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신이 하는 일에서 인정받고 싶을 것이고 인정받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한 자신이 준비하고 계획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피드백을 원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실상 일을 하다 보면 실망한 표정, 불편한 감정, 그리고 부정적인 언행으로 인해 감정이 상하기 마련이다. 이와 같은 negative 한 결과물을 MBTI의 S(감각)와 N(직관)을 이해하는 것으로 줄 일 수 있다면 지금 이후의 글을 읽기에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S는 세상을 이해할 때 실제적인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정확하게 일 처리하는 것을 선호한다. 오감으로 세상을 이해하며 사실적이고 나무를 보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반대로 N은 미래지향적 사람으로 세상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육감을 이용하는 것을 선호한다. 아이디어 뱅크로 신속하게 일을 처리하는 숲을 보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N 성향의 직원이 S의 성향의 상사에게 기획안을 올렸다고 가정해 보자. 아마 기획안을 작성하는 내내 자신이 생각해 낸 새로운 아이디어를 보며 즐거워했을 것이다. 단순히 이번 기획안이 잘 되는 것을 넘어서 어쩌면 회사를 바꿀 프로젝트가 될지도 모른다는 꿈에 부풀어 제출할 것이다. 자신의 기획안을 받아본 상사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느냐” 라고 말하며 함께 행복해하고 모든 회사가 흥분의 도가니가 되어 자신에게 프로젝트를 맡기는 것도 상상할 것이다.
하지만 기획안을 받은 S 성향의 상사가 일을 이렇게밖에 못하냐며 기획안을 돌려보낸다면 N의 직원은 당황하고 좌절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이유가 기획안이 제시간에 올라오지 않았다는 점, 회사에서 사용하는 종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 cover page의 형식이 맞지 않았다는 점, 글씨의 크기와 폰트가 달랐다는 점 등이라는 것과 그 이유로 기획안 내용은 보지도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N의 직원은 분노할지 모르겠다. 조금 극단적인 예일지 모르겠지만 S에게 지금 그 기획안 안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마땅히 갖춰져야 할 것이 준비되었는지가 중요하다. 반대로 N에게 절차와 규칙, 그리고 format은 중요하지 않다. 지금 그 안에 들어있는 아이디어가 어떠한 것인지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일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성향이 다른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형식이 중요하지 않다. 아이디어를 가지고 일을 진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내용보다 틀이 중요한 경우가 있다. 아무리 좋은 것도 담을 그릇이 없다면 나눌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사람과의 관계를 맺고 지속할 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고만 생각하면 함께 할 수 없다.
부부관계와 부모 자녀관계도 마찬가지다. 매일 뜬구름 잡든 사업 이야기만 하는 N인 남편이 이해되지 않아 S인 아내가 현실성이 없다며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오라고 핀잔을 주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아마 남편은 자신이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낄 것이고 자신의 생각을 아내와 나누는 빈도가 줄어 들지도 모르겠다. (혹시 남편이 집에서 말 수가 줄어들었다면 그리고 마음을 잘 터놓지 않는다면 이전의 남편과의 대화를 돌아볼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다^^)
반대로 S 성향의 남편이 날마다 N 성향의 아내와 아이를 확인하고 micro control 하려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생활비 지출 내역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아주 적은 금액의 소비도 찾아내려는 남편의 모습이 새로운 것을 도전하고 삶의 변화를 주고 싶은 아내를 답답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창의적이고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을 좋아하는 그리고 그것을 비유적으로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좋아하는 아이 역시 마찬가지이다. 아빠가 계속해서 정확한 의미로 표현하라고 강요하고, 말하고 있는 꿈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하루하루의 성과에만 집중하고 관리하려 한다면 아이는 반복되는 좌절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짧은 글에 몇 가지 예를 담은 것으로 두 성향을 다 이해하고 관계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정리한다면 S는 N을 인정하고 이해해 주어야 한다. 현실감 없는 사람이 아니라 꿈꾸는 사람인 것이다. N역시 마찬가지다. 아이디어 없이 형식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일의 질서와 규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 것이다. 서로의 성향이 다른 것을 이해하고 관계할 때 부부관계, 부모 자녀관계, 그리고 직장과 사회안에서 좀 더 효율적인 관계를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