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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4월 2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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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영렬 목사] 악인의 불행을 기뻐하지 마십시오

기영렬 목사(달라스 드림교회 담임)

서구 사람들의 속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사람이 원수를 가장 사랑할 때는 그가 죽었을 때다. 이 말은 원수를 사랑하라는 성경의 명령이 있지만, 거의 불가능하고, 그가 죽었을 때나 불행해질 때 기뻐하게 된다는 역설입니다.
사람들은 살면서 사람 때문에 많은 고통을 겪습니다. 가장 힘과 위로가 되어야 할 가족, 친척, 친구, 직장동료, 교회의 교우들이 오히려 상처와 아픔의 원인이 되는 일도 많습니다. 그러다 악인들이 불행의 고통을 겪을 때가 오게 되는데, 사람들은 하나님이 그들을 심판했다고 말하면서 기뻐하고 통쾌해합니다. 즐겨보는 드라마나 영화는 많은 경우 이런 패턴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악인의 불행을 기뻐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잠24:17,18절을 보면 “네 원수가 넘어질 때에 즐거워하지 말며 그가 엎드러질 때에 마음에 기뻐하지 말라 여호와께서 이것을 보시고 기뻐 아니하사 그 진노를 그에게서 옮기실까 두려우니라” 라고 말합니다.
악인의 불행을 기뻐하지 말라고 권면하면서 경고까지 덧붙였습니다. 만약 악인의 불행을 기뻐한다면 그 심판을 우리에게 옮길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다윗은 실제로 원수를 사랑했던 사람입니다. 그는 사울 왕에게 많은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목숨을 걸고 그를 위해 싸웠지만, 결국 질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사울은 그를 죽이고자 12년 이란 긴 시간 동안 그를 쫓아다녔습니다. 다윗은 사울을 죽일 수 있는 기회가 두 번이나 있었지만, 하나님이 기름 부어 세운 왕이라 여겨 해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울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하나님은 블레셋과 전투에서 그를 죽게 했습니다.
사무엘하 1장에는 이 소식을 들은 다윗의 반응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는 예상과는 달리 사울의 죽음에 대해 진심으로 슬퍼하고 애통해 합니다. 추모시를 지어 온 유다 백성들에게 노래를 부르고 그들의 죽음을 슬퍼하라고 말합니다. 말이 되지 않습니다. 다음 왕이 되기 위한 포석으로,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면 이해가 갈수도 있지만 성경을 보면, 그런 의도도 전혀 없어 보입니다.
일부 주석가들은 다윗이 사울이 베푼 은혜를 기억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일개 목동이었던 다윗에게 관직도 주고, 왕의 딸까지 주어 은혜를 베풀었기 때문에, 다윗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사울은 너무나 오랫동안 다윗을 죽이려 했습니다. 설령, 사울이 베풀어 준 은혜가 사실이라 할지라도 그런 핍박 속에서도 여전히 다윗의 가슴에 남아있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진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다윗은 철저하게 하나님 중심으로 살았던 사람입니다. 사울이 아무리 그를 죽이려 해도 하나님이 그를 세웠다는 인식이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미움이 있을 수 있었겠지만, 하나님이 그를 붙들고 계신다는 생각 때문에 그는 왕을 존중한 것입니다. 그야말로 원수 사랑을 실천한 사람이었습니다.
성경은 많은 곳에서 직접적으로 원수를 사랑하라고 교훈합니다.
출23:5절에 보면 네가 만일 너를 미워하는 자의 나귀가 짐을 싣고 엎드러짐을 보거든 삼가 버려두지 말고 그를 도와 그 짐을 부리울지니라
잠25:21절에도 네 원수가 배고파하거든 식물을 먹이고 목말라 하거든 물을 마시우라 라고 했습니다.
신약성경 벧전3:9절에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악을 악으로 욕을 욕으로 갚지 말고 도리어 복을 빌라 이를 위하여 너희가 부르심을 입었으니 이는 복을 유업으로 받게 하려 하심이라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이렇게 살아야 할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원수였지만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원수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우리의 불행과 절망을 기뻐하지 않으시고 예수님을 보내 십자가에서 죽게 하셨습니다.
사람들 중에는 큰 병을 얻어 사업이 망해, 사람과 관계의 어려움 때문에 예수님을 믿게 된 사람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입장에서 보면, 죄인 된 인간이 하나님을 배반하고 죄 중에 살다가 그런 어려움을 겪는 것이 통쾌하게 여겨 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를 불쌍히 여기셨습니다. 그래서 성령을 보내주셔서 우리 마음을 열어 예수님을 믿게 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악인의 불행을 기뻐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부담스러운 명령이지만, 축복의 약속이기도 합니다. 다윗은 자신의 원수라 할 수 있는 사울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했을 때, 사울을 따르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게 되는 축복을 얻었습니다. 통합된 이스라엘의 왕이 될 수 있었습니다. 사울은 40년간 통치했고 사울을 따르던 사람들이 이스라엘에는 훨씬 더 많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원수라 할 수 있는 사울을 사랑하니 결국 그에게 축복이 된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수많은 반대파와 적대세력이 존재합니다. 어떤 사람은 그들 때문에 마음에 큰 상처를 가지고 분노와 적대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를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게 할 뿐입니다. 예수님이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신 것은 원수를 위해 하신 말씀이 아니라 나를 위해 하신 말씀입니다. 우리의 평안과 축복을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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