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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4월 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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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신드롬!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할까?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 결과, 목회자 85% “인공지능 설교자 출현 가능성 있다”

올바른 윤리적 기준 제공하는 교계의 역할 필요해

CHAT GPT

얼마 전 달라스 지역 A 한인교회에 출석하는 한 부부는 담임목사가 챗(chat)GPT로 작성한 설교문을 갖고 설교한다면 이를 용납할 수 있겠는가를 주제로 열띤 논쟁을 벌였다.
남편은 챗GPT에서 얻은 성경 해석이나 정보나 예제 등의 일부를 사용하는 것에 괜찮다는 입장을 보였고, 반면 아내는 목회자는 영성을 소유해야 하는데 영성이 없는 챗GPT가 작성한 설교문을 사용하는 것은 목사의 직무유기라는 말까지 하면서 쉽게 설교문을 작성할 수 있다면 묵상과 기도시간이 줄어들지 않겠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남편은 아내가 시대착오적 사고와 편협함을 지녔다며 답답해했고 아내는 남편이 영적 분별력이 없고 사명을 가볍게 여긴다며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면 안 된다고 질책했다고 한다. 이는 단지 챗GPT를 두고 벌인 이들 부부만의 찬반양론이 아니다.
최근 교계에서도 AI 목회자, 챗GPT 설교문 등의 관심이 대두되고 있다.
챗GPT는 오픈에이아이(Open AI)가 2022년 11월 30일 공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이다.
챗은 채팅의 줄임말이고 GPT는 ‘Generated Pre-trained Transformer’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사용자는 챗GPT 대화창에 텍스트를 입력하면 몇 시간이고 기계와 대화가 가능하고 영어가 기반이긴 하지만 한국어로도 답을 얻을 수 있다.
챗GPT는 공개 단 5일 만에 하루 이용자가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또한 출시된 지 2달 만에 3억 명이 넘게 가입했으며 1억 명 이상이 챗GPT를 사용해 전 세계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AI (Artificial Intelligence) concept. Communication network.

◈ 설교 준비에 챗GPT 사용해도 될까?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 이하 연구소)는 지난 4일 ‘챗GPT에 대한 목회자의 인식과 사용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소의 이번 조사 결과는 인간의 생각까지 대체할 수 있어 보이는 고도화된 기술의 인공지능에 대한 향후 교회 대처 및 활용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챗GPT는 명령어에 따라 입력된 방대한 자료를 기반으로 문장을 작성하는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설교 준비를 위해 자료 찾을 일이 많은 목회자 사이에서도 관심이 뜨겁다고 연구소 측은 전했다.
연구소는 이번 조사에서 목회자 절반 정도가 챗GPT를 사용해 본 경험 있는 것과 10명 중 8명은 앞으로 설교 준비에 챗GPT가 사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한 결과로 봤다.
그러면서 인공지능을 설교 준비에 활용하는 윤리적 적절성 문제는 찬반이 첨예하게 갈려 앞으로도 논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 내 개신교 담임목사 및 부목사 6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목회자에게 챗GPT를 직접 사용한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사용 경험자는 47%로 나타났다. 또 챗GPT를 사용하는 목회자의 사용 빈도를 묻는 질문에는 한 달에 ‘1~2회’ 사용이 30%로 가장 높았으며 ‘10회 이상’도 27%로 나타나 전체 평균은 6.5회였다.
챗GPT를 사용해 본 목회자의 만족도는 ‘만족’ 52%로 ‘불만족’ 15%보다 3배 이상 높게 나타났고 챗GPT 결과에 대한 신뢰도는 무려 81%가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목회나 설교를 위해 챗GPT 사용해 본 경험에 대해 물었을 때 42%가 사용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연구소는 “이를 전체 목회자 기준으로 환산하면 목회나 설교를 위해 챗GPT 사용 경험자는 20%로 5명 중 1명꼴”이라고 분석했다.
목회에 챗GPT 사용 분야로는 ‘설교 또는 강의 준비를 위한 자료 획득’이 87%, ‘설교문 작성’이 29%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이는 응답자의 92%에 달해 챗GPT의 목회 사용 분야의 대부분이 ‘설교 준비’에 집중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챗GPT를 설교 준비에 사용했다는 응답자 중 60%는 ‘설교 주제와 개요를 위한 아이디어 창출에 도움이 됐다’를 꼽아 제일 많았고 ‘설교에 필요한 배경지식을 쌓는 데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45%였다.
설교 준비에 챗GPT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회중과 공유했냐는 질문에 응답자 3명 중 1명은(33%) ‘공유했다’고 답했다.
설교 준비에 챗GPT를 사용하는 것이 윤리적인지 묻는 질문에 목회자들은 ‘적절하다’ 34%, ‘부적절하다’ 33%, ‘모르겠다’ 33%로 의견이 1/3 정도씩 갈렸다.

