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전직 목회자들이 목회 사역을 중단한 가장 큰 이유로 ‘소명의 변화’를 꼽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라이프웨이리서치(Lifeway Research)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사역을 중단한 목회자 7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0%가 ‘소명의 변화’를 사임 사유로 들었다. 그 뒤를 이어 ‘교회 내 갈등’(18%)과 ‘번아웃’(16%)이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으며, ‘가족 문제’와 ‘재정적 어려움’도 각각 10%를 차지했다.
조사는 2025년 5월부터 7월까지 두 달간 진행됐으며, 대상자는 오순절교단, 나사렛교회, 웨슬리안교회, 남침례교회 등 4개 주요 개신교단 출신 전직 목회자들이었다.
사역을 중단한 배경에는 교회 내 갈등이 깊게 자리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87%는 마지막 사역지에서 갈등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45%는 목회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해에 ‘심각한 갈등’을 겪었다고 밝혔다. 변화 제안이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이었으며, 절반에 가까운 49%는 인신공격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목회자들은 또한 리더십 스타일이나 역할에 대한 기대치 충돌(40%와 38%)로 갈등을 겪었고, 일부는 정치적 입장 차이나 교리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과 목회 사이의 긴장도 두드러졌다. 목회자 절반은 사역 요구 때문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고 답했으며, 41%는 가족들이 목회 사역의 과중한 요구에 불만을 드러냈다고 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65%는 교회가 가족들에게 격려를 주었다고 답했고, 83%는 배우자가 결혼 생활에 매우 만족한다고 밝혀 긍정적인 면도 드러났다. 목회를 중단한 시기는 다양했다. 33%는 55세에서 66세 사이에 강단을 떠났지만, 45~54세(35%)와 44세 이하(32%)에서도 비슷한 비율이 나타났다. 마지막 사역지에서 10년 이하만 머문 경우가 73%였으며, 그중 절반 가까이는 5년을 넘기지 못했다.
사역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전직 목회자들의 절반 이상(53%)은 여전히 비목회적 사역 역할에 참여하고 있었다. 일부는 새로운 직업을 찾았고, 소수는 조기 은퇴나 장애, 구직 상태에 놓여 있었다.
현직 목회자들을 위한 조언을 묻는 질문에 전직 목회자들은 “가정과 결혼을 우선시하라”, “하나님과 시간을 보내며 말씀을 읽으라”, “자신의 부르심을 기억하고 하나님을 신뢰하라”고 강조했다. 또한 기도, 휴식, 신뢰할 만한 동역자와의 교제, 멘토 찾기 등도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라이프웨이리서치는 보고서에서 “목회자들이 사역을 떠나는 결정은 단순한 개인적 선택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와의 관계, 정신적·육체적 건강, 그리고 사역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목회자의 소명과 건강을 지키는 일이 교회 공동체 전체의 영적 건강과 직결되어 있음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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