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3 F
Dallas
금요일, 12월 12, 2025
spot_img

[안광문 목사] 야훼의 아내 아세라

(부제: 하나님도 믿고 아세라도 믿고…)

안광문 목사(생명샘교회)

1970년대 중반에 시나이반도 북동쪽으로 북왕국 이스라엘 지역이었던 유적지에서 BC 9-8세기정도 – 아마 아합과 엘리야 시대 정도인 것 같습니다. – 당시 작성된 비문 더미가 발견되었습니다.

그중에 대형 항아리에서 “야훼와 그의 아내 아세라”라는 문구가 나왔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 문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하나님의 부인이 있고, 그 하나님의 부인의 이름이 “아세라”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말이 되나요? 다른 이름도 아니고 그것도 “아세라”라니 말입니다. 아세라는 성경에도 등장하는 가나안의 여신인 바로 그 아세라를 뜻하는 것이었습니다. 학자들에 따르면,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나님을 믿으면서도 동시에 또 아세라도 믿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요? 왜 그렇게 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세라는 자신들에게 다산을 가져다 주는 여신이자 하나님의 부인으로 믿었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게 말이 되나요? 말이 됩니다.

이전에 저는 열왕기를 읽으며 이스라엘 사람들에 대해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그 당시에는 하나님을 잘 믿는 사람들이 절반 정도 되고, 하나님은 안 믿고 우상 숭배만 하는 사람들이 절반 정도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즉, 50:50 정도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40:60, 그것도 아니라면, 더 많이 양보해서 그래도 30:70 정도는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자료를 찾아보면, 엘리야와 엘리사 같은 예언자들을 빼고 그 당시 대부분의 이스라엘 사람들은 전부 다 이런 식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사실은 그 비율이 0.0001:99.9999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99.9999% 사람들은 어땠을까요? 하나님 믿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우리 집은 하나님을 믿으니까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 율법대로 안식년을 지킵니다. 그러면 안식년에 농사를 쉬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하지 않는 옆집을 보니까 안식년을 안 지키고 계속해서 농사를 짓는 것입니다. 거기다 풍년까지 들었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보니까 올해만 풍년이 아니라 항상 농사가 잘 되는 것입니다. 항상 풍년입니다. 그래서 옆집 사람에게 “풍년의 비결이 뭐냐?”고 물었겠죠? 그 사람이 말하기를 자기도 누군가에게 들은 말인데 그렇게 광신자처럼 하나님 말씀 다 지킨다고 안식년이라고 농사 안 짓고, 안식일이라고 쉬고, 명절이라고 놀고, 이러면 풍년은 그만두고 수확 자체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한 가지 영업비밀을 들었는데 그것은 바알을 잘 섬겨야 풍년이 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이런 식입니다. 우리 집은 그렇게 기도해도 아이가 없어서 고민이고, 항상 그것이 기도 제목인데, 옆집을 보니까 그 집은 아이들이 너무 많은 것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아이들을 많이 낳을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겠죠? 그랬더니 이렇게 의외의 대답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원래 자기네도 아이가 없어서 그것이 기도 제목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기도 누군가에게 들었는데, 아세라를 잘 섬기면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있다고 해서 아세라를 섬기기 시작했는데 놀랍게도 그 후에 아이들을 계속 낳게 됐다고 하는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그 입장이었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흔들리지 않을까요?

하나님도 믿고, 바알도 섬기고, 아세라도 섬기고, 이런 사람들 99.9999%였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것이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바알과 아세라를 섬기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도 믿고, 돈과 물질도 섬기고, 사람도 섬기고, 건물도 섬기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어느새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님도 믿고, 돈도 믿고, 그래서 돈이 없으면 불안해하고, 미래와 노후를 불안해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물론 미래를 위해 저축도 하고 준비도 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을 믿는 것은 믿는 것이고, 돈과 물질은 물질대로 중요하게 여기다 못해서 물질을 하나님의 자리에 놓는다면, 이것이야말로 그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과 무엇이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겉으로 하나님을 잘 믿습니다. 제사도 잘 드리고, 절기도 잘 지키는 것 같은데, 바알도 섬기고, 아세라도 섬기고, 하나님도 믿고, 돈도 섬기고, 물질도 섬기고, 이 시대의 우리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그렇게 하나님을 믿고 있습니다.
“주일 예배를 드렸으니까…”라고 하면서 영적으로 자신에게 최면을 걸어서 자기 자신을 그래도 괜찮은 그리스도인이라고 착각하게 하고, 자기 자신을 안심시키는 삶을 산다면 우리 역시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아무리 99.9999%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도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0.0001%의 남은 사람들은 남겨두시고 바로 그 남은 사람들을 통해서 역사하신다는 것입니다. 엘리야와 엘리사 같은 사람들을 남겨 두시고 바로 이분들을 통해 하나님의 계획을 이뤄 가십니다.

댓글 남기기

최근 기사

이메일 뉴스 구독

* indicates requi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