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MBTI의 8가지 선호 지표들에 대해서 각각 비교하며 살펴보았다면 이제는 지표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16가지 성격유형을 살펴보고자 한다. 특별히 이번 칼럼은 가정이나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 보다는 교회 공동체에서 이해하고 배려해야 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대부분의 교회는 소그룹(small group)을 가지고 있고 이것은 셀, 목장, 구역을 포함한 교회만의 독특함을 표현하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하나의 소그룹은 10명 남짓의 작은 교회를 이루어 함께 모여 예배하는 것을 넘어 서로 삶을 나누며 교제하고 친밀감을 누리는 공동체이다. 그런데 이 소그룹 안에는 나와 잘 맞는 사람이 있는 반면, 맞지 않거나 혹은 완전히 달라서 불편한 사람이 늘 존재하기 마련이다.
놀랍게도 이것은 그룹 안의 멤버들 만의 문제가 아니라 리더 역시 피해 갈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따라서 리더가 이러한 불편함을 부적절한 방법으로 풀어간다면 그룹 안의 멤버는 상처받거나 소그룹 모임 안에서 소극적으로 될 수 밖에 없다. 반대로 이러한 차이에 대해 이해를 하고 있는 리더라면 구성원 안에 일어날 수 있는 불편함이나 감정적 소모를 줄여 소그룹의 목적을 좀 더 효과적으로 이루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ESTJ의 리더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리더는 외향적이고 실제의 경험을 중시하며 논리적이고 분석적이며 분명한 목적과 방향을 가지고 철저하게 일을 진행하는 것을 편안해하는 성향이다. 이 소그룹은 안에 전혀 반대되는 성향 INFP의 구성원이 있다. 이 구성원은 내향적이고 가능성을 추구하며 관계적이고 자율적이며 변화에 개방적인 융통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아마 ESTJ 리더는 모임 시간에 늦는 구성원들에게 모임 시간을 잘 지키라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모임 시간이 한번 정해졌다면 구성원들의 개인적 상황을 따라 그 시간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다. INFP 구성원은 자신의 갑작스러운 상황 때문에 불가피하게 조금 늦은 것에 대해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지각이라는 것으로 지적받은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다. 또 많은 이들이 모임 시간을 한번 바꾸자고 요청하는데 그럴 수 없다고 말하는 리더가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
아마 이런 모임 안에서 INFP 멤버는 무언가 말할 기회가 적을 수 있고 ESTJ 리더가 이것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시간이 흐른다면 구성원은 더 이상 소그룹 모임에 나오지 않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INFP 리더가 있는 공동체 안에 ESTJ 구성원은 지속적으로 진행되지 않는 모임이나 형식에 대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리더에게 말할 것이다. 그러면 INFP 리더는 이것을 자신을 향한 공격이나 관계의 틀어짐으로 받아드릴 수 있고 그 구성원을 불편해할 수 있다.
이러한 불편함이나 오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동체의 리더들은 자신이 무엇을 편안해하는 성향인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과 함께하는 구성원들의 성향까지 이해한다면 탁월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ESTJ의 리더는 계획한 대로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조금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 규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지만 모임을 위해 그리고 모이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것이 규칙이라는 것을 기억하면 조금 쉬울 것이다. 때로는 변경할 수도 있다는 여유로운 마음의 공간을 만들어 놓는다면 구성원으로 부터 오는 어려운 마음을 줄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말을 적게 하는 이들의 삶과 생각을 나눌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INFP의 리더는 정해진 규칙을 지키기 위한 의도적인 노력이 조금 더 필요하다. 물론 상황에 따라 함께 결정한 약속을 바꿀 수는 있지만 자신이 변화를 익숙해한다는 사실과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현재 공동체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언급하거나 의견을 내는 것이 자신을 공격하거나 관계를 깨는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다른 구성원들이 삶을 나누고 이야기하는 것만큼 자신의 삶도 공유하고 함께 나눈다면 더 진실한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공동체가 교회이고 그 안에 소그룹은 그런 차이를 가까이서 경험하게 된다. 이 안에서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여유가 있다면 소그룹 안에서 갈등이 아닌 화목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