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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11월 21, 2024

[최성봉 교수] 세상을 이기신 주님, 세상을 이기는 성도

최성봉 교수는 센트럴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 교수로, LA 분교 담당자로 섬기고 있다. 전 몽골리아 선교사로 사역했었고, 현재 샌디에고 샘물교회 담임목사이며 Acts 0108 Ministry(Bridge Innovator Mission Network) 대표로 사역하고 있다.

복음이 왜곡됨으로 나타나는 현상들
선교적 교회 운동을 하는 북미 신학자들이 선교적 본질을 잃어버린 교회와 성도의 현실에 대해 성찰한 것 중 일부를 나눈다. 그중에 복음의 지나친 축소화를 말한다. ‘예수를 믿으면 구원을 받고 천국에 간다’는 것으로 복음을 요약하고 전한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십일조 생활, 금주 금연을 하고, 교회 봉사를 하고, 교회의 직분을 받고, 교회에 충성하면 하나님이 축복하시는 삶을 산다는 것이다. 복음의 핵심인 것은 맞지만, 이분법적 세계관과 신앙관을 형성하게 되어, 세상에서 빛과 소금이 되기보다는 개인이나 교회가 인공섬과 같이 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본다. 이러한 복음의 축소화는 개인 영혼 구원에만 집중하는 복음의 개인주의의화를 초래했다. 지나치게 개인주의화, 상대주의화 되어버린 복음 현상은 번영신학과 맞물려 문화적 기독교, 기업화된 기독교, 프렌차이즈화된 교회 문화를 형성하고, 소비주의자적 성도들을 양산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교회는 기업형으로 대형화되거나 반대로 아주 작은 교회들로 양극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하나님 나라와 전혀 무관한 교회주의는 세상과 분리되어 게토화 되어버린 교회가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분석한다.

북미 교회의 예
위에 나열한 복음이 왜곡됨으로 나타난 현상들의 거울이 되는 곳이 북미 교회이며, 이 북미 교회를 따라가는 한국교회의 형편상 북미교회를 살피는 것은 필요하다. 본질을 이야기하기 전에 본질에서 벗어남으로 인한 현상들을 구체적으로 살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미국 교회의 선교적 본질 회복 운동에 대한 글 중 미국교회에서 청소년들과 청년들의 신앙 이탈이 일어난 원인을 밝힌 미국 학자의 서술을 기억나는 대로 전해 드린다. 종교사회학적 분석이기도 하지만 복음의 본질에서 벗어남으로 인한 결과를 상고할 수 있다.
1980년대와 90년대 백인교회들이 이동하게 된다. 전통적으로 백인들이 살고 있던 도시 중심지로부터 새롭게 형성되는 도시 외곽, 새로운 위성 도시 지역으로 이동하게 된 것이다. 이유는 과거 자신들의 삶의 터전이던 도시 중심지에 타인종이 유입된 것이 큰 원인이다. 보다 안전한 공동체의 기반 위에 삶을 유지하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욕구가 원인이 된 것이다.
그 당시 미국 주류 사회의 청소년들은 이러한 현상 속에서 부모세대의 신앙에 의문을 품게 된다. 이러한 이동의 이면에는 부모님들이 기존 교회에 속하게 된 타인종에 대해 겉으로 매너 있게 대하고 미소 짓지만, 항상 강조하는 기독교 신앙, 사랑에 근거하여 볼 때, 배타적이고, 차별적이며, 상대주의와 개인주의로 반응하는 어른 세대의 신앙에 대해 마음속으로부터 질문하고 의심하고 복음 그 자체에 대해 부정적으로 판단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부모들의 신앙생활을 가장 가까이서 보는 자녀들이 이러한 이중적인 기독교 신앙에 대해 질문을 품고 본질에 대해 의심을 품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성인이 되고, 부모의 품을 떠나면서 스스로 신앙의 유랑자가 되기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복음은 전인격의 변화와 사회와 공동체 변혁의 영성을 담는다.
바울은 전한다. “복음은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다!(롬 1:2-4).” 이 복음은 우리의 전인격을 향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전인격과 전 삶으로 우리를 찾아오신 하나님이시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충분히 보여주셨고, 우리의 모범이 되시고, 스승이 되사 우리를 제자 삼아 주시는 분이시다(마 28:18-20).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는 성육신하시고, 우리와 같이 사시고,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시고, 승천하시고, 우리를 현재형으로 다스리신다. 이제 곧 다시 오셔서 그의 창조 세계를 완전히 회복하실 것이다.
그리스도의 전 인격을 통해 보여주시고 가르치시고 완성하시고 약속하신 복음이 우리의 전인격과 전생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예수를 믿고 구원을 받았다는 진리는, 여타 다른 종교와 같이 피안의 세계로 인도하며 현실을 외면하거나, 이분법적 삶, 운명론적 삶, 기복주의적 신앙에만 머물게 하지 않는다.
복음은 총체적이고, 통전적이며, 전인격의 변화를 초래하고 지향한다. 복음은 종말론적 지평에서 우리를 현재형으로 하나님 앞에 선 사람으로 살게 한다. 여기(here), 지금(now) 존재하고 역동하는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며, 그분의 뜻이 지금 이곳에 임하기를 고대하며, 악으로부터 보호를 간구하며 악과 싸우도록 이끈다. 복음은 세상을 이기신 주님을 확신하며, 세상을 이기는 삶을 추구하게 한다. 그리고 이러한 삶은 공동체를 변화시키고 세상에 영향을 주게 된다. 초대 교회가 그러하였듯이…

왜곡에서 벗어나고, 핍박을 이기는 용기가 필요한 시대
초대 교회는 엄청난 핍박을 이겨내야만 했고, 이겨낼 수 있었다. 세상을 이기신 주님을 경험한 믿음의 1세대와 그들이 전인격적으로 전한 복음이 역동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이 지닌 한계 상황을 돕고자 강력하게 성령이 역사하셨고, 말씀이 역동하셨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떠 한가? 우리는 충분한 계시를 성경과 기독교 교회 역사를 통해 소유하고 있다. 성령의 역사하심도 동일하다. 핍박의 방향은 조금 다르다. 복음을 추구하는 삶에 대한 냉소를 이겨내야 하며, 현대사회에 만연한 세속적 가치관과 병리적 현상을 거슬러 올라가는 끊임없는 선택을 용기 있게 해야 한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결단코 변하지 않고 변할 수 없는 본질의 의미를 탐색하고 상고하고 추구하는 담대함이 필요하다.
하나님은 우리를 물가에 심어 놓으셨다(시편 1:1-3). 어느 때보다 강력한 성령의 역사하심이 절실한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는 성령으로 말미암지 않고는 완수할 수 없는 하나님의 역사를 위해 더욱 간절히 기도해야 한다. 말씀 앞에 서기를 멈추지 않고, 하나님과의 생명의 관계(요 15:1-11) 속에서 열매 맺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세상을 이기신 주님이 함께 하신다(요 16:33). 우리는 미래완료형으로 그분 앞에 설 것이 확실하기에, 현재진행형으로 복음 그 자체가 되신 주님과 복음으로 승리하는 삶을 살아낼 수 있고 그렇게 하여야 한다. 우리는 뒤로 물러나 침륜에 빠질 자가 아니요, 영혼을 구원하는 믿음을 가진 자로 부르심을 받았다(히 10:38-39). 이 부르심을 함께 이루어 가는 기쁨이 넘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기도한다. 마라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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