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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11월 24, 2024

[전창희 교수] “미디어 바로 보기 2: 누가? 왜?”

전창희 교수
UT 알링턴 영상학과 교수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면서 성경의 각 구절들을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언젠가 주일 설교 시간에 목사님을 통해 성경을 제대로 읽는 방법에 대해 들었던 이야기 입니다. 우리 각자가 좋아하는 성경 구절이 있고, 이를 암송하며 많은 은혜를 받지만 하나님의 뜻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그 구절이 나오기까지 전체적인 맥락을 잘 살펴보는 것이 보다 깊게 말씀을 묵상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 그 내용을 기술한 사람은 누구이며 어떤 상황에서 무슨 목적으로 말씀을 기록했는지를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미디어를 잘 분별하여 크리스천의 시각으로 보기 위해서도 동일한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영상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은 다양한 영상 언어를 이용하여 특정한 메시지를 주기 위해 본인의 의도대로 창작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가끔씩 극장에 가서 영화를 봅니다. 예전에는 주로 헐리우드 (Hollywood) 영화들이 전 세계 시장을 이끌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여러가지 요인을 분석해 볼 수 있겠지만 헐리우드 영화 제작비의 규모, 철저하게 산업화된 헐리우드의 제작 시스템, 그리고 그들이 양산해낸 다양한 배우들의 스타 파워가 중요한 이유가 될 것입니다.

영화에는 예술이라는 측면과 산업이라는 측면이 함께 공존합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1940년대 헐리우드 영화의 황금 시대(Golden Age)를 거치면서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철저하게 분업화된 제작 시스템을 만들어 냈습니다. 헐리우드 꿈의 공장 (Dream Factory) 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철저하게 산업화되었습니다. 이 시스템에 따라 그 당시에는 각 메이저 영화사에서 1년에 52편 정도를 제작할 정도였습니다. 다시 말해 매주 새로운 영화 한 편이 각 영화사를 통해서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전통에 따라 그들의 영화 제작 이유는 간단합니다. “얼마나 많은 돈을 벌 수 있는가” 입니다.

철저하게 상업적 이윤 추구의 바탕에서 이루어지는 헐리우드 제작 방식은 그야말로 치밀하게 계산적입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메이저 영화사의 프로듀서 책상에 가면 산더미처럼 시나리오가 쌓여 있습니다. 제작할 시나리오를 선정하는 방식은 조금 과장하자면 마치 수학 방정식 문제 풀이 와도 같습니다. 시나리오 초반 10페이지 안에 누군가는 죽어야 합니다. 요즘은 한 명만 죽어서도 안 됩니다. 20페이지를 넘어가기 전에 건물이 하나 통째로 폭파되거나 이에 비견하는 엄청난 액션 장면이 나와야 합니다. 곧 이어서 조금은 선정적인 장면들도 나와야 하고요. 이런 공식으로 영화의 스토리가 짜여야 관객들이 영화 보는 두시간 내내 딴 생각 못하고 정신없이 영화에 빠져들게 되고 그래야 보다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되니까요. 이를 위해서 과학적으로 그 영화의 주요 소비층 (Target Audience)을 분석하고 그들이 무엇에 열광할지 조사합니다. 그래서 헐리우드 영화를 보는 것을 두시간 동안 즐기는 롤러 코스터 라이딩 (Roller Coaster Riding) 이라고 합니다.

헐리우드 영화 제작에서 볼 수 있듯이 “누가” 만들었고 “왜” 창작 했는가를 생각해 보면 만들어진 영상의 내용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분석적으로 볼 수 있게 됩니다. 얼마전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있었을 때,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로 온 세상이 혼돈스러웠을 때 수많은 영상들이 세상에 나왔고 가짜 뉴스와 정보들이 홍수처럼 쏟아졌습니다. 그 속에서 많은 사람들도 혼란을 겪었습니다. 이런 때 일수록 우리가 소비하는 영상 매체에 “누가” 그리고 “왜”라는 질문을 던져 보아야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미국의 폭스 뉴스 (Fox News) 채널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이 시기 동안 폭스가 만든 뉴스와 함께 씨앤앤 (CNN) 뉴스를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서로 상반된 시각을 가진 두 채널의 뉴스를 비교해 보면 조금은 진짜 “사실”이 무엇인지 분석해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관객들이 극장에서 볼 영화를 선택하는데 가장 큰 두가지 요인은 “누가 출연하는가” 와 “어떤 장르의 영화인가” 라고 합니다. 아마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많은 경우 이렇게 영화를 선택하시겠지요. 저도 그럴 때가 많습니다. 공포 영화는 두 손으로 얼굴을 반쯤 가리고 봐야 하기에 별로 선택하지 않거든요. 제 아내처럼 아름다운 여주인공이 나오는 사랑 이야기라면 아마 저도 그 영화를 선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이 문장을 꼭 제 아내가 읽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런데 가끔은 이렇게 신중을 기해 선택한 영화들을 보고도 실망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괜히 비싸게 싼 극장 표가 아까와 지기도 하고요. 그래서 권고해 드립니다. 영화를 만든 감독을 보고 선택해 보십시오. 이렇게 “누가” 만들었는가를 보고, 그리고 내가 인정하는 그 감독이 (혹은 제작사)가 “왜” 만들었을가를 생각해 보신다면 보다 후회 없는 선택을 하실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제가 가장 사랑하는 미디어를 하나 소개 하고 오늘의 칼럼을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영상 미디어는 아닌데요. “누가”: 우리를 죽기까지 사랑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왜”: 죄로 인해 죽을 수밖에 없었던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이렇게 만들어진 최고의 가치 있는 미디어, 바로 성경입니다. 컴퓨터나 핸드폰 화면의 유튜브 아이콘을 클릭하고자 하는 손을 잠시 멈추시고, 그 손으로 성경책을 열어 보십시오. 거기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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