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4 F
Dallas
수요일, 5월 14, 2025
spot_img

[안광문 목사] 믿음의 기로에서

하나님의 말씀인가? vs. 내 경험과 능력인가?

안광문 목사
생명샘교회 담임

열왕기하 8장 1절부터 6절을 보면, 엘리사의 시종인 게하시가 왕과 대화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자료를 찾아보면, 이 왕은 북왕국 이스라엘의 여호람 왕입니다. 여호람은 역사상 가장 최악으로 우상숭배를 했던 아합 왕의 손자였습니다. 여호람 왕도 역시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을 의지하기보다 우상숭배를 했던 왕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왕은 게하시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엘리사가 한 큰 일들을 말해 달라” (왕하 8:4) 엘리사가 행하였던 이적들 때문에 유명세를 탔고, 왕도 엘리사에 대한 소문을 듣고 궁금해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여호람 왕은 게하시에게 엘리사가 행했던 이적에 대해 얘기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여호람 왕이 하나님을 믿지 않았지만, 엘리사가 행했던 이적에 대해서 굉장히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게하시는 엘리사가 죽었던 수넴 여인의 아들을 살렸던 이야기를 왕에게 하고 있었는데, 바로 그때 수넴 여인이 왕을 찾아와 자기 집과 땅을 찾게 해 달라고 했던 것입니다. 만약 바로 이 시점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왕은 이 수넴 여인의 요청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을 것이 확실합니다. 그 당시 7년 기근이 막 끝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수넴 여인처럼 기근을 피해 다른 곳에 살다가 돌아온 원 주인들과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 간에 집이나 땅 때문에 분쟁이 많았을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마 왕은 수넴 여인의 요청을 묵살해버리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여호람 왕은 수넴 여인의 요청을 들어줬을 뿐만 아니라 전담 관리까지 동원해서 이 수넴 여인이 집과 땅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거기다가 7년 동안 거둘 수 있는 양의 곡물까지 환급해서 돌려주라고 하였습니다.

이거야 말로 Good Timing이 아닐까요? 이거야 말로 기막힌 우연이 아닐까요? 수넴 여인이 정말 운이 좋은 것이 아닐까요? 아마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것은 우연이나 운이 좋았던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수넴 여인이 왕에게 나아가야 하는 때 그리고 왕과 게하시가 바로 이 수넴 여인에 관한 이야기하는 시점을 일치시키게 하셔서 왕이 수넴 여인의 호소를 들어줄 수밖에 없게 섭리하셨던 것입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던 것입니다. 우연이나 필연은 사람의 기준에 따라서 상대적이기 때문에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우연이고, 하나님의 섭리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모든 일은 원인이 없는 결과일 수밖에 없습니다. 왜? 하나님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사람들에게는 결과가 중요한 것이고, 운을 믿고 운을 따라 사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을 믿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달라야 합니다. 모든 일들은 하나님의 섭리 아래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우연이 아닌 필연만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머리털 하나까지도 세시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눈동자와 같이 지키시고 모든 일에 친히 간섭하시기 때문에 모든 일은 필연이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마태복음 10장 29절에 “참새 두 마리가 한 냥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서 하나라도 너희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땅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일어나는 필연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인정해야 합니다. 우주 만물을 창조하고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 사람들에게 아주 하찮게 여겨지는 참새 한 마리가 떨어지는 것조차도 세밀하게 역사하십니다. 하나님의 섭리하심이 우리에게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이라고 하는 필연을 만들어 내게 될 것입니다.

이 수넴 여인의 말씀을 보면, 기껏 하나님 말씀에 순종했더니 결과는 원래 자기 집과 땅을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게 됐다는 것입니다. 이쯤 되면 차라리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지 않고 거기서 눌러 살았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하나님께서 게하시를 통해 자기 집과 땅은 물론이고 거기다가 7년동안 받을 소출분까지 전부 돌려받게 됩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사람들에게 주시는, 우리는 상상하지도 못하는, 기대할 수조차 없는 은혜와 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보이는 부분이고,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일을 통해 하나님 어떤 분이시라는 것, 하나님의 능력이 어떻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경험을 통해 하나님을 신뢰하게 되고 또 다음 번에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하나?” 아니면 “내 경험과 능력에 의존해야 하나?” 하는 기로에서 올바른 결단을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말할 수 없는 어려움과 시련 앞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그 어려움과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힘과 능력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최근 기사

이메일 뉴스 구독

* indicates requi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