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총회장 이순창)가 명성교회를 차기 정기총회 장소로 선정한 것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한국교회의 치유와 화합을 위해 명성교회로 확정하고 더 이상의 재론은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는 지난 11일 총회창립100주년기념관에서 ‘제107-2차 총회 현안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통합 총회는 당초 오는 9월 열리는 제108회 총회 장소를 담임목사직 세습 문제로 논란을 일으킨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로 결정했다. 명성교회는 총회 장소 선정에 논란이 일자 장소사용 요청을 한 차례 고사했지만 총회가 재요청하자 지난달 결국 수용했다.
김의식 통합 총회 부총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왜 교단 내에 오랜 갈등과 아픔과 관계된 곳에서 총회를 개최하려 하느냐는 염려의 말을 들었다. 지난 104회 총회는 수습결의안을 통해 숙원 과제 해결을 위한 총의를 모은 바 있다. 사회법정에서도 해결의 마무리가 되는 결론이 내려진 바 있다”며 “이런 상황을 보며 총회 임원회의 결의로 유치 의사를 명성교회에 전달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명성교회 문제로 10년 동안 오래도록 갈등과 불편함이 있었다”며 “이제는 코로나 이후 시대를 맞이하면서 분열되고 투쟁하는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서 우리 교회가 치유되고 화해되어서 새로운 부흥의 불길을 일으켜야 한다”고 전했다.

교단 내외에서는 이번 장소 선정으로 인해 화합보다 갈등이 더욱 불거질 수 있다며 반대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통합 총회는 이번 총회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서로 용서하고 하나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대형교회가 많지 않다는 점, 노회들이 명성교회를 총회 장소로 생각하고 숙소 등 제반사항을 이미 상당부분 준비해온 점을 이유로 장소를 변경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보현 통합 총회 사무총장은 “총회 장소에 대한 준비는 108회기 총회를 준비하는 부총회장님의 의지이며 또 준비되는 프로그램에 따른 판단”이라며 “결정과정에 이렇게 많은 토론이 있었던 경우는 별로 없었지만 현실적으로 식사 장소라든지, 숙소문제를 해결하려면 서울과 지방을 통틀어서 사실 많은 곳들이 후보지로 거론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총회 전 전국 노회장을 통해 각 지교회의 의견을 청취하겠다면서도 “장소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재론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한편, 명성교회 측에서 장소 사용을 수락하며 통합 측에 특정 조건을 걸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통합 총회의 제108회 총회는 오는 9월 19일부터 3일간 진행된다. 교단의 현안을 논의하고, 정전협정과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한국에 복음을 전해준 나라의 교회 지도자들을 초청해 감사의 마음을 전할 계획이다. 전국 목사와 장로 등 1만여 명이 함께 모이는 영적 대각성 성회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