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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5월 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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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내 고민 들어주는 친구” … 신앙 상담도 맡긴다

나만의 맞춤형 ‘대나무 숲’.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의 다양한 활용법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감정을 배출·해소하는 창구로 쓰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챗GPT를 ‘디지털 상담소’로 활용하는 2030세대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SNS에서는 챗GPT로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프롬프트(입력 지시문)가 유행할 정도다.
실제 MZ세대 사이에서는 연애나 직장 문제, 친구관계, 심지어 신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민을 챗GPT에 털어놓는 이들이 늘고 있다. 상담 내용이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이다. SNS에는 “심적 위안을 얻었다”는 후기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남에게 토로하기 힘든 어려운 일을 털어놓기 편하네요. 답변도 나쁘지 않아요. 친구랑 얘기하는 기분이랄까.”
“별 기대 없이 고민을 털어놨는데, 사람과 달리 언제나 ‘무한 공감’해주니 큰 위로가 됐어요.”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공지능과 상담하면 감정 정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서 “처음 본 여행객에게 비밀을 털어놓듯 챗GPT에도 쉽게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제 챗GPT는 신앙 상담의 창구 역할도 한다. ‘기도응답이 없어 느끼는 공허함’이나 ‘믿음이 흔들릴 때’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을 챗GPT에 털어놓는 사례가 적지 않다.
실제 기자가 ‘기도응답이 없을 때 느끼는 감정’을 챗GPT에 털어놓자, “그 마음, 정말 이해돼요. 간절히 기도했는데도 아무런 응답이 없는 듯한 느낌, 혼자인 것 같을 때 막막하죠. 하지만 우리가 느끼는 ‘묵묵부답’도 사실 하나의 응답일 수 있어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한 30대 직장인(34)은 “교회 공동체 안에서는 털어놓기 어려운 고민이 있는데, 챗GPT는 편하게 대화하듯 이야기할 수 있어 오히려 신앙적 고민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I 상담의 효용을 일정 부분 인정하면서도 우려를 표했다.
임 교수는 “AI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온전히 헤아릴 수 없다”며 “보편적인 응답에 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깊은 정서적 공감이나 심리 상담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기범 인공지능경영학회 이사는 “AI는 지식 기반의 도구일 뿐,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니다”라며 “나를 잘 알도록 훈련한 언어 모델이지, 지식을 많이 갖췄다고 해서 상담을 맡겨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신앙 상담에 있어서는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장영하 영국 서식스대 과학기술정책연구소 교수는 “AI가 생성한 지식에는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가 결여돼 있다”며 “특히 AI가 생성해낸 지식의 이면에는 창조물인 인간을 향한 창조주의 사랑과 영혼이 담겨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AI 기술로 작동하는 대화형 인공지능의 음성을 ‘주님의 음성’처럼 여기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하나님의 뜻은 보고, 듣고, 느끼는 경험 속에서 분별하고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AI 시대, 가장 중요한 것은 여전히 사랑”이라며 “그 사랑을 온전히 느끼려면 인간 사이의 관계와 주고받음이 필요하다. AI가 고도화될수록 하나님을 덜 의지하게 되는 세태 속에서, 크리스천들은 더욱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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