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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4월 2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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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영 목사] 하나님 나라가 그렇게도 중요한가요?

안지영 목사(나눔교회 담임) 미드웨스턴 침례신학대학원 부교수

내가 처음 교회를 나갔을 때, 나는 죄인인 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배운 기독교의 가르침은,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이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시기 위해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셨고 사흘 만에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믿을 때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만약에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천국에 가지 못하고 지옥으로 떨어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나중에 죽어서 천국 문 앞에 섰을 때 결판이 난다는 거지요.
그런데 문제는 죽어서 천국에 갈 수 있다는 확신이 제대로 내 안에 자리잡지 못란다는 거였습니다. 어떤 때는 천국에 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는 것 같다가도 어떤 때는 그게 흔들려서 불안했으니까요. 하지만 그 확신은 잡힐 듯 잡히지 않더군요. 영적 체험을 해야 한다고 해서 그런 곳을 찾아다니고 했는데,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천국행 보장을 받는 길을 찾기 위해서 말입니다.
하지만, 성경을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보니, 예수님이 “회개하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라고 선포하신 것이 먼 미래에 우리가 갈 영적 차원의 나라를 말씀하신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우리가 죽으면 갈 곳이 주님이 계신 영적 차원의 하늘 나라 천국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선포하신 그 하나님 나라는 우리가 이 땅에 살고 있는 이 땅에도 존재하는 나라를 말한다는 거지요.
이 하나님 나라는 이미 구약 성경에서 여러 선지자들을 통해 하나님이 약속하셨던 나라였습니다. 인간의 반역으로 부패하고 썩어서 폐기 처분되어야 할 이 세상을 하나님은 포기하지 않으시고, 다시 새롭게 만드시기 위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오게 하셨다는 걸 알게 되었지요. 모두가 하나님을 버리고 자기 자신을 주인으로 삼아 사는데, 이제는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사는 새로운 나라를 만드시겠다는 선포를 예수님께서 하신 거지요.
이 하나님 나라를 위해 예수님은 자신을 따르는 제자들을 중심으로 교회를 계획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왕이 되셔서 다스리시는 주님의 나라를 전해야 하는 사명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이 세상을 다시 새롭게 세우시기 위해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셨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기쁜 소식을 선포하시고 하나님의 용서를 받기 위한 회개를 요구하셨습니다. 그 용서에는 차별이 없습니다. 회개는 자기 중심의 삶을 멈추고 하나님 중심의 삶으로 돌아서는 것을 말합니다. 그 자가 어떤 신분이나 인종이든 상관없이 이렇게 회개하는 자에게 하나님께서는 용서를 베푸시고 하나님 나라의 삶으로 초청하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 이 땅에 있으면서도 이미 하나님 나라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특권을 얻은 겁니다. 이게 가능하게 된 것이 바로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 때문입니다. 비록 하나님 나라의 삶이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그 삶의 영광은 이 땅의 다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다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나 중심에서 하나님 중심으로 돌아서는 회개의 길을 선택해서 움직일 때,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되어 옛 세상에 메이지 않고 새 세상을 살아내는 특권을 이 땅에서부터 누리게 된다는 복된 소식이 복음이라는 거지요.
나는 이렇게 ‘하나님 나라’가 창세기에서 시작하여 요한계시록에 이르기까지 가장 핵심이 되는 주제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죽어서 천국에 가서야 하나님의 통치 아래 있게 되어 비로소 영원한 안식과 평화를 누리게 된다는 것이 아니라, 현재 이 어두운 세상 속에서도 우리는 빛 되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천국의 안식과 평화를 누릴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아직 죄에 중독된 세상이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안식과 평화를 완벽하게 누리지는 못하지만,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 우리는 새롭게 변화된 이 세상에서 부활의 몸으로 온전한 삶을 살게 된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세우신 교회는 주님이 어떤 분인지 드러내는 예수님의 화신, 즉 예수님의 몸입니다. 예수님이 누구인지 알려면, 예수님의 제자 공동체를 보면 알 수 있도록 말입니다. 이 교회야 말로 예수님이 선포하셨고, 선포하신 나라의 삶을 살아가셨던 것을 그대로 실천하는 공동체입니다. 교회는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한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예수님의 제자 공동체”입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이 땅에서도 그대로 이루어질 수 있게 하는 통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울은 이 시대의 풍조를 본받지 말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하도록 하라고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바울이 그렇게 요구한 이유를 예수님의 말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기도를 이렇게 하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게 하시며,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 지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 기도에 나타나는 천국은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는 천국과 너무 차이가 납니다. 우리는 죽은 후에 이 땅을 떠나 하늘에 있는 천국에 무사히 도착하기를 바라는데, 그와는 반대로, 예수님은 하늘에 있는 천국이 이 땅에 나타나기를 기도하라고 가르치신 겁니다. 다시 말해서, 이 땅에 사는 삶이 천국 삶이 되기를 기도하라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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