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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7월 3, 2024

용서할 수 있는 이유

‘개신교인의 용서에 대한 인식’ 조사, 83% “잘못한 사람 용서 경험 있다”

‘2024 미국 성경 현황’ 보고서, 용서 개인의 번영 수준과 관계 있어

얼마전 금융사기를 당해 괴로움을 겪고 있는 한 자매는 지인으로부터 “기독교인이니까 네가 용서해.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면서?”란 말을 들었다며 이런 말들이 2차 가해가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용서가 가능할까라고 물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 이하 목데연)의 ‘개신교인의 용서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크리스천 4명 중 3명은 ‘성희롱’과 ‘사기’, ‘폭력’을 용서 못 한다고 답했다.
해당 조사는 개신교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했다.
용서할 수 없는 비율을 살펴보면 ‘성희롱적 발언을 한 사람(여성 응답자 기준) 76%, ‘사기를 친 사람’ 75%, ‘물리적 폭력을 행한 사람’ 75%로 응답됐다.
목데연은 “전반적으로 신체적 위해, 경제적 손실 등 법적 처벌 영역의 행위일수록 용서 불가 비율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또한 종교와 신앙은 용서와 어떤 상관성이 있거나 혹은 용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개신교인이어도 상황에 따라 용서할 수 없는 일이 있다’에 개신교인 10명 중 8명 가까이(77%)가 동의했다.
반면 ‘타인과 갈등이 생겼을 때 기도를 하면 용서하는 마음이 생길 수 있다’에 63%가 ‘그렇다’고 응답해 ‘기도가 용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목데연을 보고했다.
자기 가족을 죽인 가해자를 신앙적인 이유로 용서하겠다는 피해자 가족의 모임인 ‘용서 프로젝트’의 취지의 이해와 ‘자신의 경우라면’의 두 가지 측면에서 의견을 묻는 문항에 ‘취지를 이해한다’ 즉, ‘기독교인이라면 신앙적으로 용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44%로 ‘취지를 이해할 수 없다’(36%)보다 많았다. 그러나 ‘만약 나라면’으로 질문을 바꾸면 ‘용서하지 못할 것 같다’(69%)가 ‘용서할 수 있을 것’(12%)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목데연은 “내 가족을 죽인 가해자를 용서할 수 있을 것이란 응답이 12%나 돼 주목된다. ‘나라면 용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응답한 비율은 신앙 수준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설명했다.
성인이 된 이후 자신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한 경험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개신교인의 대부분(83%)이 ‘용서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용서 경험이 있는 응답자에게 상대를 어떻게 용서했는지를 물었더니 63%가 ‘진심으로 용서했다’, 37%가 ‘형식적으로 용서하고 넘어감’이라고 답해 3명 중 2명 가까이 진심으로 용서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자신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게 되는 동기를 묻을 결과, ‘나도 다른 사람에게 의도치 않게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가 58%로 가장 높게 응답했으며 ‘상대방이 진심으로 용서를 구했기 때문에’가 46%, ‘상대방을 용서하고 화해하는 것이 크리스천다운 삶이라 생각해서’가 3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목데연은 “신앙이 용서의 동기로 작용한 ‘상대방을 용서하고 화해하는 것이 크리스천다운 삶이라 생각하기 때문에’의 응답 비율은 신앙 수준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높은 특징을 보였다”고 했다.
용서에 대한 또 다른 연구에서 용서가 개인의 번영 수준과 관계가 있다는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미국성서공회(American Bible Society)가 미국 대중의 인간 번영 수준을 조사한 ‘2024년 미국 성경 현황’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의 용서 능력과 인간의 번영 수준 사이에 강한 관계가 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이 연구에 따르면 ‘나는 그가 용서를 구하든 구하지 않든 상관없이 다른 사람이 내게 한 일을 진심으로 용서할 수 있다’는 진술에 대해 “강력하게 동의한다”는 응답자들의 인간번영지수는 평균 7.6점으로, “강력하게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들의 평균 5.4점보다 훨씬 높았다고 전했다.
또 자신에게 용서 능력이 있다는 점에 “다소 동의한다”는 응답자들의 인간번영지수는 평균 7.1점, “다소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들은 평균 6.6점을 기록했다. 이는 용서에 관한 진술에 대한 동의가 감소함에 따라 응답자의 인간번영수준도 점차 감소함을 보여준다.
한편 이찬수 목사(분당우리교회)는 지난해 ‘칭찬 듣는 교회와 성도’를 주제로 한 세미한교회(담임목사 이은상)에서 열린 부흥회에서 용서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이 목사는 용서하지 않으면 상한 감정이 영적인 침체를 가져다주기 때문에 자신의 영혼을 위해 용서해야 하고 교회와 가정 공동체의 부흥을 위해 용서의 역사가 일어나야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설교에서 이 목사는 “용서가 안 되는 사람을 놓고 괴로워하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용서가 안 될 때 더 용서해야지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구원의 감격이 회복돼야 한다. 이 감격이 식어서 용서가 잘 안 일어난다”면서 하나님의 은혜인 구원에 대한 감격이 용서의 근간임을 피력했다.

김진영 기자 © T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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