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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7월 6, 2024

[김종환 교수] 미국의 대표적인 연방 공휴일

김종환 교수 달라스 침례대학교 신학대학 부학장 겸 기독교교육학 교수 재임

보통 “포스 오브 줄라이(Fourth of July)”라고 부르는 7월 4일은 미국 독립기념일(Independence Day)입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이날은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날이 아니라 두번째 대륙의회(Second Continental Congress)가 독립선언문을 발표한 날입니다.
대륙의회가 필라델피아에서 미국의 독립을 실제로 결의한 날은 1776년 7월 2일입니다. 이날 신대륙의 13개 주(뉴햄프셔, 매사추세즈, 로드아일랜드, 커네티컷, 뉴욕, 뉴저지, 펜실베니아, 델라웨어, 매릴랜드,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그리고 조지아)는 더 이상 영국의 식민지가 아니라, 독립되고 자유로운 연합국가임을 선언했습니다.
당시 신문들도 7월 2일에 독립을 결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존 애덤스도 부인 아비가일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썼습니다: “1776년 7월 2일은 미국 역사상 가장 기념할 만한 날이 될 것이오. 후세들도 이날을 위대한 기념일로 삼을 것이라고 믿소. 지금부터 영원히 대륙의 끝에서 끝까지 행진, 공연, 게임, 운동, 축포, 종소리, 횃불, 그리고 조명으로 기념할 것이오.”
그리고 이틀 후인 7월 4일 대륙의회는 독립선언문을 인준했습니다. 독립선언문은 5인 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토마스 제퍼슨이 초안을 작성했습니다. 5인 중의 하나였던 제퍼슨은 4명의 위원들과 긴밀하게 상의하면서 1776년 6월 11일부터 28일까지 17일에 걸쳐 독립선언문을 완성했습니다. 7월 4일 대륙의회는 영국 왕 조지 3세(George III)가 노예를 수입한 것을 강력하게 비난하는 내용을 독립선언문에서 삭제한 후 채택하여 발표했습니다.
독립선언문은 모든 사람은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았으며, 정부는 국민의 동의로부터 권력을 얻는다는 철학적 가르침을 설명했습니다. 조지 3세의 폭정과 불의를 비난하며 불만 사항을 나열했습니다. 민중이 억압적인 정부를 전복하고 독립된 정부를 세울 권리를 선언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식민지들이 더 이상 영국의 권위에 종속되지 않는 자유롭고 독립된 국가임을 선포했습니다.
56명이 독립선언문에 서명했는데, 대부분 개신교 크리스천이었습니다. 그들 가운데 반 이상이 신학을 공부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목회자가 4명 있었고, 목회자의 아들들이 많았습니다.
1776년 7월 2일의 독립결의와 7월 4일 독립선언문 채택 후, 1783년 9월 3일에 파리조약 체결에 의해 미국의 독립이 공식적으로 승인되었고, 1784년 5월 12일에 조약이 발효되었습니다.
군부대에서는 정오에 “연방에 대한 경례”라고 하여 축포를 울리며 독립기념일을 축하합니다. 주(State)의 수에 맞추어 총을 쏩니다. 반면에 일반인들은 빨간색, 하얀색, 파란색의 복장과 장식으로 독립기념일을 축하합니다. 성조기를 내걸고 자유를 위해 싸워온 군인들을 생각합니다. 뒷뜰이나 동네길에서 이웃들과 함께 햄버거, 하도그, 또는 스테이크를 구워먹습니다. 시가행진이나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 노래가 연주되는 음악회 등에 참석합니다.
독립기념일에는 불꽃놀이가 필수요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원에 모여 화려한 불꽃놀이를 구경합니다.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는 1777년 7월 4일 필라델피아에서 공식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선박에서 13개의 식민지를 상징하는 13발의 축포를 울렸습니다. 펜실베니아 석간신문은 다음과 같은 기사를 냈습니다. “밤에는 공원에서 13개의 로켓으로 시작되고 마무리된 성대한 불꽃놀이가 도시를 아름답게 밝혔다.”
7월 4일 독립기념일은 미국의 대표적인 공휴일로서 여름방학의 한가운데 오기 때문에 관광지나 쇼핑센터들은 사람들로 붐빕니다. 놀이공원에 가서 인기있는 롤러코스터 하나 타려면 1-2시간은 기다려야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영화관 역시 사람으로 가득 차는데, 할리우드의 영화사들은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블록버스터들을 이 시기에 맞추어 개봉합니다. 이 시기에 개봉된 대표적인 영화로는 인디펜던스 데이(1996), 백 두 더 퓨쳐 (1985), 터미네이터 2(1991), 커밍 투 아메리카(1988), 멘 인 블랙(1997), 마마겟돈(1998), 아폴로 13(1995), 스파이더맨(2004, 2017, 2019) 등이 있습니다.
독립기념일마다 뉴욕 브르클린 코니아일랜드에서는 핫도그 먹기 대회가 열립니다. 미국의 핫도그 회사 네이쓴스 페이머스(Nathan’s Famous)가 주최하는 이 대회에는 매년 20명이 참가합니다. 참가자 20명은 과거 챔피언, 해당시즌 지역예선 우승자, 예선에서 우승하지 못했지만 평균점수가 가장 높은 두 명의 와일드카드 자격자, 그리고 MLE(Major League Eating)의 특별초청을 받은 사람으로 구성됩니다. 단상 위에 있는 긴 식탁에 서서 10분 동안 핫도그를 빵과 함께 가장 많이 먹은 참가자가 우승자가 됩니다.
관중은 가까이 서서 응원하고, 참가자마다 숫자를 세는 사람이 따로 있어 핫도그를 하나씩 먹을 때마다 번호판을 넘깁니다. 경기 도중 지저분하게 먹으면 노란 페널티 카드를 받고, 토하면 빨간 카드를 받고 실격되며, 종료 시점에 씹고 있던 핫도그를 삼키면 먹은 것으로 인정됩니다. 만일 무승부가 생기면 5개의 핫도그를 먼저 먹는 사람이 우승하게 됩니다. 남자부 우승자는 “보석 박힌” 노란 벨트를 받고, 여자부 우승자는 핑크색 벨트를 받습니다. 2023년 남자부 우승자는 62개를 먹은 조이 체스넛(Joey Chestnut), 여자부 우승자는 39개 반을 먹은 미키 수도(Miki Sudo)였습니다.
핫도그 먹기 대회는 1972년부터 격식을 갖춘 대회가 되었는데, 그 기원에 관한 설은 분분합니다. 그중 하나는 1916년 7월 4일 네명의 이민자가 가장 애국적인 사람을 가리기 위해 핫도그 먹기 시합을 했다는 것입니다.
2024년 7월 4일에는 독립선언문과 독립기념일에 스며있는 크리스천 정신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겨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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