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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7월 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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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목사] 자기자신을 살피고 들여다보는 웰에이징

김재홍 목사
컬럼비아 신학대학원 D.Min.
웰에이징 미션 대표

오은영 박사는 유명한 아동심리 전문가이며, 여러 매체를 통해 자녀 양육에 관한 조언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그녀가 출연하는 TV 프로그램들이 큰 인기를 끌면서, 그녀의 전문가다운 상담력이 널리 인정받고 있다. 필자 역시 그분이 진행하는 자녀 양육 프로그램을 보면서 어린이 심리는 물론 부모들의 마음까지 해석해내는 그분의 전문적인 지식과 현실적인 적용 능력에 감탄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고, 이런 전문가의 도움으로 부모와 자녀가 서로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고 화목한 가정으로 변해가는 것을 보며 그분의 열렬한 팬이 되버렸다.
그런데 오은영 박사의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필자가 인상 깊게 관찰한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은 상담을 의뢰한 부모들이 집안에 설치한 카메라를 통해 아이들을 대하는 자신들의 모습을 지켜 보며 상당히 놀라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자신들의 여러가지 언행에 대한 오 박사의 분석과 비평을 듣게 되면, 출연 부모들은 예외없이 눈물을 흘리며 자신들의 무심한 행동들에 대해 크게 뉘우치는 모습이었다. 부모들은 이런 탄식들을 한다. “제가 아이들에게 너무 지나쳤어요… 아이들이 그렇게 상처를 받으리라곤 생각을 못했어요…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데도 저도 모르게 저런 말이 나와요, 저도 정말 제가 미워요…” 모두 진정한 자기 모습을 발견한 부모들이 쏟아내는 비탄들이다.
놀라운 것은 이런 부모들의 (자기도 인식하지 못하는) 잘못된 언행들로 인해 자녀들이 상처를 받는다는 것이고, 아이들은 자기 보호를 위해 혹은 부모들에 대한 두려움을 회피하기 위해 과잉 반응 혹은 회피하는 일이 일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아이들의 이런 자기방어 기제가 작동하고 습관으로 자리잡아 버리면 부모와 자녀들의 관계에 기형적인 장애가 자리잡기 시작하며 부모는 자녀를 쉽게 책망하게 되고 반면 자녀들은 저마다 특이한 방식으로 부모에게 저항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부모들이 먼저 자기를 발견하고 언행을 바꾸게 되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부모님 말씀에 공감하며 변화되는 것을 보게 된다.
이 과정을 지켜보며 필자가 전적으로 공감하고 강조하게 되는 것은 참된 자기 발견이 모든 회복의 시작점이라는 것이다. 자기를 발견하지 못하면 문제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으려고 한다.
자녀들과의 관계도 바로 이점에서 문제가 시작되었을 수도 있다. 자녀를 제대로 가르치겠다는 부모로서의 언행과 대응이 자녀들에게 얼마나 큰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는지 본인이 전혀 모르는 것이다. 얼마나 안타까운지 모를 일이다.
자녀들에게도 분명 문제가 있겠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바로 자기 자신의 발견과 변화에 있다는 것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창세기 19장을 보면 롯이 사는 소돔과 고모라 땅에 하나님의 천사들이 방문하자 그 지역에 살고 있던 주민들이 욕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들과 성관계를 맺겠다고 롯을 찾아와 위협하고 협박한다. 그러자 그 당시의 풍습에 따라 찾아온 손님을 환대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가득한 롯은 이렇게 제안한다. “내게 남자를 가까이 하지 아니한 두 딸이 있노라 청하건대 내가 그들을 너희에게로 이끌어 내리니 너희 눈에 좋을 대로 그들에게 행하고 이 사람들은 내 집에 들어왔은즉 이 사람들에게는 아무 일도 저지르지 말라” (창19:8).
롯의 이런 답변은 오늘날의 자녀 양육 관점으로 보면 정말 상상할 수도 없는 대응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한번 상상해보자. 이 말을 들은 롯의 두 딸들은 그 마음이 어땠을까? 아버지 롯은 훗날 두 딸들에게 자신이 잘못했었다고 용서를 구했을까? 물론 성경에는 두 딸들의 반응과 롯의 사과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하지만, 자녀 양육 전문가의 도움이 없더라도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위기 상황에서 자신들을 거침없이 버리는 듯한 아버지 롯의 언행에 두 딸들은 아마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이후 롯과 두 딸들의 관계는 아마 상당히 역기능적인 모습으로 발전했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의 부모들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롯과 같이 자녀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언행을 남기고 있다.
사회 생활을 유지해야하고 생계를 이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혹은 그로 인한 자부심 때문에 자녀들의 형편을 도외시하며 살아오진 않았는지 자신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믿음 안에서 웰에이징이란 바로 이것이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자기 자신의 언행을 더욱 객관적으로 들여다 보고 자신의 눈 안에 들어있는 ‘들보’를 제거하는 일이 거룩하고 성숙된 웰에이징의 길이 될 것이다.
우리들의 눈은 노화가 일찍 찾아온다. 돋보기를 사용해야지만 신문도 읽게 된다. 자기를 발견하는 눈은 더 일찍 노화가 찾아온다. 자칫 시기를 놓치면 자기를 살펴볼 수 있는 영안은 닫힐 수도 있다. 부지런히 말씀을 읽으며 그 말씀을 자신에게 적용해 보자. 멀리 있는 자녀들의 마음을 가까이 들여다 볼 수 있는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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