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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4월 2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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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희 교수] “또 다른 예수 영화를 꿈꾸며”

전창희 교수
UT 알링턴 영상학과 교수

예수의 신앙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장 축복 되고 감사한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크리스마스 캐롤과 선물, 그리고 휘황찬란한 불빛들에 세상은 들떠 있지만, 신앙인들은 크리스마스의 본질인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희생을 더욱더 기억하는 계절입니다.

텔레비전을 틀면 예수에 대한 영화나 방송물이 자주 보이기도 합니다. 제가 어린 시절에는 한국 방송에서 이맘때면 항상 “나사렛 예수 (Jesus of Nazareth)” 라는 1977년도에 만들어진 TV 드라마 시리즈를 방영하곤 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마리아역을 연기했던 올리비아 핫세 (Olivia Hussey)라는 여배우가 청순한 이미지로 많은 청년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예수의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보았던 어린 시절의 제 모습이 기억이 납니다.

또 다른 예수에 관한 유명한 영화로 뮤지컬이라는 독특한 장르를 이용해 1973년도에 만들어진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Jesus Christ Superstar)” 라는 작품도 있습니다. 록음악에 바탕을 두고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 일주일 전에서 십자가 처형까지 다룬 이 작품은 특히 젊은 층에게 예수에 대해 알리는데 많은 기여를 하였습니다. 브로드웨이와 각종 연극 무대에서 지금도 자주 공연되는 작품으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들 기억에 남아있는 예수에 관한 영화들 중에 복음 전파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작품은 “예수 영화 (The Jesus Film)” 입니다. 1979년 대학생 선교회 (CCC) 의 창립자인 빌 브라이트 (Bill Bright)는 기독교 선교 영화의 비전을 품고 지저스 필름 프로젝트 (Jesus Film Project)를 시작하여 많은 사람들의 후원을 통해 이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글을 모르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예수의 복음을 전하고자 만든 이 작품은 워너 브라더스 (Warner Bros.)를 통해 극장에서 배급된 이후에 1981년에 필리핀의 타갈로그 (Tagalog) 언어로 번역된 이후 2000번째 언어로 버마 (미얀마)의 한 종족 언어인 조 (Zo)로 번역되기 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5억명이 보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30여년의 세월동안 수 많은 사람들을 예수에게 인도한 효과적인 미디어 선교 도구로서의 역할을 감당한 것입니다. 지금도 많은 선교지에서는 복음 전도의 중요한 수단으로 이 영화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10여년전 대학생들 10여명을 데리고 파라과이의 원주민 마을로 여름 단기 선교를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산 중턱에 위치한 이 마을은 원주민들이 움막을 지어 살아가는 작은 부락이었습니다. 하늘의 별을 보고 잠을 자고, 흐르는 강물에서 몸을 씻어야 하는 어렵고 힘든 환경이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 선교팀은 정말 축복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중에서도 잊을 수 없는 것은 밤마다 함께한 “예수 영화” 상영회 였습니다. 비포장 도로를 지나 산 중턱에 가기 위해 저는 오래된 군용 트럭을 빌려 학생들을 태우고 마을에 갔는데요. 그 트럭의 배터리에서 전기를 끌어오고 부락 중간의 공터에 하얀 천으로 간이 스크린을 만들어서 밤마다 그들의 언어로 번역된 “예수 영화”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들에게는 태어나서 처음보는 영화였습니다. 제가 수도 없이 많은 극장에 가서 영화를 상영하고 관객들과 대화도 많이 해 보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관객들과 그들의 반응을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매번 상영회가 끝날 때마다 많은 원주민들이 예수를 믿고 고백하였습니다. 그들의 변화되는 모습을 보며 함께한 대학생 선교팀들이 오히려 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영화를 통해 역사하시는 성령의 놀라운 은혜를 체험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언어가 달라 우리가 직접 그들과 소통을 할 순 없었지만, 만국의 공통어인 영상과 그들의 말로 번역된 예수 영화를 통해 복음이 전파된 것입니다.

또 다른 예수 영화를 소망합니다. 1970년에 만들어진 예수에 관한 영화들을 제외하고 오랜 시간 세상속에 복음의 진리를 알린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지지 못했습니다. 사실적인 묘사로 예수의 고난을 알려준 2004년도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The Passion of the Christ)” 정도를 제외하고는 사실 기억에 남는 작품도 얼마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독교와 복음은 많은 영화속에서 비난과 지탄의 대상으로 묘사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왜곡된 예수의 인생과 모습을 보여준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 (The Last Temptation of Christ)” 같은 작품이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미국 영화의 거장으로 꼽히는 마틴 스콜세지 (Martin Scorsese) 감독의 1988년 작품인 이 영화는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를 철저히 인간적인 부분의 고뇌에만 초점을 맞추어 많은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2022년의 성탄에 우리가 볼 수 있는 진실된 예수 영화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또 다른 진실된 예수 영화를 꿈꾸어 봅니다. 1979년에 만들어진 “예수 영화” 처럼 성경에 기반을 두고 신실한 믿음과 기도로 만들어지는 미래의 예수 영화를 소망합니다. 2023년의 성탄에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그 영화를 보며 예수님의 희생과 구원에 다시 한번 감격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 영화를 통해 진리이신 예수님이 전파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구원의 기쁨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합니다.

그것이 이 성탄의 계절에 영상 미디어를 만드는 제가 꿈꾸는 사명입니다. 진정한 예수의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관객이 늘어난다면 새로운 예수 영화 프로젝트가 시작되리라 믿습니다. 악마는 미디어를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그 악마를 예수님은 넉넉히 이기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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