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스캔들 잇따라 충격
달라스-포트워스 지역은 지금 연이은 목회자의 추락과 성적 비위 사건으로 교인들의 신뢰가 무너지며 ‘복음주의 메가처치’의 명성이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교회는 오히려 “회개의 계절”로 받아들이며 진실과 투명성을 통한 회복을 다짐하고 있다.

◆ 9월까지 이어진 ‘지도자 추락’… 교회 신뢰의 위기
미국에서 바이블 벨트라는 닉네임을 가지며 남부 복음주의의 심장부로 불리는 달라스-포트워스 지역(DFW)이 충격에 휩싸였다. 최근 몇 달 사이 9개 대형 교회의 목회자들이 도덕적 문제(주로 성적 비위)로 사임했으며, 그들이 이끌던 교회의 교인 수만 해도 7만 명이 넘는다.
사우스레이크(Southlake)의 대형 교회 게이트웨이 교회(Gateway Church)에서는 창립자이자 담임목사였던 로버트 모리스(Robert Morris)가 1980년대 12세 소녀를 반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6월 사임했다. 뒤이어 후계자로 지목됐던 그의 아들 제임스 모리스, 그리고 다른 부목사들도 잇달아 사퇴했다.
이후 또 다른 부목사인 켐탈 글래스고(Kemtal Glasgow) 역시 “도덕적 일탈”로 자리에서 물러나며 교회는 연이어 타격을 입었다.
북텍사스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초교파 메가처치 호프 펠로우십 교회(Hope Fellowship Church)의 창립 목사 존 맥킨지(John McKinzie)도 “성적 죄와 도덕적 실패(sexual sin and moral failure)”를 고백하며 9월 중순에 사임했다.
호프 펠로우십은 프리스코, 매키니, 프라스퍼 등지에 캠퍼스를 둔 지역 대표 메가처치로, 등록 성도 2만여 명에 달한다. 호프 펠로우십 교회는 또한 지난 1월 청소년 담당 목사 제리 닉슨(Jerry Nickerson)이 과거 미성년자와 부적절한 접촉을 인정해 해임된 바 있다.
◆ “교회가 피난처라더니”… 신앙의 회의와 분노
게이트웨이를 비롯한 지역 교회 교인들은 “상처받았다”, “배신감이 든다”며 교회를 떠날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교인은 “누굴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교회 리더들은 한편으로는 충격과 분노를 느끼며, 동시에 상처 입은 교인들을 위로하고 신뢰 회복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게이트웨이는 8월 초부터 40일간의 기도와 금식 기간을 선포하며 “모든 형태의 학대 피해자들을 위한 치유의 시간”을 갖고 있다.
현재는 미국의 저명한 복음주의 작가이자 목회자인 맥스 루캐이도(Max Lucado)가 임시 담임으로 교회를 이끌고 있다. 그는 예배에서 이렇게 기도했다.
“악한 자가 이들 중 누구도 떠나게 하지 않게 하소서. 이미 상처 입은 마음을 지켜주소서. 기억이 되살아나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내가 너와 함께한다’는 주의 음성을 들려주소서.”
◆ 사임과 구속 이어진 목회자들 … ‘도미노 추락’
이외에도 여름 동안 DFW 지역에서는 연이어 목회자들의 사임과 구속이 이어졌다.
•토니 에번스(Tony Evans) 목사는 자신이 설립한 오크클리프 바이블 펠로십(Oak Cliff Bible Fellowship)에서 “죄는 아니지만 의롭지 못한 판단을 했다”며 사임.
•스톤브라이어 커뮤니티 처치(Stonebriar Community Church)는 부목사를 ‘도덕적 문제’로 해임.
•노스 달라스 커뮤니티 바이블 펠로십(North Dallas Community Bible Fellowship)의 테렌 데임스(Terren Dames) 목사는 성매매 혐의로 구속.
•코이노니아 크리스천 처치(Koinonia Christian Church)의 로니 고인스(Ronnie Goines) 목사는 성폭행 혐의로 체포.
•레이크사이드 침례교회(Lakeside Baptist Church)의 청소년 담당 목사 루크 커닝햄(Luke Cunningham)은 아동 성폭행 혐의로 체포.
이 외에도 크로스타임버스 처치(Cross Timbers Church)의 담임목사 조시아 앤서니(Josiah Anthony)가 교인 및 직원들과의 “부적절한 관계”로 사임했다.
북텍사스를 기반으로 하는 신학자 롭 콜링스워스(Rob Collingsworth)는 “이 모든 일이 한 지역에서 거의 동시에 터졌다는 점이 기이하다”며 “그러나 어쩌면 하나님이 감춰진 죄를 드러내는 ‘의로운 폭로’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 “교회가 기업처럼 운영된다” … 제도 불신과 구조적 문제
짐 데니슨(Jim Denison) 전 파크시티스 침례교회 담임목사는 “달라스의 대형교회는 은행과 석유산업 중심의 도시 문화 속에서 ‘비즈니스형 교회’로 발전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기가 발생하면 재정위원회, 회계법인, 변호사 등 체계적 대응이 빠르지만, 동시에 ‘조직 보호’가 ‘회개와 진실’보다 우선되는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 “치유는 진실로부터 시작된다”
레이크사이드 교회의 말콤 야넬(Malcolm Yarnell) 부목사는 “진실이 드러나지 않으면 회복도 없다”며 “참된 목자는 자신의 생명을 걸고 양 떼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회는 사건 발생 직후 경찰에 신고하고, 교인들에게 사실을 투명하게 알렸다. 피해 여부가 없더라도 전문 상담사와 목회자를 배치해 청소년과 부모를 위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 ‘믿음의 위기’를 넘어
현재 달라스 지역 교회들은 ‘교회 불신’과 ‘신앙 회의’ 속에서도 치유와 개혁의 길을 모색 중이다.
한 목회자는 “이제 교인들은 목회자를 더 의심하지만, 그건 당연하다”며 “교회가 ‘유명세’가 아니라 ‘신실함’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회자 토비 슬라우(Toby Slough)는 “이 일들을 외면하지 않겠다. 우리는 함께 애도하고, 진리를 붙잡으며, 주의 사랑이 우리를 삼키지 못하게 기도할 것이다.”라고 호소했다.
TCN 편집국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