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롭게, 공의롭게, 정의롭게, 정직하게 행할 일에 대하여 훈계를 받게 하며”(잠1:3)
우리 성경에서 ‘공의‘(公義)라는 단어만큼 정리가 안 되어 있고,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너무나 많은 것 같습니다. 공의라는 용어를 수없이 읽으면서도, 또한 그런 가사의 찬양을 부르면서도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실정입니다.
♬ 예수 하나님의 공의 주 독생자 그의 나라 임하시네
예수 제물이 되신 주 영광 중에 그의 나라 임하시네 ♬
솔직히 나는 이 가사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겠고, 전혀 의미 전달이 안 됩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은혜로운 모습을 취하면서 찬양하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합니다.
“정의롭게”(פטשׁמ, 미쉬파트)라는 단어는 “정당한 것‘, ”합법적인 것’이라는 뜻으로 바르고(just), 공정하고(equity), 공평한(normal) 성질의 행동이나 일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우리 한글성경에서는 ‘공의’, ‘정의’, ‘규례’, ‘재판’, ‘보응’, ‘심판’… 등 다양한 의미로 번역하고 있지만, 전혀 의미 전달이 안 되는 상태로 번역된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미쉬파트’에는 크게 세 가지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주권적 의미입니다(to rule, to govern).
하나님에 의해 모든 피조물을 바르게 통치한다는 의미와 인간에 의한 인간을 바르게 통치한다는 의미입니다. “제비는 사람이 뽑으나 모든 일을 작정하기는(פטשׁמ) 여호와께 있느니라”(잠16:33)는 말씀처럼. 우주와 인간사의 모든 일들은 하나님의 통치의 결정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둘째는, 정당하게 행한다는 의미입니다(to do justice).
하나님은 “공의의 하나님”으로(사30:18) 자기의 백성이 불의의 강탈당하는 것을 미워하시고 그의 백성을 구속해 주십니다(사61:8). 그리하여 공의를 저버리고 가난한 자의 송사를 굽게 하거나 무죄한 자와 의로운 자를 죽이거나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는 것을 금하였던 것입니다(출23:6-9).
셋째는, 심판의 의미입니다(to judge).
공의가 바른 통치의 개념이기 때문에 바르고, 공정하고, 공평하게 행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서는 심판하시는 것이다.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시리라”(전12:14)는 말씀처럼 가난한 백성의 것을 탈취하고 백성을 짓밟고(사3:13-15), 권세를 가지고 사회적 약자를 짓밟는 행위에 대하여 심문, 심판하시는 것입니다(욥22:3-11).
한 마디로, 공의는 모든 사람들에 대하여 차별이 없이 평등하게 대하는 것으로, 특히 사회적 약자를 긍휼히 여기고, 악을 제거하여 사회와 인간을 완전하게 회복시키고, 사회적으로 약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정상적인 삶의 자리로 이끌어주는 것입니다(시68:5-6).
마치 메시아 예수님께서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진실로 정의(미쉬파트)를 시행”(사42:3)하셨던 것처럼 행해야만 하는 것입니다(마12:20). 공동번역 성경에서는 “인생길을 펴주신다”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들도 예수님처럼 꾸겨진 인생, 망가진 인생, 그늘에 앉은 인생, 상처받아 신음하는 인생들의 삶을 펴 주는 사역을 전개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사역을 전개할 수 있는 삶의 훈련서가 바로 잠언서인 것입니다.
“주여, 우리에게 공의의 의미를 바르게 이해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처럼 상한 갈대, 커져가는 등불 같은 인생의 길을 펴주는 사역을 하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