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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6월 2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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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목사] 한방이 아니라 천천히, 꾸준하게

이상철 목사 세상의빛교회 담임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10대 교회 중 하나!”

이 문구는 한때 미국에서 저명한 목사님들과 그 교회를 소개할 때 잘 사용했던 표현입니다. 다행히 오늘날에는 교회의 빠른 성장보다는 성경적으로 건강한 교회를 강조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성도들 사이에는 “빠른 성장 = 교회의 성공” 라는 인식이 깊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초기 예루살렘 교회는 하루에 3천 명씩 회개하고 주께 돌아오는 놀라운 부흥을 경험했습니다(행 2:41). 분명히 이는 성령님의 강력한 역사였고, 교회의 빠른 성장이 하나님의 역사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교회의 빠른 성장이 항상 성령님의 역사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콘스탄티누스 황제 이전까지 교회는 로마 제국으로부터 혹독한 박해를 받았고, 기독교인은 소수에 불과했습니다. 그럼에도 교회는 강력한 영적 영향력을 끼치고 있었습니다.

이러했던 교회가 밀라노 칙령(313년)으로 공식적인 종교로서 인정을 받게 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교회 회원이 됨으로써 얻게 되는 사회적, 정치적 이득을 위하여 교회로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박해와 순교를 각오해야 했던 교회의 지도자들은 점점 존경과 권력을 갖는 특권층으로 변모해 갔습니다.

이전에는 최소 3년간의 제자훈련과 함께, 믿음의 열매가 보일 때 침례(세례)를 주고 교회회원으로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밀려오는 사람들을 감당할 수 없어서 약식으로 교육하고, 거듭났는지 확인도 않고 회원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교회의 직분을 매수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교회는 급속한 성장과 함께 급속하게 병들기 시작한 것 입니다.

이처럼, 빠른 성장이 반드시 성령의 역사는 아니며, 교회의 성공도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세상의 가치관—‘빠르고 큰 것이 성공이다’—의 지배를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도 응답도, 전도도, 교회 성장도 ‘한방에, 빨리’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천천히, 꾸준하게’ 역사하실 때도 많습니다.

출애굽기 5-7장에, 하나님께서 기적을 경험한 모세를 애굽의 바로 앞에 세우십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지팡이를 들고 담대히 요구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을 내보내어 주시오!”

모세는 이 한 번의 시도에 바로가 백성들을 내보낼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바로는 오히려 이스라엘 백성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이에 모세는 깊은 절망감과 실패감에 빠져 하나님께 원망합니다. “하나님, 분명히 저는 못한다고 했는데, 말도 잘 못하는 저를 왜 보내셨습니까?”

그때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모세야, 내가 처음부터 ‘한방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지. 내가 손을 펴서 큰 재앙을 여러 번 내려야만 이스라엘을 보내줄 것이라고 알려줬지 않니?”

모세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잊어버리고, 단 한 번의 실패로 낙심해버린 것입니다. 이후에 모세는 바로에게 무려 열 번이 넘게 나아가야 했습니다.

이처럼 우리도 모세처럼 ‘한방에’ 모든 것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기도응답도, 전도도, 교회 성장도 빠르고 크게 되어야 성공이라고 여깁니다. 그러지 않으면 실패한 것처럼 느끼고 좌절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종종 말씀하십니다.

“한방에 되지 않는다.” “절대 빨리 되지 않는다.”

하나님은 우리가 순종을 단발적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인내함으로 지속적으로 순종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영광 받으시며 일하십니다.

그러므로 ‘빠름’이 아니라 ‘신실한 순종’을 추구합시다. 한방에 되지 않아도 낙심하지 맙시다. 하나님은 결코 지체하지 않으시고, 하나님의 때에 가장 완전하게 역사하시는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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