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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5월 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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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 잃은 한국교회 … ‘첫 사건’에서 회복의 답 찾아야”

지난 8일 열린 ‘한국교회 첫 사건들’ 북토크 현장.ⓒ데일리굿뉴스

“한국 개신교의 첫 사건들을 살펴보면, 오늘날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보입니다.”
옥성득 UCLA 교수는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JADE 409에서 열린 ‘한국교회 첫 사건들’ 북토크에서 한국교회의 본질을 짚으며 이같이 말했다.
옥 교수는 40여 년간 한국 기독교 역사를 연구해온 역사학자다. 헨리 G. 아펜젤러 선교사의 자료를 처음 접한 것을 계기로 한글 성경 번역사, 의료·간호 선교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이어왔다.
이날 북토크는 한국 개신교 최초의 사건들을 통해 한국교회가 회복해야 할 가치와 사명을 되새겨보는 자리였다.
옥 교수는 “한국 개신교의 첫 씨앗이 어디에 뿌려졌는지를 보면 한국교회의 방향성이 보인다”며 “교회의 시작은 하나님의 구속사와 맞닿아 있다. 한국교회는 근본으로 돌아가 사명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초기 교회사 연구가 교계에 만연한 ‘원조 경쟁’을 부추기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옥 교수는 “아펜젤러와 언더우드 중 누가 먼저 조선 땅을 밟았느냐를 따지는 식의 논쟁이 한국교회를 병들게 해왔다”며 “교회가 ‘최초’라는 타이틀에만 집착하면 시대의 요구에 둔감해질 수 있다. 중요한 건 초대 신앙에 부끄럽지 않은 삶”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대형교회와 교계 단체들이 설립 연혁을 앞당겨 ‘1등이자 최초’임을 주장해온 사례들을 언급하며, 이른바 ‘원조병’이 교회의 본질을 흐리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옥 교수는 “지금의 교회는 최고·일류·최초라는 간판에 매몰돼 있다”며 “교회들이 소모적인 경쟁을 넘어 역사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도록 돕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출간된 ‘한국교회 첫 사건들'(새물결플러스)은 1880년대부터 1910년까지 한국 개신교에서 일어난 72가지 ‘첫 사건’을 다룬다. 옥 교수는 지난 30년간 수집한 방대한 사료를 정리해 책을 집필했다.
책은 시공간의 흐름에 따라 수필 형식으로 구성돼 있어 일반 독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다. 제1부는 국외에서 시작한 한국 선교 사역과 성경 번역, 제2부는 서울에서의 초기 사역, 제3부는 황해도·평안도 등 서북지방의 첫 사건들을 살핀다. 제4부는 전국 각지로 퍼진 교회의 첫걸음을 조명한다.
옥 교수는 “첫 사건을 따라 걷다 보면, 오늘의 교회가 잃어버린 첫사랑과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교회는 언제나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야 한다. 이 책이 그 본질을 되새기는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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