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렌즈교회 담임
참된 믿음에는 두 가지 속성이 있습니다. 하나는 수동적이고 다른 하나는 능동적인 속성입니다. 여기서 수동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믿음은 성령님께서 주시는 선물이기 때문에 수동적이라고 말할 수가 있습니다. 사실 부패하고 타락한 본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우리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 않습니까? 성령님께서 찾아오셔서 우리의 마음을 열어주셨기 때문에 우리가 예수님을 믿을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것을 은혜로 주신 선물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엡2:8)
또한, 믿음에는 수동적인 속성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성령님께서 은혜로 주신 믿음은 우리를 가만히 머물러 있게 하지 않습니다. 이 말은 믿음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변화가 있다는 것입니다. 평생토록 신앙생활을 하면서 입으로는 믿는다고 고백은 했지만 아무 변화도 없다면 이런 믿음은 구원을 얻을 수 있는 진정한 믿음이라고 말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성령님의 은혜로 믿음이라는 귀한 선물을 받은 사람에게는 반드시 열매가 나타납니다. 자신을 돌아보며 믿음의 결단을 하기도 하고, 그 인격속에 성령의 아홉가지 열매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것을 말할 때에 능동적인 믿음의 속성이라고 말할 수가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온 아브라함을 보면, 이 믿음의 두 가지 속성이 함께 나타나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어느 날 갈대아 우르에 사는 아브람에게 하나님이 갑자기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그를 부르시고 만나주신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서 봐야하는 것은 아브람이 뭔가 구원을 받을 만한 그 어떤 행동을 하지도 않았지만 하나님은 그를 부르시고 만나주셨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믿음의 수동적인 측면이라고 말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브람은 놀랍게도 한 번도 본 일도 없고 경험한 일도 없는 그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순종했습니다. 여기서부터 아브람의 믿음의 여행은 시작되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제안을 받으면 그것이 우리에게 유익한지 아닌지를 먼저 따지게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안을 받아들여서 생길 수 있는 모든 것을 계산한 후에 얻을 것이 더 많다고 생각되면 받아들이게 되고 만약에 더 손해 볼 수 있는 일이 생긴다면 거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브람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어떤 고민이나 계산을 했는지는 성경에 나와있지 않습니다. 단지 하나님께서 자신을 부르시는 그 음성을 듣고 순종하며 나아간 것입니다.
그는 하나님이 그 말씀에 순종하면 주시겠다고 했던 그 엄청난 축복의 말씀이 무엇인지 실감이 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말씀이 구체적으로 무슨 축복인지도 잘 몰랐을 것입니다. 그보다는 먼저 현실적인 걱정이 앞섰을 것입니다. 익숙했던 곳, 편안하게 살 수 있었던 곳을 떠난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기에 현실속에 있었던 모든 어려움과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고 떠난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아브람의 믿음의 여행의 시작입니다. 여기서 믿음의 능동적인 측면이 드러나게 되는데, 히브리서 11장 8절을 보면 히브리서 기자는 아브람의 믿음에 대해서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믿음으로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순종하여 장래의 유업으로 받을 땅에 나아갈새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아갔으며”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그냥 머물러 있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참된 믿음은 현실에 안주하며 살게 하지도 않고 자신이 편한대로 내버려 두지도 않습니다. 수동적인 믿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나아가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믿음을 설명해 주는 재미있는 두 가지 표현을 여기서 발견합니다. 첫째는 ‘장래의 유업으로 받을 땅에 나갔다’는 말입니다. 이 말은 믿음은 현재 받는 보상이 아니라 장래에 이뤄질 약속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재미있는 표현이 있는데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갔다’는 말입니다. 아브라함을 위대한 믿음의 조상이라고 부르는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어디로 갈지도 모르면서 말씀하신 분이 하나님이시기에 그 말씀에 순종하며 나아간 것입니다.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여행하기가 편할때가 아니었습니다. 다른 지방에 간다는 것은 생명을 걸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누가 사는지도 잘 몰랐을 것이고 위험을 만났을 때 필요한 도움의 손길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이 말씀하셨기에 따라간 것입니다. 물론 그가 늘 완벽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실수와 연약한 부분들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믿음은 충분히 존경할 만한 믿음인 것입니다.
저는 우리도 이런 믿음을 갖고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 하나님께서 나를 선하고 의롭고 영광스런 삶을 살게 해 주신다는 그 믿음, 그리고 우리의 마지막 날에 우리에게 영광의 면류관을 씌워준다는 그 믿음이 있다면 우리는 우리앞에 놓여진 모든 일에 무엇이든 순종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