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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1월 1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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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규 목사] 너무 다른 우리 괜찮은 걸까요?

유인규 목사
Liberty University 일반 심리학 석사
미드웨스턴 침례 신학교 상담학 박사 수료
미국 전문 심리 상담가
빛내리교회 청년부 목사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얼마나 사랑하며 살고 있는가? 성격이 잘 맞는 것 같아 결혼했는데 이혼하는 가장 큰 이유가 성격 차이라는 것은 또 얼마나 모순적인가?
이런 경우 대부분은 결혼하고 나서 배우자가 변했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속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조금 더 적절한 표현은 ‘서로를 더 잘 알게 됐다’이거나 아니며 ‘서로의 실제를 보여주기 시작했다’가 될 것이다.

짧은 글이니 결론부터 말한다면 결혼 후 서로 다름을 발견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이것은 처음에 서로를 당황스럽게 만들고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그리고 상당히 절망적일 수 있지만 서로가 결혼 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런 경우 결혼 전에 본 것이 서로의 진짜, 혹은 전부가 아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리고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상대를 조금 더 잘 이해하고 서로 반응하는 방법을 서로 맞춰가는 것이 될 것이다.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오늘은 MBTI를 통해 그 이해를 돕고자 한다.
TV 조선의 예능 프로그램 ‘여자가 욱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여욱이)에 나왔단 한 장면이 아주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한 여성 출연자가 남성 출연자에게 “신도림역에서 영숙이를 만났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남성 출연자는 “응”이라고 대답한다. 이에 여성 출연자는 다시 “신도림역에서 영숙이를 만났다고”라고 말을 하고 남성 출연자는 “응 무슨 일이래?”라고 답한다. 곧 여성 출연자의 언성이 점점 높아지기 시작하고 남성 출연자 역시 언성이 높아지면서 “그래서 어떻게 하라고!!” 라는 식의 반응을 하기 시작한다.

대표적인 남녀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조금 더 명확히는 F와 T의 성향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이라고 생각한다. F는 감정이 판단의 중심이 되는 성향이고 T는 사고가 중심이 되는 성향이다. 위의 경우 남자 입장에서는 영숙이를 만났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가 없다. 논리적으로 정보를 전달받았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없는 순수한 팩트이기 때문이다.
만약 “영숙이가 돈을 빌려 달래”라고 말했다면 “얼마나 필요하대?”라고 물으며 대화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자가 말하는 영숙이를 만났다는 것에 대해 “그랬어?”, “왠일이래, 신도림역까지?”, “이야~ 엄청 신기했겠다, 그러면 그냥 약속도 안 했는데 길을 걸어가다가 만난 거야?” 와 같은 공감하는 반응을 얻어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경우도 가능하다. 직장에서 집에 도착한 F 성향의 배우자는 직장 상사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쏟아 놓는다. “내가 한 것도 아닌데 나에게 뭐라고 하드라. 매번 그러니 힘들고 그만두려고” 라고 하면 T 성향의 배우자는 바로 사랑과 배려를 담아 즉각적인 답을 주려 할 것이다. “내가 버는 재정으로 괜찮으니 그만둬도 괜찮아” 혹은 “한 달 정도만 있다 그만두면 퇴직금이 나올 테니 그때까지만 다니는 건 어때?” 이렇게 말이다.
이후 대화는
(F): “아니 그래도 내가 잘 못 한 것이 없는데 왜 내가 그만둬? 잘못은 그 사람이 했는데?”
(T): “아, 그럼 가서 말을 해봐, 제가 잘 못한 것이 아닌데 왜 저에게 뭐라고 하세요 하고 말이야”
(F): “아.. 어떻게 그래.. 못 할거 같아..”
(T): “그러면 그냥 그만둬야지..뭐..”

아마 이후 대화는 신도림역에서 영숙이를 만났다는 사건과 비슷하게 서로의 감정과 언성이 높아지며 아마 T 성향의 사람은 그럼 무얼 어떻게 하라는 거지? 하는 마음으로 F 성향의 사람은 대화가 안되 내 편이 없고 공감 받지 못한다며 대화가 마무리될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것은 주로 남녀 차이로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사실은 감정과 사고 중 어떤 것을 주로 사용하는지에 대한 MBTI 세 번째 알파벳 지표가 나타내는 성향 차이이다.
지난 칼럼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MBTI의 지표는 스스로 무엇을 편안해 하는지를 말한다. 다시 말해 어느 한 쪽이 옳고 다른 한 쪽을 틀렸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혹시 배우자와 위와 같은 문제로 서로 다르다고 느낀다면 그리고 그것이 부부 안에 어려움을 가져온다면 서로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과 서로를 위한 대화의 연습이 필요한 것이다.
다음 칼럼을 통해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며 대화를 위한 실제적인 방법들을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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