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동행하는 복을 누리는 것
40대 중반을 넘어선 분들이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제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많지 않은데, 인생을 돌아보니 이루어 놓은 일이 별로 없다고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소히 잘나간다고 하는 사람들과 비교하면 더욱 자괴감에 빠지게 된다.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낮아지고, 삶의 의욕을 잃어 버리게 된다. 성취감을 느끼기에 제약이 있는 이민사회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우리는 더욱 이런 공허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사실은 많은 것을 성취한다고 해서 우리가 진정한 만족을 얻게 되는 것은 아니다. 강연에 나온 한 의사가 이렇게 고백했다. 의과대학에만 들어가면 꽃 길이 열린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공부하여 의대 들어갔는데, 공부가 너무 힘들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가 되면 경제적인 여유를 누리겠지 생각했는데, 현재는 의사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난치병 걸린 가족의 뒷바라지로 여전히 경제적으로도 쉽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목표한 것을 많이 성취하면 그것이 우리에게 만족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열심히 달려 나가지만, 우리가 기대했던 만큼의 만족감을 주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신앙적인 목표와 비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성도들과 교회 공동체에 하나님 나라의 비전과 사명을 주셨다. 그리고, 그것을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우리를 통하여 반드시 이루어 가신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하나님 나라의 비전과 사명 조차도 우리의 방법으로, 우리의 때에 성취하여, 우리가 만족감을 누리려고 하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창세기 12장에,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너와 네 자손을 복을 주겠다는 약속과 비전을 주셨다. 아브라함은 이 약속과 비전을 붙들고 고향을 떠나, 가나안 땅에서 열심히 살았다. 하지만, 하나님은 62년이 지나도 아브라함에게 땅 한 평 허락하지 않으셨다. 창 23장에, 아내 사라가 죽었는데도 묻을 땅이 없어서, 헷족속에게 묘지(동굴)를 포함한 조그만 밭을 팔아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때 아브라함이 땅을 차지하지 못했다고 하나님을 원망하거나, 자신의 인생을 한탄하며 낙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그것은 땅을 차지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다.
무엇이 땅 보다 더 중요한 것이었을까? 그것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기쁨을 누리는 것이었다. 아브라함은 포로로 잡힌 조카 롯을 찾아오기 위해 단 318명으로 4명의 왕과 싸워야 하는 이길 수 없는 전투에서 이기게 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했다. 물이 귀한 가나안 땅에서 우물을 빼앗길 때마다, 땅만 파면 물이 나오게 하시는 하나님을 은혜를 경험했다. 그랄왕 아비멜렉이 한낱 떠돌이인 자신을 두려워하여 언약을 맺기 위해 찾아오게 하시는 말도 안되는 하나님의 기적을 경험했다. 헷족속으로 부터 ‘당신은 우리가운데 하나님이 세우신 지도자 입니다’ 라는 존경을 받게 하셨다.
아브라함은 이렇게 지난 60년 동안 이런 하나님의 선하심을 경험하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기쁨을 경험했다. 그리고, 이 선하신 하나님과 동행할 때 점점 하나님을 닮아가게 된 것이다. 하나님을 알고, 동행하고, 닮아가는 것이 땅을 차지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기 때문에 땅을 차지 하지 못했다고 원망도 낙심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나님은 약속을 반드시 지키시는 분이다. 400년 후에 아브라함의 후손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가나안 땅을 차지하게 하셨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주신 비전과 사명을 반드시 이루신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 비전과 사명을 성취하는 과정 가운데 우리가 하나님을 알아가고, 하나님과 동행하며, 하나님 닮아가기 원하신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성취하려고 하기 보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살아야 한다. 하나님의 비전과 뜻에 내가 원하는 것, 내 생각을 꺾는 훈련을 해야 한다. 그때 하나님과 동행하게 되고, 선하신 하나님을 맛보아 알게 되며, 하나님을 닮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비전이 성취 되어 가는 것이다.
우리에게 진정한 만족을 주는 것은 성취 자체가 아니라, 하나님과 동행함으로 하나님의 선하심을 맛보고, 하나님을 닮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성도로서 지금까지 이룬 것이 없다고 한탄하기 보다, 지금 부터라도 하나님을 더 깊이 알아가고, 동행하며, 그 분을 닮아가는 것을 우리 인생의 목표로 삼고 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