운 것은 카터 대통령의 후반전 축복은 시편 92편의 결론과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호와의 정직하심과 나의 바위 되심과 그에게는 불의가 없음이 선포되리로다” (시92:15). 카터 대통령의 삶은 그 결론 지점이 아주 뚜렷하다. 그는 그의 삶을 통해 하나님을 증거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봉사와 섬김을 통해 하나님께서 얼마나 신실하시고 견고하시며 선하신 분이신지를 증거하는 삶을 살아낸 것이다.
필자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다. 카터 대통령과 같이 성공적인 웰에이징의 삶을 살기 원한다면 우리 모두 근본적인 덕을 쌓아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에 깊이 들어가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또 묵상하는 가운데 진리의 길, 생명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생명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렇게 나이들어 간다면 세월이 갈수록 하나님을 증거하며 여전히 청청한 빛을 발하는 믿음의 웰에이징의 삶으로 성숙할 것이다. 100년의 일생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 카터 전대통령을 추모하며 그에게 감사의 박수를 전하고 싶다.

김재홍 목사(왼쪽)마라나타 교회를 방문해 故 지미 카터 전대통령(가운데)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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