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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5월 1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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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호 목사] 예수님을 따를 수 있나요?

신용호 목사 (라이프교회 담임목사)

카일 아이들먼은 자신의 저서인 ‘팬인가, 제자인가’라는 책에서 현대 교회의 교인들이 가지고 있는 모습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팬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사전적 정의는 ‘누군가를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다. 팬은 맨몸에 페인트칠하고서 축구장 가는 사람이다. 팬은 관람석에 앉아 팀을 열렬히 응원하는 사람이다. 팬은 선수가 사인한 운동 셔츠를 벽에 걸어 두고 자동차 뒤에 갖가지 범퍼 스티커를 붙인다. 하지만, 팬은 정작 경기에는 나서지 않는다. 경기장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달리거나 공을 차지는 않는다. 선수들에 관해서는 모르는 게 없고 최근 기록을 줄줄이 꿰고 있지만 선수들을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한다. 고함을 지르며 응원은 하지만 경기를 위해 희생을 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응원하는 팀이 자꾸만 패하면 그렇게 좋아하던 마음도 조금씩 식어가고, 심지어는 다른 팀으로 옮겨 가기도 한다. 팬은 어디까지나 팬일 뿐이다.

예수님께서 열 두 제자를 부르시고, 그들에게 말씀과 복음의 사역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과 권위를 주신 것은 그들이 예수님의 반쪽 제자가 아니라 온전한 제자가 되기를 원하시는 기대 때문입니다. 사실 이러한 예수님의 기대는 오늘날에도 성령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로 예수님을 개인의 구세주와 주님으로 영접한 모든 그리스도인에게도 동일하게 바라시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누가복음 9장 57-62절을 보면, 예수님께 제자가 되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옵니다. 첫 번째 사람은 스스로가 예수님께 와서 예수님께서 어디로 가시든지 자신은 따르겠다고 말합니다. 마태복음 8:19을 보면, 이 사람이 서기관임을 말해줍니다. 서기관은 구약시대부터 율법을 공부하고 기록하는 일을 담당했던 율법학자였습니다. 특히 신약시대의 서기관은 주로 바리새파 출신이 많았는데, 아마 이 사람도 바리새파 출신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에 이 서기관이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면 예수님의 입장에서도 좋을 텐데, 그에게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집이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도다’라는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을 하신 이유는 그가 예수님을 정치적인 메시아로 믿었고, 곧 예루살렘에 가셔서 정권을 잡으셨을 때 예수님으로부터 얻을 유익을 계산한 자였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사람은 예수님께서 자신을 따르라고 명령했을 때 자신의 아버지를 장사한 후에 따르겠다고 말합니다. ‘아버지를 장사한 후에’라는 말은 현재 장례 중이라서 장례식을 다 마친 후에 따르겠다는 말이 아니라, 제자의 삶이 고단함으로 아버지를 핑계 삼아 거절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그냥 일반 사람이 아니라 예수님을 가리켜 ‘주여(Lord)’라고 부를 정도로 예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는 복음을 전파하는 것보다 부모를 모시는 일이 더 우선이었습니다. 예수님의 합당한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복음의 일에 대한 중요성과 우선순위에 대한 올바른 태도가 꼭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영적인 하나님의 일보다 육체적인 유익을 위해 세상일을 먼저 앞세우는 사람’은 주님의 제자로서 합당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아버지를 장사한 후에 따르겠다고 말하는 자에게 “죽은 자들로 자기의 죽은 자들을 장사하게 하고 너는 가서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기 제자에게 있어서 복음 증거하는 일보다 더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 없기 때문에 육체적인 일을 포함하여 세상적인 일은 영적으로 죽은 자들에게 맡겨 두고 예수님 자신을 따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물론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부모를 장사 지내는 일과 잘 공양하고 모시는 일은 세상 사람들 못지않게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모든 상황과 형평을 아시고 주관하시는 주님의 부르심보다는 중요한 것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세 번째 사람은 자기 가족과 작별한 후에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보기에 그의 말은 너무 당연한 일이고 별로 잘못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말하는 “내 가족”이 가리키는 것은 바로 집안의 의사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남성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집에 가서 의사 결정권이 있는 아버지나 형제가 허락한다면 따라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따라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유대인의 속담인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바로 복음 전파라는 위대한 사명을 두고서 그것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해 사람의 의견과 눈치를 보는 것은 하나님 나라에 합당치 않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처럼 예수님을 따르겠다는 세 사람의 모습은 제자인 것 같지만 제자가 아닌 모습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영적인 일만 생각하는데 세 사람은 세상일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자에게는 구원으로의 부르심과 복음의 사명자로서의 부르심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두 부르심은 결코 분리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구원으로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모습이 사명자로서 부르심에 순종하는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생각해 볼 것은 ‘나는 예수님의 팬인가? 제자인가?’에 대한 응답입니다. 항상 말씀에 자신을 비추어 보면서, 예수님께 합당한 제자로서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당신은 예수님의 팬? or 제자?

날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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