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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1월 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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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 교수] 쉬지 말고 기도하라(1)

김종환 교수
달라스 침례대학교 신학대학 부학장 겸 기독교교육학 교수 재임

한국교회는 기도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아침 일찍 기도하는 것으로 유명하고, 모두가 동시에 소리 내어 기도하는 것으로 유명하고, 밤새 기도하는 것으로 유명하고, 오래 기도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사우스웨스턴 신학교의 블랙커비(Henry Blackaby) 교수에게 지역 한인 목회자들의 모임에서 기도에 관한 세미나를 인도해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블랙커비는 예수님의 기도를 경험하는 삶(Experiencing Prayer with Jesus)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기도세미나 요청을 받은 블랙커비 교수는 이렇게 응답했습니다. “내가 한국 기독교인들에게 기도에 관해 배워야 할텐데, 저에게 기도세미나를 인도해달라고 하시니 말할 수 없는 영광입니다.” 한국교회가 기도를 많이 그리고 열심히 하는 교회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한국교회에는 정말 다양한 기도가 있습니다. 목적에 따라 식사기도, 중보기도, 회개기도, 축복기도, 헌신기도, 작정기도, 서원기도, 신유기도가 있습니다. 시간에 따라 새벽기도, 정오기도, 저녁기도, 수요기도, 금요기도, 철야기도, 백일기도, 수시기도가 있습니다. 장소에 따라 골방기도, 산상기도, 땅밟기기도, 회중기도가 있습니다. 방법에 따라 개인기도, 침묵기도, 묵상기도, 금식기도, 찬양기도, 통성기도, 대표기도, 합심기도, 안수기도, 선포기도, 명령기도, 방언기도가 있습니다.

동시에 기도에 대한 오해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기도는 요술방망이이다.” 이것은 무엇이든 기도만 하면 이루어진다는 생각입니다. 기도만 하면 건강해지고, 기도만 하면 신분문제도 해결되고, 기도만 하면 부자가 된다고 생각하는 오해입니다. 하나님은 기도에 대해 “예,” “아니오,” 또는 “기다리라”고 응답하시기 때문에 기도하는 사람이 원하는대로 이루어지지 않기도 합니다.

“기도는 주문이다.” 불안한 마음이 생길 때, 나쁜 일을 만났을 때, 예수님이 주신 기도문만 외우면 다 해결된다는 오해입니다. 예수님은 산 위에서 설교하실 때 본보기가 되는 기도를 가르쳐 주신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제자들이 바르게 기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것이지, 외워서 암송하라고 하신 것은 아니었습니다.

“기도는 신호이다.” 기도를 예배나 회의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신호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기도를 해야 집회가 시작되는 것이고, 폐회기도를 하지 않으면 찜찜하게 생각하는 것도 기도에 대해 오해에서 비롯됩니다. “기도는 속을 시원하게 하는 것이다.” 속이 시원해져야 기도한 것 같다고 생각해서 “주여”를 외치고 울부짓으며 기도합니다. 그러나 기도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기도는 구체적이어야 한다.” 어떤 때는 마땅히 구할 바를 알지 못하고 기도할 수도 있습니다(롬 8:26).

“기도할 때 의심하면 응답을 받을 수 없다”는 생각도 널리 퍼진 오해입니다. 예수님이 혈루증 앓던 여자를 고치실 때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마태복음 9:22)고 하셨고, 두 맹인을 고치실 때 “믿음대로 되라”(9:29)고 하셨으니, 믿음이 없으면 기도해도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가르치고 배웠기 때문에 생긴 오해입니다. 믿음을 가지고 기도해도 이루어지지 않을 때가 있고, 의심을 가지고 기도를 해도 이루어질 때가 있습니다. 성경에는 스스로 믿음을 가지거나 의심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사람에게 다른 사람들의 기도가 이루진 경우도 있습니다.

기도에 대한 오해 중 가장 큰 오해는 기도에 있어서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오해입니다. 지성감천(至誠感天)은 정성을 다하면 하늘도 감동해서 복을 준다는 속담입니다. 이 속담은 지성이와 감천이 형제의 이야기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한국 민족문화 대백과사전에 앉은뱅이 지성이와 장님 감천이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이야기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어린 형제가 부모를 여의고 거지가 되었다. 앞을 못 보는 감천이가 걷지 못하는 지성이를 업고 다니며 밥을 얻어 먹고 살았다. 어느 날 두 사람은 옹달샘에서 물을 마시다가 커다란 금덩이를 발견했다. 포수한테 그것을 둘로 나눠 달라고 해서 하나씩 나눠 가졌다. 얼마 후, 형제는 스님의 권유로 금덩이를 부처님에게 바치고, 100일 기도를 했다. 기도를 마치는 날 감천이는 눈을 뜨고, 지성이는 허리를 펴고 일어났다.

참으로 황당무계한 이 이야기에서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지성감천을 글자 그대로 보더라도 이를 지. 정성 성. 느낄 감. 하늘 천. “정성을 다하면 하늘도 감동한다”라는 말입니다. 이 정신이 교회 안에 들어와서, 기도의 응답이 기도하는 사람의 정성에 달렸다는 오해를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아침 일찍 기도하면, 오랜 시간 기도하면, 큰 소리로 기도하면, 울면서 기도하면, 밥도 안 먹고 기도하면, 밤새도록 기도하면, 하나님이 감동해서 기도를 들어주실 것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가르쳤습니다.

그런 오해들이 완전히 틀렸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런 것을 가르치거나 암시하는 내용들이 성경에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성경에 기도에 대해서 그런 가르침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데살로니가전서 5장 17절은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가르칩니다. 그런 가르침이 있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지만, 그 가르침의 이해와 적용에 관해 깊이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그 가르침을 이해하면 기도에 대한 오해와 궁금증이 많이 해소될 수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가르침의 중요성과 의미와 방법을 차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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