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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4월 1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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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목사]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삶으로 나아가는 웰에이징

김재홍 목사 컬럼비아 신학대학원 D.Min. 웰에이징 미션 대표

창세기 18장 전반부는 아브라함이 1년 후에 이삭을 얻게 될 것이라는 여호와 하나님의 언약을 듣는 장면이다. 사라는 장막 뒤에서 이렇게 약속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이런 반응을 보인다. “사라가 속으로 웃고 이르되 내가 노쇠하였고 내 주인도 늙었으니 내게 무슨 즐거움이 있으리요” (창18:12). 그리고는 성경 본문 가운데 가장 유머러스한 장면이 이어진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사라가 이 말씀을 듣고 웃었다고 지적하시고, 사라는 두려운 마음에 “내가 웃지 아니하였나이다”라고 부인하고, 다시 하나님께서는 “아니라 네가 웃었느니라” (창18:15)고 재차 말씀하신다. 여느 시아버지와 며느리 사이에 있을 법한 대화 장면이라 하겠다.
이 대화 가운데 필자의 시선을 끌어가는 구절은 “내가 노쇠하였고 내 주인도 늙었으니 내게 무슨 즐거움이 있으리요”라고 내뱉는 사라의 넉두리 같은 혼자말이다. 좀 의역하자면 ‘이 나이에 뭘 기대해’라는 자조 섞인 푸념이다. 백세를 코 앞에 두고 있는 아브라함과 경수가 끊어진 사라의 형편을 생각한다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여겨진다. 그런데 하나님께선 “여호와께 능하지 못한 일이 있겠느냐”고 반문하시며 나이듦에 대한 사라의 당연한 생각을 무너뜨리는 말씀을 하신다(창18:14). 그리고 기한이 차면 내년 이 맘 때에 아들을 얻을 것이라 선언하신다. 결국 백세에 아들을 얻는 기적을 누리게 하신다.
이 장면은 웰에이징의 삶을 살아가는데 아주 중요한 요소 한 가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나이에 제한 받고 갇혀버리는 인생이 아니라 나이를 뛰어 넘어 끊임없는 ‘변화와 성장’을 이루는 삶을 살라는 것이다. 사라와 같은 반응은 보편적인 ‘노인’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하지만 믿음 안에서의 웰에이징이란 전능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따라 나이를 초월하여 영원한 사명자로 살아가는 태도라고 하겠다. ‘내게 무슨 즐거움이 있으리요’ 하며 나이 뒤에 숨어버리는 사라의 태도가 아니라 ‘여호와께 능하지 못한 일이 있겠느냐’는 하나님의 진취적인 약속을 믿고 ‘내게 무슨 즐거움이 있을까’라고 질문하는 인생이 되길 소망한다.
필자가 이렇게 나이를 뛰어 넘는 삶을 살자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은 현대인들의 노화 속도와 형태는 이전 세대보다 더 느리고 건강하게 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인들의 나이 계산법이 따로 생겼다고 한다. 생물학적 나이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로서의 정신적 사회적인 나이는 본인의 나이에 0.7을 곱한 숫자라고 얘기한다. 예를 들어 현재 60세라면 여기에 0.7을 곱한 42세가 자신의 사회적 연령이 된다고 하겠다. 이 계산법으로 얘기하자면 현대인들은 자신의 나이보다 적어도 30%는 젊게 살아야 한다는 결론이 된다. 그러자면 자신의 신체를 건강하게 유지해야 하고 마음도 유연한 자세를 가지도록 노력해야 하고 정신 세계도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능력을 갖춰야 한다. ‘내게 무슨 즐거움이 있으리요’라는 탄식이 아니라 ‘내게 무슨 즐거움이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새로운 변화와 성장을 향하여 준비하고 실행하는 역동적인 삶을 살아야겠다는 것이다.
나이듦에 대한 이런 생각과 태도의 변화는 우리들의 실제 삶에 이미 들어와 있는 분위기이다. 소설가 김홍신은 “근사하고 멋지게 사는 방법, 가장 빠른 방법이 배움입니다”라고 얘기하면서 나이들어 가면서 여러가지 배움에 더 힘을 쏟으라 얘기하고 있다. (전체적인 내용을 알고 싶은신 분들은 유뷰브 ‘배움에서 길을 찾다’를 시청해보시기 바란다.) 미국내에서도 정년 퇴직자들의 54~60%가 일을 계속하기를 원한다는 여론조사도 있다. 은퇴가 아니라 영원한 현역으로 살겠다는 생각이 주류가 되어가고 있다. 또한 은퇴는 일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일을 찾는 기회의 시간라는 생각으로 ‘앙코르 커리어’ 즉 인생 전반전의 경험과 지식을 살려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의미있는 활동을 하는 은퇴자 그룹도 늘어나고 있다. 즐겁고 보람있는 인생을 끝까지 살아보자는 얘기가 아니겠는가!
은퇴 장로님 한 분의 얘기를 소개하려고 한다. 65세에 교회 시무장로에서 은퇴를 하게 되었다. 원래 사람들과 대화하고 봉사하기를 좋아하는데 이제 시무장로를 마치고 나면 그럴 기회가 줄어들 것 같아 고민하던 중에 결정을 하게 되었다. 그것은 유튜브 방송을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생각은 좋은데 어떻게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운영할 수 있을지 주변에서 의구심을 가졌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분이 유튜브로 독학하면서 카메라 촬영과 편집 그리고 방송 기술을 마스터하였다. 원래 그런 분야에 은사가 많은 분도 아닌데 마음을 집중해서 이런 결과를 얻게 되었다.
이분은 지금 3년째 유튜브 방송을 운영하면서 해외 선교사님들, 지역 목회자, 전문 사역자들과 친분을 쌓으면서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광폭 인생을 살고 있다. 나이에 대한 고정 관념을 뛰어 넘은 후반전 인생을 살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보기 좋은지 모른다.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으로 우리 모두가 나이들어가길 소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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