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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2월 2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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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목사] 웰에이징의 기초를 허무는 음주 습관

김재홍 목사
컬럼비아 신학대학원 D.Min.
웰에이징 미션 대표

음주 문화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저마다 다르다. 애주가들의 주장은 ‘적절한 음주는 사회 관계를 원활하게 하고 결속력을 키운다. 그리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결국 술이 사람을 마시는 걸로 끝난다. 술은 돈을 주고 사먹는 독이다. 음주로 인해 정신장애와 사용장애를 겪게 될 것이다’며 음주 문화의 폐해를 부각시킨다. 찬반의 논리를 떠나 목회 현장 경험을 통해 필자가 내린 결론은 ‘술과 담배를 가까이 하면 생각지 않았던 문제를 많이 겪게 된다. 그러므로 술과 담배는 멀리할 수록 해피엔딩이 된다’는 것이다.
육체의 건강만이 아니라 정신 건강까지를 포함하는 것이 웰에이징의 기본 요소인데 잦은 음주 습관은 결국 육체와 정신 건강에 해를 끼친다. 알코올 성분이 신체 장기 특히 간에 미치는 악영향은 누구나 알고 있다. 문제는 젊은 시절에는 몸이 견뎌낼 수 있지만 중년을 넘어서면서부터는 그동안 술로 인해 과도한 짐을 졌던 신체 장기들이 비용 청구서를 보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음주로 얻었던 즐거움 만큼의 어려움을 댓가로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설령 타고난 신체가 건강해 그동안 섭취한 알코올 성분들을 몸밖으로 다 배출하고 건강에도 이상이 없다고 자랑할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의 몸을 지나간 알코올이 뇌건강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기 때문이다. 바로 알코올성 치매이다. 장기적인 알코올 섭취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알코올성 치매는 기억을 관장하는 뇌세포가 파괴돼 지능·학습·언어 등의 인지기능이 감퇴, 노인성 치매와 비슷하게 심한 기억상실 증상으로 나타난다. 노인성치매와 다른 점은 감정을 조절하는 전두엽 쪽이 손상돼 화를 잘 내고 폭력적이 되는 등 충동조절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팔순이 넘은 나이에 이런 모습으로 장수한들 무슨 유익이 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이제 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50대부터는 (아니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음주 습관을 버리거나 현격하게 줄여야 한다고 강조하게 된다. 하지만 그 나이 때는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아직도 건강하고 얼굴에 주름도 보이지 않는데 왜 이리 걱정이시냐고 짜증을 낸다. 하지만 세월은 정말 화살처럼 지나간다. 금방 60이 되고 70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젊었다는 생각에 여전히 음주 습관을 버리거나 바꾸지 않는다면 그분에게 치매는 보장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성경에는 음주로 인해 벌어지는 기괴한 사건이 기록되어 있다. 창세기 19장을 보면 아브라함의 조카 롯이 두 딸과 함께 천사들의 도움으로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 속에서 구원받는 것을 본다. 아내는 뒤를 돌아보아 소금 기둥이 되어 버렸다. 혼돈과 상실 가운데 살아남은 롯은, 아마 두려움 때문이라 생각되는데, 두 딸을 데리고 산으로 올라가 동굴 속에 살아간다. 이렇게 공동체로부터 격리된 삶을 사는 가운데 두 딸은 후손을 이어가겠다는 생각 끝에 아버지에게 술을 마시게 하여 인사불성이 된 상태에서 잠자리를 가진다. 그리고 마침내 각각 모압과 벤암미라고 하는 아들을 얻게 된다. 정말 상상하기 어려운 스토리이다.
이 부분의 성경을 들여다보면 이렇게 되어 있다. “그들이 아버지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큰 딸이 들어가서 그 아버지와 동침하니라 그러나 그 아버지는 그 딸이 눕고 일어나는 것을 깨닫지 못하였더라” (창19:33). “그 밤에도 그들이 아버지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작은 딸이 일어나 아버지와 동침하니라 그러나 아버지는 그 딸이 눕고 일어나는 것을 깨닫지 못하였더라” (19:35). 공통된 것은 ‘술을 마시게 하였더니 깨닫지 못하였더라’이다. 술로 인해 정상적인 판단과 인지 기능이 마비가 된 것이다. 자신의 행동과 그에 따른 중대한 결과에 대해 생각할 능력이 상실된 것이다.
필자는 이 구절 ‘깨닫지 못하였더라’는 문장이 음주가 가져다 주는 피해를 총체적으로 또한 상징적으로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술을 가까이 하면 당장에 다가올 문제도 깨달을 수가 없고 또한 이런 생활이 누적되면 술이 가져다 줄 암울한 미래도 생각하지 못하고 또한 이런 폐해를 알리는 사람들의 경고도 깨닫지 못한다. 또한 그로 인한 결과와 피해는 개인 차원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롯과 두 딸처럼, 온 집안의 문제만 아니라 공동체 전체에 문제를 남기는 불씨가 되는 것이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온전하고 맑은 정신으로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웰에이징이라고 하겠다. 성경은 말씀하고 있다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엡5:18). 모든 사람은 오늘이 가장 젊은 시점이다. 오늘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내일의 모습이 결정된다. 우리 모두가 이 소중한 오늘 하루를 허비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따라 감사하며 기뻐하며 기도하며 보내기를 염원한다. 그리하여 오늘보다 내일이 더 총명하고 지혜로우며 만물의 이치를 더 깊이 깨달아가는 영적인 삶이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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