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년 전, 제가 이곳 ‘알링턴’ 지역에 왔을 때, 당시 두 다리가 절단된 체 휠체어를 타고 다니시던 분이 계셨습니다. 매일 일정 시간에는 항상 ‘Green Oaks Blvd.’ 길에서 “Don’t forget your smile” 이라는 팻말을 들고 운전자들을 향해 스마일을 그리며 웃으라고 손짓하며 그렇게 격려하며 일상을 보내시던 분이셨습니다. 가끔은 남의 집 허드렛일을 하면서 지내셨는데, 무슨 일을 하던 그 얼굴에는 미소가 넘쳐났습니다. 한번은 이야기할 기회가 있어서 차를 멈추고 대화를 한 적이 있었는데, “자신은 술이나 담배나 마약을 하지 않고, 그리고 구걸하기 위해서 이곳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자기처럼 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사람도 자신의 인생을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미소 지을 수 있는데, 사람들에게 제발 “당신의 미소를 잃지 마세요” 격려하고 싶어서 그 일을 하는 거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두 다리 잃어도 미소를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데, 두 다리 있는 사람들은 더 기뻐하며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시는 겁니다. 세월이 오래 지났는데 약 7-8년 전부터 그 분이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도 나이가 많으셨기 때문에 돌아가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죽는 순간까지도 그분은 미소를 잃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성경에 데살로니가 전서 5장 16절을 보면 “항상 기뻐하라” 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 성경 구절을 읽을 때 “이게 가능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군다나 “항상” 입니다. 어떻게 사람이 항상 기뻐할 수가 있느냐는 겁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우리의 감정을 건드리는 일들이 일어나고, 그에 따라 또 수십 번씩 감정의 변화를 겪게 되는 것이 사람인데 말입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기분이 나쁠 때도 있고, 울적할 때도 있고, 외로울 때도 있고, 또 마음이 상해 있을 때도 틀림없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어떻게 항상 기뻐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말이 되지 않는 겁니다.
그러던 중 하루는 어느 목사님께서 이 구절에 대해 설교하시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항상”은 “선택”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즉, 기뻐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기뻐할 수 없는 것이 가장 불행한 인생이라면서 기뻐할 수 있는 상황이 왔을 때 의지를 가지고 기쁨을 선택하는 것이 “항상”의 의미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생각해 보니까, 구약 성경을 보면 하박국 선지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스라엘 유다에 너무나 큰 어려움이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무화과 나무가 무성치 못한 모습입니다.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습니다. 감람나무에는 소출이 없고, 밭에 나가 봐도 식물이 없습니다. 우리에 가 보니 양이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외양간에 가도 소가 없습니다. 다 망했습니다. 도저히 기뻐할 수 없는 한계 상황입니다. 이젠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그런 삶의 모습이 이스라엘 유다의 현실입니다.
그런데 하박국은 하박국서 3장 18절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 나는 여호와를 인하여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을 인하여 기뻐하리로다” 라고 말입니다. 이것은 지금 하박국 선지자의 눈에 보이는 처참한 상황과는 전혀 별개의 기쁨입니다. 다 잃었습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떨고 슬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믿음의 의지로 하나님의 기쁨을 선택하는 겁니다. “항상”을 선택하는 겁니다. 다 무너졌어도 여호와 하나님 때문에 즐거워하겠다는 겁니다. 다 빼앗겼어도 구원의 하나님 때문에 기뻐하겠다는 겁니다. 담대한 영적인 선택입니다. 결국 참된 기쁨은 영적으로 선택하여 얻는 것임을 깨닫게 되는 겁니다. 왜요? 사실 세상이 주는 기쁨은 다 이런 거라는 겁니다. 한때는 무화과나무가 무성했습니다. 또 포도나무와 감람나무에 열매가 풍성했습니다. 밭에 나가면 파릇한 채소가 가득할 때가 있었고, 우리와 외양간에 양과 소가 있었던 적도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이 행복이 평생 갈 것 같습니다. 뭔가 성공할 것 같습니다. 언제까지나 기쁨이 넘치고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주는 기쁨은 세상이 주는 기쁨은 때가 되면 다 소멸되는 기쁨입니다. 모든 것에 한계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언젠가 끝이 난다는 겁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 인생이 하나님을 믿는 인생이라는 겁니다. 비록 우리 인생이 하나님을 믿는 인생이라 해도 때로는 실패가 있고, 아픔이 있고, 상처가 있고, 또 괴로움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인생이 하나님을 믿는 인생이기에 그 구원의 하나님으로 인해, 그것 하나만으로도 기뻐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는 겁니다. 구원의 기쁨이 영원하다는 겁니다. 변치 않는 기쁨이 된다는 겁니다. 그것이 “항상” 이라는 겁니다.
바라기는 우리 인생, 구원을 얻는 기쁨에 열심을 다 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얻은 구원으로 인해, 세상이 가질 수 없는 그 참된 영원의 기쁨을 이 땅에서도 누리는 인생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항상 기뻐할 수 있는 그 “항상”의 선택이 우리들 가운데 일어나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