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구원파 계열 교회에서 생활하던 여고생을 사망케 한 신도와 공범에게 경찰이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했다. 공범으로 지목된 합창단장은 한국 주요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구원파 기쁜소식선교회 설립자 박옥수의 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구속한 구원파교회 소속 그리시아스 합창단장 A(52·여)씨와 단원 B(41·여)씨의 죄명을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변경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은 올해 3월부터 지난달 15일까지 구원파 교회에서 생활하던 여고생 C(17)양을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앞서 C양과 함께 지내던 신도 D(55·여)씨의 학대로 C양이 숨진 것으로 보고 그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이어 D씨의 범행 경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합창단장인 A씨와 단원 B씨도 학대에 가담한 정황을 확인하고 지난달 25일 이들을 서울에서 체포했다.
경찰은 당초 이들에게 아동학대살해죄를 적용할지 검토했으나 살인의 고의성은 없다고 보고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앞서 구속 송치한 D씨와 마찬가지로 A씨와 B씨의 학대 행위로 인해 C양이 숨졌다고 봤다”며 “세 사람 모두 공범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D씨는 지난달 15일 오후 8시께 “C양이 밥을 먹던 중 의식을 잃었다”며 직접 119에 신고했고, C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시간 뒤 숨졌다.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온몸에 멍이 든 채 구원파 교회 내부 방에 쓰러져 있던 C양은 두 손목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결박된 흔적도 보였다.
피의자들은 모두 “C양의 자해 행위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기쁜소식선교회피해자모임은 3일 여고생 사망 사건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구원파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기소선 피해자 모임은 “학생이 집단 구타를 당해 목숨을 잃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했지만, 기쁜소식선교회는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고 사건을 은폐하려하고 있다”며 “범죄를 명확히 설명하고 책임을 인정하라. 합창단 해산과 교단 산하 대안학교 폐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