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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4월 2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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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목사] 지상의 별

김진호 목사
달라스 장애인학교(EIS ACADEMY)교장
빛내리교회장애인사역(GL Ministry)담당 사역자

오늘은 구독자들에게 ‘지상의 별처럼’ 이란 영화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샨’이라는 한 소년이 있습니다. 이 소년은 학교와 동네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동네 문제아입니다.
그는 국어시간에 38 쪽 4 문단 3 번째 줄을 읽어보라고 하면 글자가 춤춘다는 엉뚱한 말을 하기도 하고 수학시간엔 3×9 가 3이라는 터무니없는 답변만 늘어놓습니다. 시험에서는 매번 0점을 맞고, 결국 낙제도 하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수업시간에는 항상 집중을 하지도 못하며, 여기에 한술 더 떠 황당한 말로 수업 분위기를 흐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부모님에게 낙제한 성적표를 보여드리고 사인을 받아야 하는데, 그것이 두려워 학교를 땡땡이치고 하루 종일 혼자 밖에 돌아다니는 일까지 일어납니다.
학교에서 항상 1 등을 하는 형과는 달리, 공부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말썽만 피우는 이샨에 대해서 교사들과 부모님은 그가 멍청하고 게을러서 공부를 안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가 왜 그런지 이해하기보다는 더 윽박지르고 점점 구석으로 그를 내몰게 됩니다.
결국 그의 부모는 엄한 시스템을 갖고 있는 아이들을 길들이는 기숙학교에 이샨을 보냅니다. 그곳은 정해진 답을 말해야 하고, 그 답을 하지 못하면 매도 맞기도 하는 곳입니다. 그렇게 기숙학교에서 이샨은 점차 웃음을 잃어가고 주눅이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점점 어두워져 갑니다. 자신 스스로를 세상으로부터 가두기 시작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답답해서 터질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먹구름 안에 은빛선이 있는 것처럼, 이런 절망 속에서 임시 미술교사로 부임한 ‘니브 선생님’은 지금까지의 다른 선생님들과는 달리 그를 윽박지르지 않고, 이샨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진단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샨이 지금까지 썼던 시험지, 노트 등 그와 관련된 자료들을 직접 모두 꺼내 읽어보고 그가 어떤 어려움을 가지고 있었는지 검사합니다. 그리고 결국 아이의 문제가 게을러서가 아니라, 난독증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아내게 됩니다.
그러나 부모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학교 교장선생님은 특수학교로 빨리 보내자며 오히려 잘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니브 선생님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교장선생님에게 기회를 달라고 합니다.
자, 이제 니브 선생님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는 먼저 이샨에게 자신의 실제 경험을 들려주며 먼저 아이에게 다가가 아이와 소통을 시도합니다. 자신도 그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하며 그의 마음을 엽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여러 가지 학습 방법과 도구를 사용하여 아이의 난독증을 해결하려 열심히 노력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발견 못한 아이의 숨겨진 그림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결국 아무 쓸모없는 것처럼 보였던 이샨이 얼마나 소중한 ‘지상의 별’이었는지를 보여줍니다.
결국 이샨의 그림은 학교 졸업앨범의 표지를 장식하게 되고 부모는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니브 선생님에게 감사해합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던 이샨은 니브 선생님에게 달려와 안기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저희 ‘EIS 달라스 장애인 학교’에 자원봉사 오시는 분들에게 오리엔테이션을 할 때에 ‘칼도 좋아야 하지만, 좋은 칼일수록 칼집이 좋아야 한다.’고 꼭 말씀을 드립니다. 칼이 아무리 날카롭게 잘 벼려져 있다 할지라도, 만약, 그 칼이 칼집에 들어 있지 않으면 자신은 물론 이거니와 다른 사람도 벨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칼은 다른 말로 하면 능력(Ability)이고 칼집은 태도, 인격(Availibility)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능력보다는 태도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봉사를 한다는 것은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으로 장애인들을 돕는 일이 될 수 있지만, 어떤 재능이나 능력이 없어도 장애인들과 함께 좋은 친구가 되려고 하는 ‘태도’가 더 중요합니다.
영화의 니브 선생님처럼 아무도 이해하려 하지 않을 때, 먼저 다가와 열심히 들어주고 기분을 이해해 주고 상대를 공감하고 인정해 주는 태도를 통해 한 사람이 회복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호기심 반 좋은 마음 반으로 장애인 봉사를 시작했던 한 분이 최근에 자신이 1 년간 함께 돕던 장애인에게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지나가다가 들었습니다. “내 새끼…“
얼마나 제 마음이 울컥하던지요. 그 장애인이 그 선생님 때문에 교회에 오는 것이 너무나 기다려진다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아침에 차에서 내리자마자 가방을 메고 “야호~”라고 소리치며 학교 입구를 향해서 달려오는 장애인 학생을 봅니다. 왜냐하면 그날은 그 사람이 좋아하는 봉사자 선생님이 오시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자기는 그 선생님이 너무 좋다고 합니다. 이 봉사자 선생님들은 어떤 특별한 능력이 있으신 분들이 아닙니다. 그저 좋은 칼집을 갖으려 애쓰시는 분들이십니다. 우리 주위의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의 어떤 능력보다는 그들에게 마음을 열어 이해해 주려 애쓰고 먼저 건네는 따뜻한 눈빛을 통해 행복해합니다.
달라스도 니브 선생님 같은 장애인들의 좋은 친구들이 많이 있는 따뜻한 커뮤니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내가 먼저 손 내밀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용서하지 못한 분들이 계시다면 니브 선생님처럼 용기를 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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