이에 연구소는 “현재 목회자들이 어느 한쪽으로 의견이 집중되지 않고 혼란스러운 상태임을 알 수 있다”고 해석했다.
챗GPT를 사용이 윤리적인지에 대한 답변이 1/3씩 갈린 가운데서도 작성한 설교문이 표절인지에 대한 질문에 ‘일부만 사용한다면 표절이 아니다‘라는 의견이 58%로 가장 높았고 ‘전체를 사용해도 표절이 아니다’ 의견은 5%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60%가 넘는 목회자가 챗GPT의 설교문에 대해 표절로 보지 않았다.
설교문 작성에 챗GPT를 사용한다면 교인들은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해 물었을 때 54%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응답했지만 앞으로 교회가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 전체 목회자의 56%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앞으로 인공지능(AI)을 설교 준비에 활용하는 것에 대해 ‘제한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견이 75%로 가장 높았고 ‘필수적인 도구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19%로 나왔다.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이 교회에서 활용될 때 어떤 문제가 발생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51%가 ‘개인적인 묵상과 연구가 줄어듦’이라고 답해 가장 높았고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 부족’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2%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미래에 좋은 내용으로 설교를 창작해 좋은 음성으로 설교하는 인공지능 설교자의 출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목회자의 85%가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해 주목을 받았다.

◈ 챗GPT 인공지능 목사, 가능할까?
최근 『챗GPT 목사님, 안녕하세요』(뜰힘)란 흥미로운 제목의 책이 출판돼 눈길을 끌었다.
이 책은 아신대학교(총장 정홍열) 교수 5명(김규섭, 김학봉, 이수인, 유지윤, 전희준)이 출간한 책이다.
『챗GPT 목사님, 안녕하세요』의 저자인 5명의 교수들은 지난 14일 아신대 채플실에서 포럼을 개최하고 챗GPT와 신앙에 대해 논했다.
기독일보에 따르면 이날 포럼에서 아신대학교 조직신한 김학봉 교수는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을 ‘G 목사’로 의인화해 “G 목사는 체계적이고 풍부한 신학적 지식을 갖췄다. 새신자들의 고민과 질문에 적절한 답변을 제공해 주고 성경 공부와 교리교육을 담당할 수 있으며 신학의 역사와 내용 면에 있어서는 인간 신학자와 사역자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만일 우리가 원하고 추구하는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하나님에 대한 선험적 추론이나 명제적 정보라면 교회는 G 목사를 통해 많은 유익을 얻게 될 것이지만 우리가 원하고 추구하는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하나님에 대한 만남, 참여, 교제로부터 주어지는 인격적 지식이라면 목사는 이러한 종류의 지식을 제공할 수 없다”고 했다.
G 목사의 지식은 인공지능 데이터베이스의 자료를 요약하고 정리해서 제공하는 하나님이라는 대상에 대한 명제적 정보에 불과하기 때문에 G 목사는 성도들에게 하나님에 대한 인격적 지식을 말해 줄 수 없고 단순히 하나님에 대한 정보만을 제공할 뿐”이라는 것.
지난 11일 열린 챗GPT의 목회적 도전’이란 주제의 세미나에서 국제미래학회 회장이자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안종배 교수는 목회와 선교, 신앙생활 가운데 챗GPT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지만 오용을 주의해야 하며 챗GPT가 주는 내용을 참조하되 말씀 묵상과 기도,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누는 영적 시간을 더 많이 가지도록 노력해야 함을 강조했다.
과학기술의 발전을 두려워하거나 배척한다고 멈출 수 없다는 안 교수는 챗GPT에 대한 교단 차원의 윤리 가이드라인을 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동시에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올바른 윤리적 기준을 제공하는 교계의 역할이 필요하다.

김진영 기자 © T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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