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성탄절을 앞두고 민주주의와 일상 회복을 염원하는 성탄메시지를 전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김종혁)은 16일 발표한 성탄메시지에서 “그 어느 때보다 더욱 평화를 사모하는 금년 한 해였다”며 “국제적으로는 러-우, 이-팔 전쟁이 계속되며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고, 국내적으로는 정치권의 치열한 대립으로 12·3 비상계엄과 12·14 대통령 탄핵안 결의를 지켜봐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정치에서 단순하게 현재 드러난 상황은 이미 오래 전부터 배태된 결과”라며 “서로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극한 대립은 결국 국민을 분열시키고, 극한 갈등을 유발해 모두를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라고 강조했다.
한교총은 또 “이제 국난을 수습하는 권한을 가진 이들은 법과 절차에 따라 현재의 불안 상황을 속히 수습하기 원한다”며 “우리가 사랑하는 조국, 자유 대한민국의 일상이 하루빨리 회복되도록 속도와 절제의 지도력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김종생)도 16일 성탄절 메시지를 통해 “정치적 큰 혼란과 갈등 속에 한 해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다”며 “수많은 희생으로 어렵게 쟁취한 민주주의가 느닷없는 비상계엄으로 한 순간에 위태로워지는 공포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약한 어린이 앞에 서면 우리는 탐욕으로 인해 잃어버린 본래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며 “어린이의 해맑은 웃음과 행복으로 성탄과 새해를 맞이하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각 교단 대표들도 성탄메시지를 통해 한국교회가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현실을 타개하기를 바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장 김종혁 목사는 “교회가 이 땅의 소망이 돼 국가 발전과 사회 화합에 기여하는 공동체로 거듭나기를 소망한다”면서 “나아가 북한과 전 세계에서 고난받는 이웃에게도 하나님의 평화가 임하길 기도하며, 모든 곳에 복음의 기쁜 소식이 퍼져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 김영걸 목사는 “지난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사태와 14일 국회 탄핵의결로 야기된 정치권의 문제는 우리 사회 전체에 불안과 갈등을 불러왔고, 경제, 외교 등 사회 전반에 걸쳐 큰 혼란을 가져왔다”면서 “우리 사랑과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의 정신으로 어서 속히 갈등과 불신이 치유되고, 참된 정의와 생명, 평화가 임하기를 함께 기도해야 하겠다”고 당부했다.
김정석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도 “아픔과 힘든 삶,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든 갈등과 불신 등 ‘어둠’의 상황이 있지만 예수님의 탄생은 여전히 기쁨과 희망의 소식”이라며 “그렇기에 교회는 희망의 빛을 증거하고 사람들이 희망으로 살아가도록 역할해야 한다. 극단적인 갈등과 다툼으로 불안해진 사회를 정화하는 치유자의 역할을 하자”고 권면했다.
어둠이 내려앉은 세상 속 성탄의 기쁨과 소망이 가득하길 바라는 소망도 전해졌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총회장 이규환 목사는 “오늘날 우리 사회는 어둡고 혼탁하며 수많은 갈등과 반목, 거짓과 모략이 가득하다”면서 “예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이 우리 사회의 빛과 소망이 돼야 한다. 하나님의 자녀로 어둠을 물리치고 혼탁한 세상을 밝게 빛내는 빛의 자녀들이 되길 축복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